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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CHEERS!!! - 내쉬적 (내쉬x아카시)

CoC 시나리오 <CHEERS!!!>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Pc로 플레이 예정이 있으신 분들은 열람을 삼가세요.

 

CP:내쉬적

KPC내쉬 골드 Jr. PC아카시 

GM: 혜성 탐사자: 당사

*주의사항: 레이시즘적 발언, 섹드립(주로 후기) 

 

 

 

브금과 함께 들으시면 더욱 좋습니다. 본편 중간중간에 **링크를 달아놨으니 함께 들어주세용

더보기
 
CoC 7th 코즈믹 호러 개고생 만취 액션 시나리오<ㅋㅋ **
 
CHEERS!!!
 
KPC 내쉬 골드 Jr.
 
PC 아카시 세이쥬로
 
간만에 한가로운 저녁, 일주일의 피로를 풀 시간입니다.
 
TV에서는 철 지난 할로윈 영화가 나오고 있습니다.
 
등장인물이 무언가 말을 하고 있군요. 본인이 호러 영화의 클리셰를 알아왔다면서요.
 
호러 영화의 세 가지 클리셰.
 
첫 번째, 성관계를 가지지 말 것.
 
두 번째, 술이나 마약을 하지 말 것.
 
세 번째, 금방 돌아올게(I'll be right back) 라고 말하지 말 것.
 
딱히 집중은 하고 있지 않은 터라 영화 내용이 잘 들어오진 않습니다.
 
그래도 술을 하지 말라는 대사는 잘 들리네요.
 
마침 한 잔 하려고 브랜디 병을 하나 가지고 온 참이였으니깐요.
 
술이라, 하긴 정신 못차리고 술마시다가 죽은 영화 속 여러 등장인물이 떠오릅니다.
 
병을 따고, 소파에 등을 기대면 갑자기 전화가 울립니다.
 
받아보면 울기라도 한 듯 한껏 잠긴 목소리가 들립니다.
 
내쉬 골드 주니어입니다.
 
듣기 판정.
 
아카시 세이쥬로: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1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내쉬 골드 Jr.:씨발, 받았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지금 이거 장난 치는 거 아니야. 제발 지금 내가 있는 칵테일 바로 와 줘. 당장! 나 혼자서는 못 돌아가.
혼자서는 못 돌아간다고... (거의 죽어가듯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끝에 테이블에 머리를 박았는지, 쾅! 하는 소리.)
 
아카시 세이쥬로:...... (전화를 받자마자 다짜고짜 들려오는 말에, 잠시 귀에서 휴대폰을 떼어 이게 정말 내쉬의 전화번호가 맞는지부터 다시 한번 확인한다.)
 
다시 확인해 보아도, 전화를 건 것은 내쉬가 확실합니다.
 
아카시 세이쥬로:어지간히 취했나보지, 내쉬 골드 주니어? 다른 사람도 아닌 나에게 이런 목적으로 전화를 걸다니. 뭐, 상태를 보아하니 지금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지 의심될 정도로 꼴이 엉망인 모양이지만.
 
내쉬 골드 Jr.:그럼 너밖에 더 있냐. 다른 놈들은 모두 빌어먹을 멍청이인데...
(한숨처럼 중얼거린다.)
 
아카시 세이쥬로:하아... 그런 어중이떠중이 멍청이들 취급 해주지 않아서 그것 참 고맙네. 분명히 나중에 술 깨고 나서는 혀라도 깨물어 죽고싶어 하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진심인 것 같으니 칭찬으로 받아들이지.
그래서... 혼자서는 못 돌아간다는 말이 무슨 뜻이지? 설마 음주운전은 못 한다는 바른생활 어린이같은 발상에서 나온 말인가? 물론 그래서야 나에게 전화까지 하지도 않았겠지만.
 
내쉬 골드 Jr.:......이 씨발 거지 같은 곳엔 맛이 간 싸이코패스들 뿐이야. 더 있다간 진짜로 미쳐 버릴 거야. (상대의 말은 듣지도 않는 듯 꼬인 혀로 혼자 중얼중얼하다가)
그래, 음주운전의 왕... 아니지, 어중이떠중이들의 왕... 아니 이것도 아니고, 뭐냐. 그래,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바른생활 어린이 취급이라도 해줄 테니까 빨리 좀 와. 내가 뒈져 버리기 전에. 여기 주소는...
 
전화기 너머로도 술 냄새가 나는 것 같군요.
 
칵테일 바 주소는 그래도 그나마 제대로 들립니다. 맞긴 한지 모르겠지만요.
 
말끝에 끝에 기분 나쁜 중얼거림이 들린 듯 합니다.
 
그리고 전화는 일방적으로 끊깁니다.
 
아카시 세이쥬로:(끊긴 전화의 화면을 잠금으로 돌려놓고 한숨을 쉰다. 주소를 어딘가에 적을 시간도 주지않고 불러버리다니 단단히 취한건지... 아니, 내쉬라면 평소같았어도 그깟것 하나 못 외우냐면서 일방적으로 주소를 부르고 끊어버렸겠지만.)
 
아카시 세이쥬로:(뭐, 부른다고 얌전히 쫒아것도 그렇지만 저런 상태의 내쉬를 직접 두눈으로 확인하고픈 마음이 없는것도 아니다. 그가 말하는 "맛이 간 싸이코패스들" 이란 대체 누구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 내쉬가 그런식으로 표현할정도면...질이 나쁘다는 것 정도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상대겠지.)
(일단 출발하기 전에 방금 불러준 그 주소가 어디인지 미리 파악하고 가는것도 나쁘지 않겠어. 혹시나 취한 연기를 해서 나를 꾀어내려는 계책일수도 있으니... 물론 그가 그런 짓을 할거라곤 생각하지 않지만.)
 
자료 조사 판정.
 
아카시 세이쥬로:
자료조사
기준치: 45/22/9
굴림: 96
판정결과: 대실패
 
키스 오브 선라이즈라는 이름의 칵테일 바입니다.
 
다만, 아무리 검색해도 위치 표시만 되어있으며 방문자 리뷰도 하나 없습니다.
 
아무튼 아주 무시하기에는 마음에 걸리니, 내쉬가 말한 주소를 향해 가 보기로 합니다.
 
택시를 타고 40분쯤 달려 칵테일 바에 도착합니다.
 
고장난 바의 간판은 밤거리의 어둠 속에서 일부만 빛나고 있으며,
 
어렵게 키스 오브 선라이즈라는 이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
 
흔히 싸구려 공포영화에나 나올법한 어둑한 조명과, 조잡한 인테리어, 먼지 쌓인 바닥이 보입니다.
 
생각보다 사람은 많은 편이네요.
 
내쉬를 찾아보면 구석 테이블에서 잔을 들고 홀짝이는 모습이 보입다.
 
내쉬 골드 Jr.:(아카시를 발견하고 잔을 들어 보인다. 멀쩡해 보이는 모습으로 씩 웃기까지 한다.)
 
아카시 세이쥬로:...이런 가게에서 술을 마시는 취미가 있을 줄은 몰랐는데, 내쉬 골드 주니어.
 
내쉬 골드 Jr.:어쩌다가 들어와 봤다. 늦길래 네 것도 미리 시켜 놨고. 보기보다 맛은 괜찮으니 한 잔 해.
(맞은편의 노란색 칵테일 잔을 손으로 가리킨다. 자기 손에 든 잔에 담긴 액체는 붉은색이다.)
 
아카시 세이쥬로:보아하니 술은 다 깼나봐? 방금 전 통화할 때는 인사불성이었으면서. 덩치가 크면 알코올이 빨리 분해가 된다는 말이 사실이었던가?
 
내쉬 골드 Jr.:내가 그랬나? (어깨 으쓱)
...흠, 전 회차에는 바에 있는 걸 종류별로 전부 시켜 봤으니 그럴 만도 하겠네.
아무튼, 술은 좀 하냐?
 
아카시 세이쥬로:녹음이라도 해 놓을걸 그랬군. 앞으로 네게 전화가 오면 주의하겠어. 그럴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말이야.
술이라...아무리 마셔도 여기서 나를 데려가달라고 싫은 상대에게 울며 전화걸만큼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약하지는 않아.
 
내쉬 골드 Jr.:오자 마자 시비는. 뭐 됐어, 마셔.
이건 키스 오브 파이어고, 네 건 데킬라 선라이즈. 멀뚱멀뚱 서 있을 거면 뭐 하러 왔어?
 
아카시 세이쥬로:곤죽이 되도록 취해서 앞 뒤 못가리고 나에게 전화건 네 모습이나 구경할까 해서 왔지. 뭐... 언제 취했냐는 듯 멀쩡해보이고 이만 돌아가도 네 목숨에는 지장 없을 것 같은데 이만 가보도록 할게.
 
돌아서서 입구로 다가가 문을 엽니다.
 
그러자, 수많은 내쉬 골드 주니어의 시체가 문을 막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칼에 찔린 내쉬, 목이 잘린 내쉬, 불에 탄 내쉬…
 
SAN C. (1/1d4)
 
아카시 세이쥬로: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아카시 세이쥬로:
rolling 1d4
 
(
2
 
)
 
 
=
2
 
아카시, 이성 -2.
 
내쉬 골드 Jr.:(멍하니 서 있는 아카시를 보고 픽 웃다가) 왜, 가 본다며?
 
아카시 세이쥬로:...설마 아까 네가 전화에서 말했던 게 다 이런 것들이었나?
 
내쉬 골드 Jr.:그럼 뭐겠어?
그보다 안 마실 건가? 그나마 쓸모 있을 것 같았는데 영... (가만히 보다가 혀를 쯧쯧 찬다.)
 
아카시 세이쥬로:날 끌어들여서 대신 저것들에게 제물로 바치기라도 할 작정이었나? 마지막 순간까지 혼자 곱게 가지 못하고... 추하기 그지없군.
 
내쉬 골드 Jr.:뭐야, 제물이라니? 뭔가 아냐? 오컬트에 심취해 있기라도 해? 그렇게는 안 봤는데.
 
아카시 세이쥬로:그럼 나를 부른 이유는 뭐지? ...답지도 않게 재차 술을 권하는걸 보면 거기에 어떤 비밀이라도 숨어있나봐?
 
내쉬 골드 Jr.:백문이 불여일견이지. 한번 봐.
(제 손에 있는 잔을 비우고, 맞은 편에 있던 잔을 원샷으로 들이킨다.)
 
…문제는 거기서부터 발생합니다.
 
갑자기 테이블이 넘어지는 요란한 소리가 바에 울립니다.
 
백년간의 원수를 갚겠다고 외치며 챙모자를 쓴 한 사람이 벌떡 일어납니다.
 
우리의 거사를 방해하지 말라며 그에 대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바닥에는 이상한 마법진이 그려지고, 천장에서는 불기둥이 떨어집니다.
 
이해 할 수 없는 상황들이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치고박고 싸우기 시작합니다.
 
바텐더는 칼을 들었으며, 앉아있던 사람들은 인간의 외피를 벗고 다른 존재로 깨어납니다.
 
난리통에 두 사람의 목숨이 무사할 리도 없습니다.
 
날아오는 테이블을 피하다가 불기둥에 맞아 전신이 타오르는 내쉬 골드 주니어가 보입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칵테일 바가 불길에 휩싸이고, 건물이 서서히 내려 앉습니다.
 
……
 
…이게 대체 무슨 일이죠?
 
정신을 차려보면 다시 내쉬와 칵테일 바에서 처음 만난 순간으로 돌아와 있습니다.
 
죽을 때 느낀 감각이 아직도 몸 전체에 생생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머리는 어지럽고, 속에서는 구역질이 올라옵니다.
 
죽음을 경험한 충격으로, SAN C. (1d2/1d5)
 
아카시 세이쥬로:
SAN Roll
기준치: 68/34/13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5
 
(
5
 
)
 
 
=
5
 
아카시, 이성 -5.
 
단기 광기 상태에 돌입합니다.
 
(6d5)분 동안, 감춰둔 본성이 극대화 되고 거짓말은 할 수 없습니다.
 
혹시 평소에 KPC에게 숨긴 게 있다면 이 참에 말하세요.
 
아카시 세이쥬로:
rolling 6d5
 
(
1
 
+
1
 
+
4
 
+
5
 
+
4
 
+
4
 
)
 
 
=
19
 
내쉬 골드 Jr.:(아카시의 뺨을 툭툭 건드린다.)
정신 차려.
 
아카시 세이쥬로:(잠시 멍하니 있다 뺨을 건드려진 충격으로 정신을 차린다.) 저 미친것들은 다 뭐지? 지금까지 네가 한잔씩 마실때마다 죽고 살아나길 반복했을때 남아버린 잔해들인가?
 
내쉬 골드 Jr.:그게 지금 궁금해? 이것도 참 또라이는 또라이라니까... (이상하게 죽음에 별로 놀라지 않은 모습으로 중얼거린다.)
뭐 대답은 해 주지. 네 생각이 맞고, 나는 루프 중이다.
죽으면 바에 왔던 순간으로 돌아가. 분석 결과 어떤 술을 주문하느냐에 따라 루프 내용이 달라지더군.
 
아카시 세이쥬로:...루프? 날 속일거면 좀 그럴듯한 헛소리를 내뱉어.
 
내쉬 골드 Jr.:방금 너도 겪었잖아?
아까 입구를 막고 있던 것들은 내가 죽을 때마다 생긴 잔해 같은 거고.
 
아카시 세이쥬로:하아...재밌는 꼴을 구경할 수 있을까해서 여기까지 찾아왔더니. 하여간 너와 엮이면 되는 일이 없어.
 
내쉬 골드 Jr.:재밌는 꼴이라면 봤을 텐데. 내가 죽는 꼴을 보고 싶어서 안달 나 있던 거 아니었어? 실컷 봐.
그러다 질리면, 같이 살아나가는 데 협조나 하던가.
 
아카시 세이쥬로:그래서 죽을 걸 알면서 왜 술을 자진해서 마신거지? 숨겨진 마조성향이라도 있나봐? 날 위해서 원숭이가 되어준게 아니면 말이야.
 
내쉬 골드 Jr.:내가 너 보라고 이런 재롱을 떠는 걸로 보여? 그 잘난 대가리가 벌써 안 굴러가기 시작했나?
(목소리를 낮추고) 벌써 바텐더가 이 쪽을 주시하고 있다고. 아무 것도 주문하지 않거나 그냥 나가려고 하면 어차피 죽어.
저 놈이 와서 칼로 순식간에 목을 따 버리더군.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더라.
하지만, 아까 말했듯이 술을 주문하면 그 종류에 따라 루프 내용이 달라지니까, 잘 조합하다 보면 무사히 빠져나가는 경우의 수도 나오지 않겠냐 하는 거지.
 
아카시 세이쥬로:(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위를 향해 눈동자를 굴렸다가 다시 내쉬를 똑바로 쳐다본다.) 살기 위해서 나를 끌어들인 놈이 잘도 지껄이는군.
 
내쉬 골드 Jr.:그럼 어떡해? 나 혼자서는 어떻게 해도 내가 칵테일 바에 왔던 순간으로밖에 돌아오지 못하는데.
난 이미 질릴 만큼 죽었다고.
여기서 빠져나가기 위해선 외부의 개입이 필요해. 그리고 네가 그나마 제일 쓸모 있을 놈이라고 생각했는데...(인상을 찌푸린다.)
 
아카시 세이쥬로:내 알 바인가? 그렇게 방법을 잘 알고있으면 무수히 많은 루프를 통해서 혼자 빠져나가지 그러셨어. 하긴 죽는것보단 취한척 애걸복걸하며 꼴보기도 싫어하던 나에게 도움을 청하는게 더 쉬웠겠지.
 
내쉬 골드 Jr.:...그러니까, 그 무수한 루프를 겪으면서도 나가는 게 안 돼서 널 부른 거 아니야. 일이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잖아?
 
아카시 세이쥬로:후우... 뭐 심정이 이해가 안가는건 아니야. 누구나 죽는것은 죽기보다 싫어하니까. 하지만 외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면서 날 이 안으로 끌어들인건 뭐 하자는 짓이지?
 
내쉬 골드 Jr.:그리고 취한 척은 아닐 걸. 저번 루프는 나도 기억이 잘 안 나서.
(끌어들인 데 대한 일말의 책임의식은 있는지, 비꼼에도 한 발 물러서는 어조로 대꾸한다.)
 
내쉬 골드 Jr.:이제 좀 진정이 됐나? 목 따이는 걸 겪어보고 싶은 게 아니라면 주문하자고.
 
내쉬는 [키스 오브 선라이즈의 메뉴판]을 펼칩니다. 그와 동시에, [작은 안내문]도 보이는군요.
 
아카시 세이쥬로:......결국 이걸 주문해도 매우 높은 확률로 죽음에 휘말리는건 다름이 없지 않나?
 
내쉬 골드 Jr.:그럼 어떡하게? 뭔가 새로운 생각이 있다면 말해 보시지.
 
술을 주문할 기분이 아니라면, [칵테일 바의 내부] 를 둘러보도록 합시다.
 
아카시 세이쥬로:(말없이 메뉴판 옆에 놓인 작은 안내문을 집어든다.)
 
[작은 안내문]
 
칵테일 메뉴를 추천해주고 있거나, 팁 같은 게 적혀있습니다.
 
아무거나
 
아카시 세이쥬로:그래서, 지금까지 네가 마셔본 칵테일이 어떤것들이지?
 
내쉬 골드 Jr.:(놀란 듯 안내문을 보며) ...뭐야, 이건? 아깐 없었던 건데.
같은 색 조합으로는 마셔 봤어.
 
아카시 세이쥬로:무슨 일이 일어났는데?
 
내쉬 골드 Jr.:끔찍한 일이 일어났지...
변수가 생겼으니 뭔가 다를 수도 있지. 이 안내문도 네가 오기 전까지는 없었으니.
 
아카시 세이쥬로:흠... 네가 허세를 떨만큼 여유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대충 상상이 가는군.
참고로 그건 무슨색이었지?
 
내쉬 골드 Jr.:몰라. 기억도 안 나, 젠장. 노란색이었나...
 
아카시 세이쥬로:노란색이라... 안내문이 생기기 전에 마신것이니 무효인건가? 아니면 저 안내문 자체가 끔찍한 경험을 위한 추천표인 것 일지도.
 
내쉬 골드 Jr.:그럴지도 모르겠군. (기억을 되짚으려고 인상을 찌푸린다.)
노란색... 그래, 그거였다. 웬 놈이 합석을 했는데, 일부러 색을 맞추려고 한 건 아닌데 그렇게 되었다고 별 일도 아닌 걸로 호들갑을 떨었지. 그래서 기억이 나.
 
아카시 세이쥬로:흐응...그래. (흥미 없다는듯이 대충 맞장구를 치고) 방금 네가 마셨던 키스 오브 파이어와 데킬라 선라이즈는 베이스와 컬러가 다른 칵테일이니 딱히 안내문에 해당하는 사항은 없겠군.
 
내쉬 골드 Jr.:더하면 이 바의 이름이 나오는 조합이라 시도했는데, 쪽박이었어. 넌 소사가 얼마나 아픈 건줄 아냐? 모르겠지.
 
아카시 세이쥬로:알고 싶지도 않고 앞으로도 평생 모르고 싶은데. (말을 하면서 손에 놓인 안내문을 내려놓고, 내쉬가 펼친 메뉴판에 시선을 돌린다.)
 
[메뉴판]
 
아무거나
 
메뉴판을 기준으로 해서 빨간색 칵테일이라면 키스 오브 파이어, 블러디 메리, 그리고 엘 디아블로입니다.
 
노란색 칵테일은 데킬라 선라이즈, 스크루드라이버, 그리고 허니문이네요.
 
같은 베이스의 칵테일을 여러 잔 마시라는 말도 있었죠.
 
마침 럼, 위스키, 진 칵테일이 모두 두 잔씩 있습니다.
 
아카시 세이쥬로:아쉽네, 진과 베르무트를 같이 마시면 마티니가 쏟아져서 익사라도 할까 궁금했는데. 여기는 베르무트를 메뉴판에서 취급을 안 하나 봐?
애초에 칵테일 바 치고는 칵테일 종류가 굉장히 적군. 덕분에 시험해 봐야 하는 경우의 수는 적어져서 부담은 덜했지만 말이야.
 
내쉬 골드 Jr.:익사라... 그러고 보니 그런 적도 있긴 있었어.
아무튼 주문할 건?
 
아카시 세이쥬로:글쎄... 다른건 그렇다 치고, 안내문에 대놓고 콕 집어서 소개되어있는 허니 문과 블루 하와이안. 마시면 과연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좋은 무드라... 이 안내문에 써있으니 아무리 봐도 비꼬는 설명으로밖에 보이지 않지만.
 
내쉬 골드 Jr.:동감이지만 별 수 있나, 해 보는 수밖에.
 
[허니 문]
 
아무거나
 
이제 첫 번째 잔인데, 갑자기 기분이 몽롱해집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대체 언제부터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커플들이 각자의 테이블에서 남사스러운 애정 행각을 시작합니다.
 
혹시 허니문이라서 지금 상황이 이렇게 된 건가요?
 
아카시 세이쥬로:(......그렇다면 설마.)
 
내쉬 골드 Jr.:뭐야, 그렇게 되도 않게 뭔 생각 하는지 뻔히 보이는 얼굴로.
별 시덥잖은 짓 안 하니까 안심해라.
 
아카시 세이쥬로:하... 그래서 이 술들은 같이 마시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거지? 설마 단순히 주변 사람들이 클럽에 온것마냥 서로 몸을 비비적 거리는걸 지켜보는 것이 형벌인건가?
 
내쉬 골드 Jr.:차라리 그렇다면 좋겠다만...(한 곳을 바라본다.)
 
아카시 세이쥬로:...? 어딜 보는거지?
 
시선을 따라가면, 허공에 어떤 형체가 보입니다.
 
보기에는 소형견 크기인 그것은, 눈을 한 번 깜박이고 다시 보니 거대한 벌입니다.
 
그것도 한두마리가 아니고, 십여마리의 거대 벌이 날아옵니다.
 
거대한 눈과 붕붕거리는 날개짓 소리를 표현할 말은 한 가지죠.
 
매우 징그럽습니다. SAN C. (0/1d2)
 
아카시 세이쥬로:
SAN Roll
기준치: 63/31/12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2
 
(
2
 
)
 
 
=
2
 
내쉬 골드 Jr.:
SAN Roll
기준치: 40/20/8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2
 
(
2
 
)
 
 
=
2
 
내쉬, 아카시 이성 -2.
 
그들은 무언가를 찾는듯 두 사람이 앉아있던 테이블을 더듬거리다가 곧 사라집니다.
 
다행이게도 칵테일 허니문에는 꿀이 안들어간다고 하네요.
 
…진짜 꿀이 들어갔으면 어떻게 되는 건데?
 
내쉬 골드 Jr.:...(식겁한 표정으로 벌들이 사라진 테이블을 가만히 보다가 칵테일을 벌컥 들이킨다.)
 
아카시 세이쥬로:...좋은 무드를 만든다더니. 정말 만들기만 했네.
 
[블루 하와이안]
 
아무거나
 
술을 주문하고 나니, 누군가 칵테일 바의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길고 두꺼운 입술에, 튀어나온 눈을 가진 사람입니다.
 
기묘한 걸음걸이로 걸으며, 손가락 끝에서는 끈적한 체액이 뚝뚝 떨어집니다.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정의내릴 수 없는 거북한 느낌을 받습니다.
 
SAN C. (1/1d4)
 
아카시 세이쥬로:
SAN Roll
기준치: 63/31/12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카시, 이성 -1.
 
내쉬 골드 Jr.:흠, 별로 안 놀라네.
 
아카시 세이쥬로:넌 저걸 이미 본 경험이 있나봐?
 
내쉬 골드 Jr.:그래. 대충 스무 번 좀 넘게 루프했을 때였나? 저 심해어 같이 생긴 놈한테 시비 걸려서 죽었어.
성격이 더러워서 걸리는 인간은 다 그 자리에서 한 판 붙기로 유명하다더군.
 
아카시 세이쥬로:...... (자기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내쉬 골드 Jr.:아, 그리고 바 주인의 애인이야.
 
그 말대로, 바의 주인이 그를 반깁니다. **
 
허니문으로 아찔해진 분위기와 블루 하와이안의 싱그러움은 좋은 무드를 만들기 위해서 최적의 조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등장 이후로 무언가 깊게 고민중인 것처럼 보이던 사장님의 애인은, 결심한 듯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냅니다.
 
저건? … 반지 케이스?
 
그대로 직진한 애인은 사장님 앞에서 반지 케이스를 열며 말합니다.
 
아니, 그르렁거립니다.
 
“Will you marry me?”
 
갑자기 키스 오브 선라이즈의 홀은 몇십 년 전으로 돌아갑니다…
 
가족을 잃은 사장님의 눈물, 그리고 칵테일 바를 운영하기 위해 노력했던 땀, 마지막으로 운명의 사랑을 만난 기쁨.
 
그래요. 종족이 무슨 상관입니까. 두 사람이 사랑을 한다잖아요.
 
홀은 결혼식장으로 변합니다.
 
진한 키스와 함께 그들은 누구보다 행복하게 웃고있습니다.
 
사장님은 마지막으로 손에 들고 있는 부케를 던지며 외칩니다.
 
바 주인:아아! 저는 이제 이 사람과 평생을 함께하겠어요.
이 바는 부케를 받은 사람에게 주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그렇게 떠나가면 홀은 다시 평소로 돌아와 있고, 당신의 손에는 부케가 들려있습니다.
 
내쉬 골드 Jr.:......
 
아카시 세이쥬로:...고작 20달러로 좋은 구경을 했네.
 
내쉬 골드 Jr.:(부케와 아카시를 번갈아 보다가, 슬슬슬 곁에서 멀어진다.)
 
아카시 세이쥬로:그나저나, 부케를 받은 사람에게 바를 준다고 하지 않았나? ...왜 그렇게 내가 위험물질이라도 된 것처럼 취급하지?
 
그러다 문득 알아챕니다. 갑자기 고요해진 홀 안에는…
 
…사장님의 자리를 탐냈던 모든 직원들이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곤 다시 난장판.
 
직원들의 피튀기는 싸움에 가련하게 휘말린 두 사람은 산 채로 갈갈히 찢깁니다.
 
Ending 1. 사장님의 러브스토리
 
전원 로스트,
 
사랑이 뭐라고!
 
…다시 정신을 차려보면, 내쉬와 칵테일 바에서 처음 만난 순간으로 돌아와 있습니다. **
 
처음보다는 나아도, 죽음을 느꼈다는 사실은 여전히 충격적입니다.
 
그나마 몸에 남은 술기운이 당신을 지탱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SAN C. (1/1d3)
 
아카시 세이쥬로: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카시, 이성 -1.
 
눈 앞에는 [키스 오브 선라이즈의 메뉴판]과 [작은 안내문]이 보입니다. 술을 주문할 기분이 아니라면, [칵테일 바의 내부] 를 둘러보도록 합시다.
 
아카시 세이쥬로:......그러고보니 내쉬 너, 어쩌다 이런 말도 안되는 장소에 들어와 휘말리게 된거지?
 
내쉬 골드 Jr.:어쩌다가. 운이 더럽게 안 좋은 거지 뭐.
그나저나 얼빠진 표정이 5초를 채 못 가는군.
 
아카시 세이쥬로:뭐, 업보라고 보면 편하겠지만... 이건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있을만한 레벨의 트랩이 아닌데.
 
내쉬 골드 Jr.:벌써 좀 익숙해졌나봐?
 
아카시 세이쥬로:누구와는 다르게 학습능력이 뛰어나서 말이야.
 
내쉬 골드 Jr.:(이걸 한 대 후려갈겨 말아? 하는 표정으로 내려다본다.)
어차피 죽을 거면 한번쯤은 바 한가운데서 싸움질을 하다가 죽는 것도...
 
아카시 세이쥬로:일본에서는 이렇게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을 타겟으로 삼는 범죄를 通り魔事件이라고 부르는데. 말그대로 지나가던 악마에 걸렸다는 뜻이지.
비유적인 표현이지만 이 상황에서는 정말 문자 그대로 악마에게 걸리기라도 한 것 같은데. 대체 얼마나 끔찍한 놈이길래 수십번씩 죽어가며 루프를 해도 이 곳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거지? 업보를 인간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악마에게마저 차근히 쌓아놨나봐.
 
내쉬 골드 Jr.:뭐라는 거야? 왜 원한 같은 게 있다고 상정하는데? 그런 게 있을 리가. 순전히 운이 나빴던 거라고.
그러고 보니, 그 쪽 문화권은 업보라는 개념이 있지. 멍청하긴, 그건 피지배 계층을 효과적으로 순응시키기 위한 헛소리 아냐? 너도 별 수 없구만.
자, 다음으로 시킬 술이나 골라. (일부러 메뉴판을 머리 쪽으로 후려치듯 던진다.)
 
아카시 세이쥬로:(던져진 메뉴판을 반사적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내쉰다.) 권선징악의 개념이 동양에만 있는게 아닐텐데. 하여튼 차라리 그런게 있다고 생각하는게 덜 끔찍하지 않아?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단순히 잘못 걸려서 악마들의 유희에 당하고 있다는 것 보다는.
 
내쉬 골드 Jr.:정신 승리가 지금 이 바닥에 뭔 소용인데?
인생은 원래 그런 거야. 잘못 걸리면 잘못 걸린 거지.
보통 놈들이었다면 운 나쁘게 죽는 거고, 나는 어떻게든 살아 있고. 그런 거다.
 
아카시 세이쥬로:하아... 그래, 네 안의 세계에서는 뭐 그런거겠지.
난 마티니로 할게. 너무 저렴해서 맛이 괜찮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야...
 
내쉬 골드 Jr.:그럼 난 톰 콜린스로.
 
[마티니] **
 
아무거나
 
술을 주문하면 테이블 너머로 검은 정장을 입고 온 한 사람이 보입니다.
 
정장을 입은 요원:보드카 마티니, 젓지 말고 흔들어서.
 
그렇게 말하곤 옷매무새를 정돈하는 그의 자켓 소매에서 빛나는 무언가가 보입니다. 저것은…?
 
관찰 판정.
 
아카시 세이쥬로:
관찰력
기준치: 45/22/9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거리가 멀어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만, 무서운 물건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앗, 순간 정장을 입은 사람과 시선이 마주칩니다.
 
조용히 하라는 듯 입가에 검지를 대고 윙크를 하더니, 서빙하는 직원에게 수작을 부리네요.
 
[톰 콜린스]
 
아무거나
 
술을 주문하고 나니, 오래된 전화에서나 들릴 듯한 벨소리가 울리며 바텐더가 전화를 받습니다.
 
바텐더:톰? 걔는 이제 없어. 일주일 전으로 가 버렸다니까.
 
일주일 전이라니 묘한 대화입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옆자리가 일그러지기 시작합니다.
 
공기층이 어디에 빨려 들어가듯… 곧 번쩍거리는 효과와 함께 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시간여행자 톰:아, 안녕하세요. (한가롭게 인사를 건넨다.)
혹시 오늘의 날짜를 알 수 있을까요? 연도까지요.
 
내쉬 골드 Jr.:(입을 열려는 아카시를 테이블 밑으로 툭 친다.)
말 섞지 마.
 
아카시 세이쥬로:...그럼 무시하라는 말이야?
 
내쉬 골드 Jr.:그래. 너 그거 잘 하는 거잖아.
 
아카시 세이쥬로:한번 호되게 당한 적이 있나봐? 굳이 나서서 막아주는걸 보면 말이야.
 
내쉬 골드 Jr.:그런 건 아니고, 별 거 아닌 놈이지만 귀찮게 말이 많거든.
 
시간여행자 톰:오, 이런! 잘못 왔군요. (무시를 아랑곳않고 달력을 확인하더니, 옆자리에 착석했다.)
여긴 좀 뭐라고 할까, 빈티지한 맛이 있네요. 저는 2050년의 깔끔한 분위기가 더 취향이지만요. 거긴 정말 좋은 곳이에요. 가 보셨나요?
 
아카시 세이쥬로:...... (2050년이라는 말에 잠시 눈을 깜빡거리며, 걸려오는 말은 듣지 못한 척 테이블에 가만히 턱을 괸 채 무시한다.)
 
시간여행자 톰:시간여행에 흥미 없으세요? 당신 친구는 시간여행자 같은데, 왜인지 절 별로 좋아하지 않는군요... 저 친구가 조금 붙임성이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에요. (비밀 얘기라도 하듯 소곤거린다.)
 
아카시 세이쥬로:...... (톰이 하는 말에 고개는 가만히 내버려 둔 채 시선만 내쉬쪽으로 돌려, 저건 무슨 헛소리냐는 듯이 그를 바라본다.)
 
내쉬 골드 Jr.:다 들려. 거기 자리 있으니까 이만 꺼져. (톰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짜증스럽게 내뱉었다.)
 
시간여행자 톰은 끝까지 생글거리는 낯으로 자리를 뜹니다.
 
이젠 바텐더에게 말을 붙이고 있군요.
 
내쉬 골드 Jr.:넌 또 왜 그렇게 쳐다봐.
아, 시간여행 때문에 그러나?
 
아카시 세이쥬로:그래. ...설마 루프를 했던 시간들을 고려하면 그렇다는 말인가?
 
내쉬 골드 Jr.:그래. 처음 만났을 때 나를 자기랑 동종 업계 사람으로 착각한 모양이더군.
혹시 시간을 제대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을 캐낼 수 있을까 싶어서 저놈이 떠드는 것도 참고 들어줬는데,
결국 저 망할 웃음만 지으면서 내빼 버리더라. 자기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라면서 말이야. 콱 뒈져 버려라.
 
아카시 세이쥬로:그렇군...
 
카운터가 소란스럽습니다.
 
아무래도 시간여행자 톰이 의문의 정장에게 걸린 것 같습니다.
 
정장을 입은 요원:당신이 우리 본부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사람이군?
동행해 줘야겠어. 아니면 여기서 죽을 거야.
 
의문의 정장은 아무래도 첩보요원 같은 존재인 모양입니다.
 
시간여행자 톰:미래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어요!
 
요원은 톰에게 총구를 들이밀고, 톰은 겁에 질려서 변명하네요.
 
검은 정장의 요원과 실랑이 도중, 톰의 얼굴이 사색이 됩니다.
 
바 구석 모서리에서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처음 보는 형체가 모습을 드러내는 중입니다.
 
이윽고, 네 발 짐승 같지만 알 수 없는 존재가 모습을 보입니다.
 
날카로운 이빨과 강렬한 눈은 먹이를 찾는 것 같습니다. SAN C. (1d3/1d20)
 
아카시 세이쥬로: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아카시 세이쥬로:
rolling 1d20
 
(
17
 
)
 
 
=
17
 
내쉬 골드 Jr.:
SAN Roll
기준치: 38/19/7
굴림: 44
판정결과: 실패
 
내쉬 골드 Jr.:
rolling 1d20
 
(
3
 
)
 
 
=
3
 
그 짐승은 톰의 머리를 뜯어먹고는 재빠르게 당신 쪽으로 돌아섭니다…
 
Ending 7. 더블 진 : 섞지 말고, 저어서.
 
전원 로스트,
 
죽기도 힘들다. 줄여서 다이하드. (<영화제목 다르지 않아?)
 
…다시 정신을 차려보면, 내쉬와 칵테일 바에서 처음 만난 순간으로 돌아와 있습니다. **
 
정신이 몽롱하고, 도대체 이 루프를 벗어날 방법이 있는 건지 의구심이 들기 시작합니다.
 
SAN C. (1/1d3)
 
아카시 세이쥬로:
SAN Roll
기준치: 42/21/8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아카시 세이쥬로:
rolling 1d3
 
(
2
 
)
 
 
=
2
 
내쉬 골드 Jr.:머리가 뜯겨 죽은 건 처음이지?
술이나 하자고.
 
눈 앞에는 [키스 오브 선라이즈의 메뉴판]과 [작은 안내문]이 보입니다. 술을 주문할 기분이 아니라면, [칵테일 바의 내부] 를 둘러보도록 합시다.
 
아카시 세이쥬로:(말없이 좌석에서 벗어나 칵테일 바 내부를 둘러본다.)
 
바텐더가 서 있는 곳 뒤로는, 펼쳐진 [선반]과 끝에 달린 [뒷문]이 있습니다.
 
다른 곳을 둘러보면 피아노가 놓인 [홀], 그리고 입구 근처의 [잡지 꽂이]가 보입니다.
 
벽을 보니, 여름에 맞게 미개봉 호러 영화를 바에 있는 스크린으로 무료 상영해주겠다는 말이 적힌 [영화 포스터]가 붙어 있습니다.
 
아카시 세이쥬로:(바 내부를 둘러보다가, 피아노가 놓여진 홀을 발견해 그곳으로 다가간다.)
 
[홀]
 
홀은 작은 무대처럼 생겼습니다.
 
조명은 먼지 쌓여 있고, 피아노는 제대로 소리가 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계절에 맞지도 않게 놓여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는 조잡하기 그지 없군요.
 
아카시 세이쥬로:(이제까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질이 떨어지는 크리스마스 트리의 모습에, 새삼 이런 칵테일 바에 어쩌다 내쉬가 들어오게 되었는지 멍하니 생각을 하다 무심코 트리의 잎에 손을 가져다 댄다.)
 
[크리스마스 트리]
 
트리 밑에 장식용 상자들이 모여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금고인 것을 발견합니다.
 
입구를 전부 나사로 돌려 놓은 터라 열 수는 없지만, 간단한 도구를 이용하면 쉽게 열릴 것 같습니다.
 
아카시 세이쥬로:(트리앞에 무릎을 모아 앉았던 다리를 일으켜 세워, 방금 전에 봐놨었던 선반이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간다.)
 
[선반]
 
키스 오브 선라이즈라는 작은 간판이 반짝거리는 선반 위에, 수많은 술병이 놓여있습니다.
 
동시에 용도를 알 수 없는 여러 개의 칼도 걸려 있습니다.
 
바텐더:주문하시겠습니까?
 
아카시 세이쥬로:아뇨, 혹시 선반에 있는 도구를 잠시 빌릴 수 있을까요?
 
바텐더:도구라면 뭘 말씀하시는 거죠?
 
아카시 세이쥬로:드라이버라면 좋겠지만... 조그마한 칼 같은 것이어도 괜찮아요.
 
바텐더:저희 가게에 지금 있는 드라이버는 스크루 드라이버 뿐인데요. (재밌는 농담이라도 한 듯 유쾌하게 웃는다.)
칼은 죄송하지만 곤란할 것 같습니다.
......가만. 칼? 그런 건 왜 찾으시죠? 당신 혹시......(수상쩍게 여기는 시선을 보낸다.)
 
아카시 세이쥬로:아... 생각하시는 그런 게 아닙니다. 나사를 뺄 공구가 필요한데 아무래도 그런 드라이버가 있을 것 같지 않아서요. 없다면 과도같은 걸로 대체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무리겠죠. 무리한 부탁을 해서 죄송합니다. (난처한 듯 살짝 눈썹을 휘어 웃어보인다.)
 
바텐더:그렇군요. (아까보다 누그러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손님께서는 이 바에는 어쩐 일로 오시게 되었나요?
 
아카시 세이쥬로:...지인의 소개가 있어서요. 꼭 자신과 같이 와 달라고 하더군요.
 
바텐더:......그래요? 그 지인이라는 분은 왜.......
 
내쉬 골드 Jr.:당연히 여기 칵테일이 기가 막히니까. (어느새 뒤에서 아카시의 어깨에 손을 턱 올린다.)
좋은 건 혼자 알면 아깝지. 안 그래? 뭐 주문했어?
 
아카시 세이쥬로:(...기가 막히는 건 내 쪽이겠지.) 아직. 고르는 중이야.
그래... 주인장의 소개대로 스크루 드라이버가 좋겠어. 내쉬 너는?
 
내쉬 골드 Jr.:스크루 드라이버 괜찮지. (재빨리 눈알을 굴린다.)
나는... 러스티 네일로.
(바텐더가 안 볼때 재빨리 고개를 숙이고 속삭인다.) 미쳤어? 잘못 말해서 평범한 사람인 걸 들켰다간 죽는다고.
그리고 노란색은 이미 시도해 봤다고 말했잖아.
아니면 보드카 베이스? 그건 안내문에 없었을 텐데.
뭐, 죽어도 다시 돌아가서 마시기만 하면 되니까, 상관은 없지만. (상태가 안 좋아보이는 안색을 흘긋 살핀다.)
 
아카시 세이쥬로:그건 안내문이 나타나기 이전에 마셨던 거니까 유효했던 시도였는지 모르겠다고 하지 않았나?
정 미심쩍다면 바꿔줄게. 키스 오브 파이어로. 블러디 메리나 엘 디아블로 중 하나 골라.
 
내쉬 골드 Jr.:...아니, 됐다. 내가 바꾸지.
잠깐만. 내 건 러스티 네일 말고, 데킬라 선라이즈랑 허니문.
 
바텐더:(내쉬의 칵테일은 만들기 전이라 그런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인다.)
 
[스크루 드라이버]
 
아무거나
 
바텐더가 내민 스크루 드라이버에는… 빨대 대신 진짜 십자 드라이버가 꽂혀있습니다.
 
설마설마 했는데 진짜 드라이버가 나오다니…
 
아카시 세이쥬로:...가게에 있는건 스크루 드라이버밖에 없다는 말이 거짓말은 아니었군.
 
내쉬 골드 Jr.:그래서, 뭔 생각으로 이걸 했어?
 
아카시 세이쥬로:무슨 생각으로 이걸 주문했냐고?
 
내쉬 골드 Jr.:십자 드라이버를 대체 어디다 쓰게.
 
아카시 세이쥬로:글쎄, 그냥 저 트리 아래의 상자를 열어보고 싶어서. 어차피 이 가게는 술을 마시고 난 다음엔 리셋이 될거니까 주인 눈치를 볼 것도 없잖아?
 
내쉬 골드 Jr.:일리 있군. (트리 아래로 시선을 옮기더니)
...금고인가? 쓸만한 짓을 하네. (작게 휘파람을 분다.)
 
아카시 세이쥬로:(칵테일에는 손도 대지 않고 드라이버를 손에 쥔 채 트리 아래의 상자를 향해 걸어가, 그 바로 앞에 쪼그리고 앉는다. 그리고 방금 전 열리지 않았던 금고에 조여진 나사에 드라이버를 갖다 대어 하나하나 열기 시작한다.)
 
나사를 풀자 금고는 쉽게 열립니다.
 
내부에는 황색 인장이 크게 찍힌 낡은 책이 하나 들어 있습니다. 이게 대체 뭐죠?
 
펼쳐 보기 직전, 절규 같은 함성이 들립니다.
 
돌아보니 5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이쪽을 숭배하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전원 나이와 성별은 달라보이지만 똑같은 노란 우비를 입고 있습니다.
 
노란 옷의 신도:그 책을... 저희에게 주실 수 있으십니까?
(앙상한 손을 파들파들 떨며 책으로 뻗는다.)
 
아카시 세이쥬로:...이 책에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십니까? (살짝 수상하다는 눈초리로 집어든 책을 꽉 잡는다.)
 
노란 옷의 신도:그건... 저희에게 꼭 필요한 겁니다. 꼭 필요한.......(간절한 눈으로 올려다본다. 언뜻 섬뜩할 정도로 넋이 나간 눈동자다.)
 
내쉬 골드 Jr.:뭔 마약쟁이들마냥...(노골적으로 인상을 찌푸린다.)
이런 놈들 전 회차에서도 간간히 봤던 것 같은데. 계속 바를 헤집고 다니며 사고를 치더니 이 책을 찾는 거였나.
 
아카시 세이쥬로:(내쉬의 중얼거림을 무시한 채) 그렇군요... 그럼 잠깐 어떤 내용의 책일지 훑어만 보고 드리겠습니다.
 
내쉬 골드 Jr.:(아카시의 손에서 책을 탁 낚아챈다.)
뭔 줄 알고?
 
아카시 세이쥬로:(책을 뺏어간 내쉬를 올려다보며) 어차피 이번 루프에도 죽게된다면 이게 무엇이든 상관없잖아? 덜 아프게 죽나 더 아프게 죽나의 차이지. 죽게 되더라도 얻은 지식은 삭제되지 않으니 이대로 넘기는 것보단 나을거라 생각하는데.
 
내쉬 골드 Jr.:(무시하고 책을 높게 치켜든다.)
이걸 원하냐, 광신도 놈들아? 그럼 알아서 잡아 보던가.
(그러고 책을 바의 가운데, 사람들이 많은 곳을 향해 농구공마냥 집어던져 버린다.)
 
아카시 세이쥬로:...내쉬.
 
…다섯 사람은 비명을 지르며 앞다퉈 사라집니다.
 
내쉬 골드 Jr.:왜?
 
아카시 세이쥬로:...전에도 이런걸 잘못 건드려 당한적이 있나보지. 그렇게 지레 겁을 집어먹는걸 보면.
 
내쉬 골드 Jr.:겁을 집어먹긴 뭘? 책을 읽었다가 돌아버리는 건 내가 아니라 너인데.
 
아카시 세이쥬로:그러니까 그냥 내버려두면 되잖아. 언제부터 그렇게 오지랖이 넓었지?
 
내쉬 골드 Jr.:안 그래도 보니까 정신줄이 간당간당한 것 같은데, 완전히 맛이 가면 어떡해? 나라도 아주 맛 간 놈까지 데리고 탈출할 자신은 없어.
방금 기억났거든. 취중에 주워들은 이야기인데... 노란 옷의 뭐라더라, 아무튼 교단이 있는데 그 놈들이 찾는 책을 읽으면 영영 미쳐버린다고.
 
[데킬라 선라이즈] **
 
아무거나
 
바텐더의 손 끝에서 테킬라 선라이즈가 완성됩니다.
 
맛있어 보이는 비주얼에 한 번 마셔볼까 생각하고 있으면, 두 사람의 뒤에서 누군가가 나타납니다.
 
노란 옷의 신도:부름을 받을 순간입니다, 형제여...
 
그렇게 말하는 남성의 안색은 매우 안좋아보입니다.
 
앙상한 몸에 비해 눈빛은 빛나고 있는 것이 기묘하기까지 합니다.
 
노란 옷의 신도:(앙상한 손으로 명함을 하나 꺼내 두 사람에게 건넨다. 싸구려 디자인으로 꾸며진 노란 명함이다.)
 
「노란색만이 우리를 구원한다. ☎XX-XXX-XXXX」
 
사이비 종교에서 배부할 것 같은 내용입니다.
 
내쉬 골드 Jr.:(명함을 쳐다보지도 않고 바의 바닥에 툭 던진다.)
 
아카시 세이쥬로:왜 확인도 하지 않고 버리는거지? 아까부터 느꼈는데 생각보다 겁 많은 남자였나봐, 내쉬 골드 시니어.
 
내쉬 골드 Jr.:그럼 넌 이런 걸 하나하나 확인을 하나? 너야말로 너무 조심성이 너무 많은 것 같은데. 이런 뻔한 명함에 무슨 가치가 있다고.
그리고 시니어라니 혀라도 꼬인 건가?
 
아카시 세이쥬로:이곳에 들어온 이상 뻔하다는건 없어. 그리고 방금전에 시간여행자가 2050년 운운했었던걸 고려하면 루프를 통해 충분히 시니어가 부를만한 나이가 된듯해서 말이야. 물론 나이가 드는 것과 내면이 성숙해지는것과는 별개겠지만...
 
내쉬 골드 Jr.:무슨 실없는 헛소리야. 루프를 통해 죽기 전으로 돌아오면 죽음의 후유증도 없으니까 신체 나이는 그대로거든.
 
아카시 세이쥬로:신체 나이야 그대로겠지... 보면 그정도야 알아. (바에 한쪽 팔을 괴고 앉아있는 내쉬의 얼굴과 몸을 위아래로 훑어본다.)
 
내쉬 골드 Jr.:(저를 훑어보는 눈빛을 맞받다가 잔을 들고 짐짓 관찰하듯이 응시했다.)
혹시 이게 발정이 나게 하는 효과가 있는 거였나?
그런 효과는 없었던 것 같은데...
...오, 그래. 새로운 변수가 생겼으니 효과도 바뀔 수 있댔지.
 
아카시 세이쥬로: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본인의 상태를 자가진단하고 있는게 아니라?
 
내쉬 골드 Jr.:방금 옆에 앉아있는 사람을 집요하게 훑어본 건 누구지?
슬슬 취해서 잘 모르겠군. 네 입으로 말해 봐, 누구야? (아카시를 발로 툭툭 건드린다.)
 
아카시 세이쥬로:딱히 집요하게 훑어본 기억은 없는데. 어지간히 자의식 과잉인가보군. (발로 건드려진것을 응수하며 그의 다리를 구두의 밑창으로 밀어내듯 차낸다.)
 
[허니문]
 
아무거나
 
주위의 커플들이 각자의 테이블에서 남사스러운 애정 행각을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내쉬 골드 Jr.:노란색 조합을 골랐다는 건 허니문을 한번 더 시켜야 하는 것도 알고 있었을텐데. 이 상황이 어지간히도 마음에 들었나 봐?
 
아카시 세이쥬로:자의식 과잉에 과대 망상증까지 있었나보네. 그저 별 생각 없이 스크루 드라이버를 시키고 싶었을 뿐이야.
 
내쉬 골드 Jr.:그러시겠지. (재미없는 반응에 흥미를 잃은 눈으로, 거대한 벌들이 나타나서 테이블을 긁는 것을 익숙하게 지켜본다.)
 
거대한 벌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집니다.
 
영롱한 노란색 음료를 세잔이나 마시고 나니 노란색 사물들이 다르게 다가옵니다.
 
저기에 있는 다섯명의 노란 우비를 입은 사람들을 포함해서요.
 
그들은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웅성거리고 있습니다.
 
노란 옷의 신도:드디어, 우리가 바라고 바라던 신을 소환할 거야...!
 
정말 어이없는 소리다. 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미 이 칵테일 바의 존재만으로 어이가 없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내쉬 골드 Jr.:저거 어떻게 할래? 그냥 놔 둘 거냐?
 
아카시 세이쥬로:그냥 놔 두지 않으면 어떻게 할거지? 가서 막기라도 할건가?
 
내쉬 골드 Jr.:그냥 두고 보겠다는 거로군. 고전적이고 안전한 선택이지. 장소가 이 바만 아니라면.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노란 옷의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아카시 세이쥬로:루프를 반복하다보니 쓸데없이 오지랖만 늘었군. (신도들에게 다가가는 내쉬의 뒷모습을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보며, 천천히 테이블에서 일어나 그를 뒤따라간다.)
 
당신은 눈 앞의 광경에 멈칫합니다.
 
실랑이 끝에, 그들 중 하나가 품에 숨긴 칼로 내쉬를 찌르는 것이 보입니다.
 
관찰 판정.
 
아카시 세이쥬로:
관찰력
기준치: 45/22/9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쓰러진 내쉬의 표정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아카시 세이쥬로:방금 전까지는 같이 죽었으니 그럴 겨를이 없었지만... 죽어갈때 너라면 과연 어떤 얼굴을 하고있을지 궁금했었는데. (바닥에 쓰러진 내쉬를 내려다보며 살풋 안타깝다는 듯 눈을 찡그린다.)
 
듣기 판정.
 
아카시 세이쥬로: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직 숨이 넘어가지 않았는지, 속삭임 같은 것이 들립니다.
 
내쉬 골드 Jr.:...너도 어서 곱게 ......하는 게 좋을 거야.
놈들이 소환을 하기 전에 죽으라고... (말끝에 큭큭 웃더니 피를 뱉어낸다.)
 
아카시 세이쥬로:...아슬아슬하게 숨이 붙어있나보군. 이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나봐? ...비슷한 일은 이 말을 내가 전에 비슷하게 한거겠지만.
그래서... 루프 선배자인 너의 말을 존중하여 따르려고 해봐도, 아쉽지만 자결에는 재능이 없어서 말야. 총도 가진게 따로 없고 쉬이 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스스로 죽어도 꽤나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 같고, 그냥 이대로 지켜봐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하는건 오산인가?
 
당신은 노란 옷의 사람들을 지켜보기로 합니다.
 
무슨 일을 하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막을 생각도 없고, 그렇다고 동참 할 생각도 없습니다.
 
기다리고 있다보면 5명이 바닥에 쓰러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곤 중앙에서 누군가가 걸어 나옵니다.
 
옷자락를 펄럭이며 빛바랜 노란색 옷을 입은 그는, 창백한 가면을 쓰고 있습니다.
 
그는 당신을 바라보더니, 창백한 가면을 벗습니다.
 
그 뒤에는 이상한 형태의 얼굴 촉수가 숨겨져 있습니다.
 
몸이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SAN C. (1d3/1d10)
 
아카시 세이쥬로:
SAN Roll
기준치: 40/20/8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10
 
(
6
 
)
 
 
=
6
 
그는 숭배자에게 입맞춤을 합니다. 그게 당신의 마지막 기억일 겁니다.
 
Ending 4. 노란색 헌정곡
 
전원 로스트,
 
노란불에서는 일단 멈추도록 합시다.
 
…다시 정신을 차려보면, 내쉬와 칵테일 바에서 처음 만난 순간으로 돌아와 있습니다. **
 
눈 앞에는 [키스 오브 선라이즈의 메뉴판]과 [작은 안내문]이 보입니다. 술을 주문할 기분이 아니라면, [칵테일 바의 내부] 를 둘러보도록 합시다.
 
내쉬 골드 Jr.:어떻게 됐냐?
 
아카시 세이쥬로:(들은 척도 하지 않고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술은 충분히 마셨어. 그보다 아까부터 저 영화가 궁금했는데.
 
내쉬 골드 Jr.:영화 포스터? 바텐더한테 한 번 물어볼까.
 
아카시 세이쥬로:그래. 가서 물어보던지. (내쉬의 말은 들은체 만체 하며 벽에 붙어있는 영화 포스터를 향해 걸어가, 명화라도 감상하듯이 팔짱을 끼고 그 앞에 우두커니 서서 그림을 바라본다.)
 
내쉬 골드 Jr.:저거 상태 맛 간 거 봐라... (쯧쯧 혀를 차고 바텐더에게 영화에 대해 물어보러 간다.)
 
[영화 포스터]
 
바텐더에게 문의를 하면 그는 바로 대형 스크린을 내리러 갑니다.
 
얼마나 재미가 없었으면 개봉도 못했나 싶지만…
 
포스터를 보면 영화 제목은 , 그 밑으로 줄거리가 적혀있습니다.
 
영화 제목은 Firework on the Beach, 그 밑으로 줄거리가 적혀있습니다.
 
1991년 눈부신 해안가 파티장,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모인다…
 
사실 무대 뒤에는 지독한 음모가 숨겨져 있다!
 
밤에 불꽃놀이가 펼쳐지면, 그들은 신에게 사람들을 바치고…
 
피의 파.티.가.시.작.된.다.
 
결국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하는 이 영화는 광기의 서막이다!
 
라고 하네요. 보기만 해도 졸작일거 같습니다.
 
그런데 이걸 읽으니 갑자기 정신이 어질어질하고…
 
……코끝에 바다 내음이 전해져 옵니다.
 
여름의 열기가 더해가는 이 곳은 해변 파티가 진행되고 있는 곳입니다.
 
큰 스피커에서 울리는 음악과 수영복을 입은 채 지나다니는 사람들, 모래사장 위 많은 음식점과 서핑보드, 튜브, 파라솔…
 
근데 왜 우리가 여기에 있죠?
 
포스터 하나 봤다고 이런 곳에 도착하다니?
 
하지만 워낙에 볼 장 다 봤던지라 이 정도로 당황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소금기 어린 바깥 공기를 들이마시니 정신이 환기되는 기분입니다.
 
(1d10+5) 만큼 이성치 회복.
 
내쉬 골드 Jr.:
rolling 1d10 +5
 
(
5
 
)
+5
 
 
=
10
 
아카시 세이쥬로:
rolling 1d10+5
 
(
4
 
)
+5
 
 
=
9
 
근처를 보면 파티의 주최용 부스가 보입니다.
 
로고가 붙은 바지와 티셔츠, 수영복, 하와이안 셔츠 등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으니 챙겨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아카시 세이쥬로:너와 같이 이런 휴가철에나 갈 피서지에 오게 될 줄은 몰랐는데...
 
내쉬 골드 Jr.:아까 그 바에만 틀어박혀 있던 것보단 낫지.
(부스로 다가가 입고 있던 술내 찌든 셔츠를 벗고, 집어든 하와이안 셔츠에 팔을 꿴다.)
정황상 탈출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말이야. 그 폐쇄된 공간보단 덜 끔찍하지 않겠어?
 
아카시 세이쥬로:뭐...그렇지. 하지만 여기도 그 끔찍한 바에서 연결된 곳이니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은 하지 못하겠지만.
(바지와 티셔츠를 받아들이려다 잠시 멈칫한다.)
 
내쉬 골드 Jr.:왜, 또 뭐야.
 
아카시 세이쥬로:...아니. 여기가 해변이라는걸 잠시 잊었을 뿐이야. (바지는 건네주는 사람에게 다시 되돌려 준 후 티셔츠를 내쉬에게 내민다.)
 
내쉬 골드 Jr.:겁을 잔뜩 집어먹은 건 내가 아니라 너잖아. 계속 그렇게 겁이 많은 줄은 몰랐다며 비웃더니...(코웃음을 친다.)
이건 왜 나를 줘?
 
아카시 세이쥬로:들고 있으라고. (티셔츠를 내쉬에게 맡긴 채 자신의 셔츠 단추를 하나씩 툭툭 풀어나간다. 빠짐없이 맨 끝까지 매여있는 단춧구멍을 풀고 나서야 셔츠의 소매에서 팔을 빼 벗어낸 후, 어이가 없다는 듯 자신의 티셔츠를 들고있는 내쉬의 손에서 옷을 가져가 재빨리 입는다.)
 
여름철 해변의 분위기를 내는 복장으로 분위기를 환기했습니다. (1d6)만큼 이성치 회복.
 
아카시 세이쥬로:
rolling 1d6
 
(
3
 
)
 
 
=
3
 
내쉬 골드 Jr.:
rolling 1d6
 
(
5
 
)
 
 
=
5
 
나가는 길에는 한 사람이 행사 포스터를 나눠줍니다.
 
[행사 포스터]
 
Firework on the Beach라는 이름의 이 파티는 1991년 7월의 한 해변가에서 진행한다고 적혀있습니다.
 
잠시만, 1991년이요?
 
심지어 이 파티의 이름이 아까 본 영화 포스터에 적힌 제목과 같다는 걸 알게 됩니다.
 
크게 4곳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해변 모래사장] [중앙 무대] [주차장] [푸드트럭]
 
아카시 세이쥬로:...오랜만에 바다냄새를 맡으니 좋네. 좀 더 둘러보다가 가는건 어때?
 
내쉬 골드 Jr.:바에서는 그렇게 날을 세우더니, 나오니까 좀 살 만한 모양이지?
 
[해변 모래사장]
 
수십개의 선배드가 모래사장에 놓여있으며, 썬텐을 즐기는 사람과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여름은 바다! 다들 열심히 수영 중입니다. 형형색색의 튜브, 수영복 저 멀리 보이는 여름의 아지랑이까지.
 
내쉬 골드 Jr.:다들 팔자도 좋군. 영화 포스터의 개요대로라면 결국 여기 모인 사람들이 죄다 제물이 된다는 건데.
내 알 바는 아니지만.
 
아카시 세이쥬로:본인들도 그걸 알았으면 여기에 모이지 않았겠지.
내쉬 너, 수영은 좀 할줄아나? 하긴, 취미가 해양 스포츠라고 했으니 못하는게 더 이상하겠군.
 
내쉬 골드 Jr.:(기억하고 있는 것이 의외라는 듯 흘긋 곁눈질한다.)
당연하지. 하지만 여기 늘어붙어서 수영까지 하고 있을 생각은 없어.
뭔 지독한 음모가 숨겨져 있는지 무대 뒤나 한 번 살펴볼까.
 
[중앙 무대]
 
중앙 무대에서는 댄스 파티가 한창입니다. 백스테이지에 조용히 다가가면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여기 모인 우매한 존재들의 머릿수 정도면 위대하신 우리의 신을 부르긴 어렵지 않을거야.
계획대로, 사람들이 제일 많이 모이는 저녁 불꽃 축제 때 일을 시작하자고...
 
그리곤 목소리는 멀어집니다.
 
백스테이지를 구경하면 [기묘하게 펼쳐진 긴 식탁]과 [불꽃놀이 용품] 이 보입니다.
 
아카시 세이쥬로:...... (가로로 길게 늘어진 식탁을 수상쩍은 눈초리로 바라본다.)
 
[기묘하게 펼쳐진 긴 식탁]
 
그냥 보기만 해도 의도가 불순할 것 같은 오컬트식 식탁은, 하얀 식탁보 위에 붉은 꽃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무언가를 중간에 놓을 예정인지 텅 비어 있군요.
 
내쉬 골드 Jr.:미드●마 생각나네.
(식탁 위에 놓인 음료를 들어 관찰하듯 보다가, 좀 역하다는 표정을 짓고 내려놓는다. 옆의 불꽃놀이 용품으로 시선을 돌린다.)
 
[불꽃놀이 용품]
 
수가 엄청난 걸 보니 오늘 밤의 불꽃놀이는 아주 성대할 것 같습니다.
 
… 잠시만, 사이에 저건 뭐죠?
 
음료를 마시고 죽은 것 같은 쥐 시체가 있는데? SAN C. (0/1)
 
아카시 세이쥬로:
SAN Roll
기준치: 46/23/9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내쉬 골드 Jr.: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둘 다 가오 떨어지게 이성 -1.
 
백스테이지를 구경하고 오니, 아무래도 진짜 영화의 줄거리대로 일이 진행될 것 같습니다.
 
그럼 두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거죠?
 
아카시 세이쥬로:영화의 줄거리대로라면,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난 후에야 사건이 벌어지는 것 같던데.
 
내쉬 골드 Jr.:그 전에 여기서 빠져나가야겠군.
(푸드트럭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푸드트럭]
 
길게 늘어진 푸드트럭 행렬에는 아이스크림, 핫도그, 솜사탕, 나쵸와 콘치즈, 음료수와 심지어 물담배까지…
 
자신들만의 색을 뽐내며 해변 파티에 온 사람들을 유혹 중입니다.
 
걸어가다 보면 한 푸드트럭을 발견합니다. 너무 구석에 있어서 몰랐네요.
 
손님은 하나도 없고, 판매원마저 일할 의지가 없어보이는데…
 
칵테일을 팔고 있는 이 곳의 간판은, Kiss of Sunrise 입니다.
 
내쉬 골드 Jr.:......출장이라도 나와 있는 건가?
 
아카시 세이쥬로:글쎄... 이 체인점에서 술을 사 마셔도 무슨 소동이 일어나는건지 궁금하긴 하지만.
 
메뉴판에는 총 4개의 칵테일이 적혀있습니다.
 
아무거나
 
내쉬 골드 Jr.:바에서 술을 마실 때마다 지랄맞은 일들이 생기곤 했으니, 여기서도 술을 마셔서 해변을 개판으로 만들면...
이 망할 영화의 시나리오를 엉망으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지.
 
아카시 세이쥬로:...대신에 우리도 그것에 휘말려 엉망으로 되겠지만 말이야.
 
내쉬 골드 Jr.:새삼스럽게 무서워지기라도 했나?
 
아카시 세이쥬로:글쎄. 이런 해변까지 와서 또 그런 일들을 겪게 될거라는 생각을 못했을 뿐이라.
그래서. 마실건가?
 
내쉬 골드 Jr.:마셔야지. (메뉴판을 훑어보다가) 네그로니로.
 
[네그로니 (Negroni)] **
 
아무거나
 
붉은 음료수는 피를 닮았습니다. 라고 생각하니 조금 무서운가?
 
여름은 호러의 계절이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갑자기 판매원이 인상을 찡그리며 한 곳을 응시합니다.
 
그 시선을 따라가면, 사람이 비교적 적은 해변의 한구석에, 섬뜩한 허수아비 하나가 세워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비명 소리가 들립니다.
 
돌아보자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한 이들에게 살해당하고 있습니다.
 
금속음에 돌아보면, 당신 앞에, 당신과 똑같이 생긴 남자가 서 있습니다.
 
손에 든 커다란 금속 가위의 날이, 햇빛을 반사해 번쩍입니다.
 
옆에서 내쉬가 목에 가위의 날이 꽂힌 채 쓰러집니다.
 
그 다음은……
 
……정신을 차려 보면 다시 비명 소리가 들리는 해변입니다.
 
당신의 목을 꿰뚫던 금속의 감촉이 아직 생생합니다.
 
또 루프한다는 사실에 SAN C. (0/1d3)
 
아카시 세이쥬로:
SAN Roll
기준치: 46/23/9
굴림: 49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3
 
(
3
 
)
 
 
=
3
 
내쉬 골드 Jr.: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3
 
(
1
 
)
 
 
=
1
 
두 사람도 사실은 평범한 오토코였던 겁니다.
 
여러 죽음을 겪어 봤지만, 자신의 도플갱어에게 살해당하는 일은 충격적일 수밖에요.
 
극강의 운을 실험할 때입니다.
 
휘둘러지는 가위를 피해야 합니다. 민첩 판정.
 
아카시 세이쥬로: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눈 앞의 도플갱어는 피할 것을 예상했는지 곧바로 자세를 바로잡습니다.
 
외양뿐 아니라 능력마저도 같은 것일까요?
 
근접전 판정.
 
아카시 세이쥬로:
근접전(격투)
기준치: 50/25/10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내쉬 골드 Jr.:
근접전(격투)
기준치: 50/25/10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도플갱어:
근접전(격투)
기준치: 50/25/10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상대의 손 안에 있는 가위를 빼앗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저것은 숨이 끊어지기 전까지 당신을 죽이는 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자신과 같은 얼굴을 한 저것을 끝장낼 수 있을까요?
 
정신력 판정.
 
아카시 세이쥬로: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하마터면 망설일 뻔 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상대의 목에 날을 박아넣는 데 성공합니다.
 
등 뒤에서 예~ 컷~ 하는 소리가 들리며 누군가 슬레이트를 치고 지나갑니다.
 
끝난 건가…? 다행이다….
 
내쉬 골드 Jr.:(피를 뒤집어쓴 채로 다가온다.)
아까 멈칫한 거 다 봤어. 너라도 네 얼굴에 대고 직접 가위 날을 꽂아넣는 건 찝찝한 모양이지?
 
아카시 세이쥬로:(군데군데 붉은색으로 얼룩진 내쉬의 얼굴을 흘끗 보면서) ...자신의 모습이 아닌 누구를 상대한다 하더라도 그런 짓을 하는 건 찝찝한 일이야. 그러는 너는 어때? 보아하니 아주 피 튀기는 혈투를 벌인 모양인데.
 
내쉬 골드 Jr.:나랑 완벽히 똑같은 조건을 가진 놈을 해치우는 게 쉬운 일인 줄 알아? (나뒹구는 아카시의 시체와 눈 앞의 아카시를 번갈아 보더니) 너는 운좋게 한 번만에 처리했나 보네.
 
아카시 세이쥬로:...완벽하게 똑같진 않았지만. (답지 않게 멍하니 중얼거린다.)
 
내쉬 골드 Jr.:(멍한 모습을 내려다보다가 갑자기 눈앞의 짧은 머리채를 움켜쥐고 고개를 들게 한다.)
(인상을 찌푸리고 살펴보다가) 흐음, 육안으로 보는 것만으론 확신을 못 하겠는데......
 
아카시 세이쥬로:(머리카락이 강제로 당겨지는 자극에 본능적으로 인상을 찌푸린다. 턱이 치켜들린 채로 내쉬의 눈을 아래에서 강하게 노려본다.)
죽고싶은건가, 내쉬? 내 손에 아직 이게(피가 잔뜩 묻어있는 가위를 역수로 고쳐 들며) 들려있는것이 보이지 않나봐? 뭐든지 처음 한 번이 어려운 법이야.
 
내쉬 골드 Jr.:이런, 무서워 죽겠군. (비웃듯 입꼬리를 올리다가 밀치듯이 탁 놓는다.) 뭐, 네가 어느 쪽이든 나가는 데 도움만 된다면 상관없긴 하지.
아, 참. 그 처음 한 번이라는 걸 겪고 온 건 너만이 아니거든. 이쪽도 방금 한놈 보내고 오는 길이라는 걸 잊지 마라. (위협적으로 들린 가위를 아랑곳않고, 피 묻은 손가락으로 아카시의 뺨을 툭툭 건드린다.)
 
아카시 세이쥬로:네 성질머리를 감안한다면 과연 이번이 처음 한 번일지는 모르겠는데. (자신의 뺨을 피에 젖은 손가락으로 건드리는 내쉬의 손을 탁 쳐내고, 그의 피가 옮겨 묻은 자신의 손을 강하게 털어낸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붉은 피가 바닥에 투둑 떨어진다.)
 
내쉬 골드 Jr.:네가 성격으로 나한테 뭐라 할 처지냐? 사람한테 가위 날을 들이댄 건 어디의 누구지?
(메뉴판으로 고개를 돌린다.) 마실 거나 골라.
 
두 사람은 다시 푸드트럭 앞으로 돌아와 있습니다.
 
아카시 세이쥬로:(메뉴판을 바라보지도 않고 주문한다.) 시브리즈.
 
[시브리즈 (Sea Breeze)] **
 
아무거나
 
상큼한 맛이 일품인 시브리즈는 맑은 붉은 색 칵테일입니다.
 
마시자 마자, 바닷바람을 타고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아무래도 가봐야겠죠?
 
난리가 난 해변가로 다가가면 사람들이 혼비백산해서 도망치는 모습이 보입니다.
 
바다 한가운데 붉은색 물감이 퍼지는게 보입니다. 아니 저건 물감이 아니라 아마도…
 
생각 할 새도 없이 사람들은 소리칩니다. “식인 상어다!” 이거 어디에서 본 루트네요.
 
어떤 사람들은 아직 바다에서 수영 중이라 빠져나오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아까 봤던 예쁜 꼬마전구들은 쨍그랑 소리를 내며 바닥을 뒹굴고, 사람들은 서로 엉켜 넘어지네요.
 
아, 저 멀리 상어지느러미가 보입니다.
 
가만히 바라보면… 저 멀리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거대한 파도가!
 
뭘 해볼 새도 없이 그 파도는 두 사람이 있는 곳까지 와 사람들을 쓸어담습니다.
 
수영 판정.
 
아카시 세이쥬로:
수영
기준치: 60/30/12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내쉬 골드 Jr.:
수영
기준치: 70/35/14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정신을 차리고 물살을 헤쳐나가다보면 물 속에 보이는…. 촉수가…?
 
물 때문에 시야도 흐리고 귀도 먹먹하지만…
 
거대한 그림자 형태가 앞에 드리울 때는 정신을 차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곳에는 한 다리로 식인상어를 들고 있는 거대 문어가… SAN C. (0/1d3)
 
아카시 세이쥬로:
SAN Roll
기준치: 43/21/8
굴림: 52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3
 
(
1
 
)
 
 
=
1
 
내쉬 골드 Jr.:
SAN Roll
기준치: 49/24/9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거진 마흔 개 정도 되는 다리를 흐물거리고 있는 문어는 인간들을 관찰하듯 잠시 멈춰있습니다.
 
이제 어쩌지 싶은 그 때, 마치 영화처럼…
 
외다리 선장 (48 / 남)
 
이라는 자막을 밑에 달고 있는 한 남성이 등장합니다.
 
아 지금 스크린을 보고 있는건가? 싶지만 현실이네요.
 
그는 30년 전 자신의 다리를 먹어버린 거대 문어를 지금까지 찾고 있었다고 별 도움도 안되는 독백을 합니다.
 
입은 열지 않고 그저 문어를 바라볼 뿐입니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30년이 지났다...”
 
에코 섞인 목소리가 머리에 울립니다.
 
선장은 불타는 전기톱을 들고 바다로 뛰어 들어갑니다.
 
문어는 알 수 없는 신음소리와 함께 바다로 가라 앉습니다.
 
그 후 바다 한가운데에서는
 
THE END
 
라는 자막이 뜹니다.
 
내쉬 골드 Jr.:...이거 모비딕 패러디 아니냐? 죠스는 희생당한 거고.
 
아카시 세이쥬로:글쎄. 그나저나 이번 루프에서는 결국 우리 둘 다 죽지 않고 끝난건가?
 
내쉬 골드 Jr.:(문어가 사라진 바다와 옆의 아카시를 번갈아 보다가)
일본은 춘화로 유명하지 않나?
문어와 여자였나, 아무튼 그런 거.
 
아카시 세이쥬로:...... (한심하다는 얼굴을 숨기지 않은채 내쉬를 쳐다보며) 잘 아나 봐? 일본에 대해 아무런 흥미 없는 네가 자연스럽게 알만한 정보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관심이 있어서 찾아보지 않는 한.
 
내쉬 골드 Jr.:재미없긴. 네가 하도 뻣뻣하게 굳어 있길래 농담 좀 해본 거다.
 
아카시 세이쥬로:이런 농담으로 분위기가 풀어질 무리들과 어울리고 다녔다는 거겠지. 뭐... 알만해.
 
내쉬 골드 Jr.:(무시하며) 이번엔 사이드카를 마셔 볼까. 좀비는 이름만 들어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만하니.
 
[사이드카 (Sidecar)] **
 
아무거나
 
사이드카가 뭔가요?
 
고전 서양 영화에나 한번씩 보는, 바이크 옆에 달린 조수 좌석입니다. 요즘에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요.
 
진한 노란빛 음료는 상큼한 레몬 맛이 납니다.
 
그런데 술을 마시다보니 그 노란색이 갑자기 색이 바라면서… …온 세상이 흑백으로 보입니다.
 
어라? 화면도 3대 4가 된 거 같지 않나요?
 
갑자기 두 사람의 눈앞에는 “1971” 이라는 거대한 자막이 뜹니다.
 
주차장에 유일하게 흑백이 아닌 노란색 스포츠카가 보입니다.
 
거기서 내리는 건… 유쾌한 시간여행자, 톰입니다. 구면이죠?
 
내쉬 골드 Jr.:머리가 뜯겨서 아주 죽어버린 줄 알았는데, 이렇게 재등장을 하는군. (투덜거린다.)
 
시간여행자 톰:반가워요! 저희 본 적 있죠?
이 자동차 어때요?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장치가 탑재 되어 있어서 큰맘 먹고 장만답니다. 이걸로 시간여행 중이었어요. (묻지도 않았는데 나발나발 떠들기 시작한다.)
보아하니 그쪽도 시간여행 중인가 봐요! 타지에서 같은 시간여행자 보기는 흔치 않은데. 해변 파티 중인데 제가 술이라도 한 잔 살까요?
 
녀석, 언제봐도 밝습니다.
 
그렇게 톰은 웃으며 두어걸음을 걷고, 갑자기 하늘 위로 떠오릅니다.
 
뭐지 이것도 시간여행자라서 그런가? 싶지만 하늘 위에 보이는 형태를 보고 눈치챕니다.
 
접시 모양의 기묘한 물체, UFO입니다.
 
시간여행자를 잡아 조사라도 하려는 걸까요?
 
어찌됐든 UFO에서 들리는 잔잔한 기계음과 함께 톰은 외계인들에게 속절없이 잡혀갑니다.
 
곧 그렇게 회상 장면이 끝나고… 세상은 다시 컬러를 입습니다.
 
내쉬 골드 Jr.:(만면에 화색을 띄우고 노란색 스포츠카로 향한다.)
 
아카시 세이쥬로:...저걸 그대로 타려고? 이미 주인은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군. (그렇게 말은 하면서도 열쇠가 꽂힌 채로 정차해있는 람보르기니에 다가간다.)
 
이 차는 이제 당신 겁니다. **
 
당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겁니다.
 
수많은 기묘한 일들로 인해 파티장은 비명바다가 된 지 오래입니다.
 
어느 새 해변에 일렬로 손을 잡고 늘어서 있는 기묘한 도플갱어들, 거대 문어, UFO의 등장 등…
 
이거 정말 제대로 한 일 맞아? 라고 생각할 때,
 
갑자기 뒤에 따라오는 검은 봉고차 두 대가 있습니다.
 
무대 뒤에서 봤던 이상한 무리들이 차 안에서 총을 갈기며 소리 지릅니다. “저기 있다! 잡아!”
 
아무래도 이 소동의 시작이 두 사람 때문이라는 걸 눈치챈 거 같습니다.
 
이제 어떻게 하죠? 그야 튀어야죠.
 
두 사람은 톰의 아름다운 노란색 람보르기니에 냅다 탑승합니다.
 
최대 속력으로 달려 해변가의 언덕 위로 올라오니, 파티장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아직 난리통이지만요.
 
내쉬 골드 Jr.:차 안에 있더라. (라임 맥주 한 캔을 내민다.)
이 자식은 술 취향도 구리네. 끝까지 도움이 안 돼. 아니 도움은 되긴 했지.
 
레몬과 라임향이 지친 정신을 끌어당깁니다.
 
한모금 마시면 저 멀리에서는 폭죽이 터지네요.
 
아카시 세이쥬로:이 사달이 났으면서도 또 술이 마시고 싶나 보군... 하긴 여기에 있는 맥주는 아마도 안전한 거니까 마음 놓고 마실 수 있긴 하겠네. (한숨을 내쉬면서 내밀어진 라임 맥주를 받아들여 한 손으로 캔을 딴다.)
 
저 먼 지평선 위로 엔딩크레딧 자막이 떠오릅니다.
 
「Firework on the Beach」
 
주연, 내쉬 골드 주니어 / 아카시 세이쥬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AND YOU.
 
눈을 뜨자, 두 사람은 다시 바로 돌아와 있습니다.
 
사람들은 영화가 참 감동적이라고 말하네요.
 
한 사람이 일어나서 잔을 듭니다. 멋진 여름 밤을 위하여!
 
눈 앞에는 [키스 오브 선라이즈의 메뉴판]과 [작은 안내문]이 보입니다. **
 
아카시 세이쥬로:이 지긋지긋한 바는 언제쯤 벗어날 수 있는지... 네가 처음에 나에게 전화해서 그렇게 매달린 것도 어느정도 이해가 가기 시작했어.
(거칠게 의자를 빼 앉아 테이블에 팔꿈치를 기대 턱을 괸 채 피곤한 듯 미간을 꾹꾹 누른다.)
 
내쉬 골드 Jr.:드디어 이해해 주다니 것 참 고맙군. 뭘로 할지나 골라.
너 상태 보니 애새끼처럼 무알콜로 달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 토하고 오던가.
 
아카시 세이쥬로:됐어. 애초에 메뉴판에 그런 음료들이 있기라도 했던가? 뭐, 바텐더에게 잘 말하면 따로 만들어 줄 수도 있겠지만... 너에게 푹 빠져버린 악마가 그런 걸 허용할 지는 모르는 일이니까. 괜한 모험은 하고싶지 않아.
 
내쉬 골드 Jr.:왜 계속 내가 악마한테 찍힌 것처럼 말하고 난리야? 컬트 매니아도 아니고.
 
아카시 세이쥬로:(어깨를 으쓱하며) 예를 들자면 그렇다는 말이야. 농담도 통하지 않는 남자였다니.
키스 오브 파이어로 하겠어. 이 가게에 처음 들어왔을 때 네가 마셨던 거니까... 무슨 맛이 날지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조금 궁금해서 말야.
 
[키스 오브 파이어]
 
아무거나
 
바텐더의 손 끝에서 키스 오브 파이어가 완성됩니다. 매력적인 이름답게 새빨간 칵테일입니다.
 
순간 칵테일 바의 홀에는 붉은 안개가 잔잔하게 깔립니다.
 
시야가 흐릿해지며, 끈적한 음악이 흐릅니다. 마치 재즈 바 같은 분위기로 변한 듯 합니다.
 
응? 내쉬의 눈이 왠지 좀 탁하지 않나요?
 
내쉬 골드 Jr.: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정신력 판정.
 
아카시 세이쥬로: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갑자기 옆 사람과 키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곧 진정합니다. 술에 취해서 키스하는 건 너무 흔한 이야기 아닌가요?
 
내쉬 골드 Jr.:(게슴츠레한 눈으로 아카시를 보다가 테이블에 머리를 쾅 박는다.)
젠장할, 이름부터가 불길하다고 생각했어.
 
아카시 세이쥬로:......너도 자진해서 마셨었잖아. 그때 네가 가게 안의 사람들에게 키스하고 돌아다니지 않았으니 별 일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새빨간 외관을 배신하지 않는 도수를 지닌 칵테일이 식도에 홧홧한 느낌을 준다. 테이블에 팔을 괴어 손으로 이마와 눈 언저리를 감싸쥔 채 웅얼거린다.)
 
내쉬 골드 Jr.:(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세수 좀 하고 온다.
 
아카시 세이쥬로:(자리에서 일어난 내쉬를 흘끔 올려다본다.) 세수해서 뭐하려고. 설마 그정도로 술이 깰거라 생각해?
 
내쉬 골드 Jr.:그럼 어쩌라고. (아카시 쪽으로 고개를 휙 돌린다.)
 
아카시 세이쥬로:글쎄... 이제껏 그랬듯이 술에서 깨기도 전에 돌아오는 죽음을 가만히 기다리면 되겠지. 그쪽에서 알아서 사건들을 꾸며주고 있잖아. (한 곳을, 내쉬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평상시와 달리 살짝 눈동자가 미묘한 흔들림을 보인다.)
 
내쉬 골드 Jr.:허...... (그 꼴을 보고 기가 차다는 듯한 표정을 하다가, 곧 저도 마찬가지의 꼴을 하고 있으리라는 사실을 깨닫고 혀를 찼다.)
술기운에 저항할 생각은 있긴 하냐? .....뭐 네 말대로 어차피 죽을 거고, 이대로 죽어도 루프할 테니 상관없긴 하지.
 
아카시 세이쥬로:그래... 무슨 짓을 해도 이대로 죽을거니까. (뜨거운 목을 달래려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잔을 더듬어 눈 앞에 끌어당기지만, 내용물은 얼음물이 아닌 다 비워진 채 테두리에 리밍된 설탕만 남아있는 칵테일 잔이라는것을 발견하고 눈을 찡그리곤 혀를 쯧 찬다.)
 
정신력 판정.
 
아카시 세이쥬로: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내쉬 골드 Jr.: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하지만 잘 생각해 봅시다... 어차피 여기서 키스하더라도 누구한테 지는 것도 아니지 않나요?
 
술에 지는 거라고 할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이건 한낱 인간이 저항할 수 있는, 그런 일반적인 술이 아니잖아요?
 
...아무래도 괜찮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쉬 골드 Jr.:(가만히 보다가 테이블에 손을 짚고 허리를 숙인다.)
뭐 하냐. 술 깨려고? 소용 없다며.
 
아카시 세이쥬로:깨려는게 아니라. ...그보다 너 얼굴 너무 가까워. (그렇게 말 하면서도 풀린 눈으로 내쉬를 올려다보는 고개를 돌리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입술이 가까워지는 순간……
 
바 한구석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괜히 흠칫 놀라 돌아보면 멀리에서 이쪽을 바라보는 가면 쓴 사람이 있습니다.
 
손에 있던 거대한 식칼이 테이블에 박혀있습니다. 저래도 되는 거야?
 
갑자기 여기 오기 전에 본 호러영화에 나온 클리셰 1번이 떠오릅니다.
 
내쉬 골드 Jr.:......잔이 비었잖아. 새로 주문하고 온다.
(뭘 주문하겠다는 건지도 말하지 않고 서둘러 휙 돌아섰다.)
 
주문하고 온다면서 화장실 쪽으로 사라지는 내쉬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카시 세이쥬로:(내쉬의 뒷모습에서 시선을 거두고 손을 들어 바의 주인을 부른다.) 얼음물 한 컵 주실 수 있을까요?
 
한참 후 내쉬는 카운터에 들러 붉은색 칵테일 두 잔을 들고 돌아옵니다.
 
아카시 세이쥬로:(컵에 살짝 맺힌 결로를 무시하며 얼음물이 담긴 유리컵을 시원하다는 듯 양손으로 잡은 채 말한다.) 화장실에도 주인장이 상주하고 있었나보네. 잘 주문하고 온 걸 보면.
 
내쉬 골드 Jr.:닥쳐. 엘 디아블로하고 블러디 메리. (테이블에 내려놓는다.)
(컵을 잡은 손 모양을 보다가... 아까 식칼을 들고 있던 놈이 앉은 테이블 쪽을 곁눈질하곤 그냥 입 닫고 자리에 착석한다.)
 
아카시 세이쥬로:왜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해? 농담인데 좀 웃지 그래. (내쉬의 반응에 픽 웃으며 그가 테이블에 내려놓은 두 잔 중 엘 디아블로를 자기쪽으로 끌어당긴다.)
 
[엘 디아블로]
 
아무거나
 
이름만으로도 살벌한 칵테일입니다.
 
혹시 이걸 마시면 대악마라도 나오는 걸까요…
 
칵테일을 홀짝이자 홀의 안쪽, 두 사람이 앉아 있는 테이블과는 반대쪽에 있는 테이블에서,
 
비명소리와 함께 투덜거리며 자리를 이탈하는 손님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내쉬 골드 Jr.:이번엔 또 뭐야. 가 볼 거냐?
 
아카시 세이쥬로:어딜. 저기에?
 
내쉬 골드 Jr.:그럼 저기지 어디겠어.
 
아카시 세이쥬로:글쎄. 이젠 별로 궁금하지도 않아서. 가 볼거면 너 혼자 가. (마시던 칵테일 잔을 마저 들어올린 후, 가니쉬로 장식된 블랙베리를 엄지와 검지로 살짝 집어올려 입가에 가져다 먹는다.)
 
내쉬 골드 Jr.:(일어나 가 보는 대신 가만히 팔짱을 끼고 앉아서, 눈으로 그가 하는 동작을 좇았다.)
모르긴 몰라도 이쪽이 훨씬 구경거리로는 괜찮겠네.
 
아카시 세이쥬로:(자신을 내려다보는 내쉬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술잔을 입가에 부드럽게 가져다 대었다가 떼어낸다. 깔끔하게 입술이 떨어진 잔 테두리에는 어떠한 흔적도 남아있지 않다.) 헛소리 지껄이지 말고 네 볼일이나 봐.
 
내쉬 골드 Jr.:(어깨를 으쓱하고 블러디 메리 잔을 집어든다.)
 
[블러디 메리]
 
아무거나
 
챙모자를 쓴 여인이 칵테일 바의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곧장 바텐더에게 가서 무언가를 말하네요. 바텐더는 엄숙한 표정으로 어딘가로 향합니다.
 
여인은 바텐더를 기다리면서 바 안을 유심히 살핍니다. 누군가를 찾는 모습입니다.
 
메리:(내쉬와 아카시를 보더니 두 사람에게 다가간다.)
안녕하세요. 혹시 여기서 '기어다니는 것'을 보지 못하셨나요?
 
아카시 세이쥬로:(무표정한 얼굴에서 순간적으로 온화한 분위기을 지어내며) 글쎄요. 보시다시피 다들... 나름 얌전하게 각자의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중이라서요. 그런 건 본 기억이 없네요.
 
내쉬 골드 Jr.:기어다니는 건 없지만 누운 자리에서 사지를 뒤트는 건 있는데. 이 자식 이렇게 뻔뻔한 얼굴 하고 있지만 배게에 머리 처박아 놓으면...
왜 그렇게 봐? 농담한 거잖아. 네 농담도 재미 없었어. (아무렇지도 않게 칵테일 잔을 기울인다.)
 
메리:그렇군요. 아, 제 소개부터 했어야 했는데 실례했어요. 저는 메리라고 해요.
(내쉬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며 아카시를 향해 생긋 웃어 보인다.)
 
아카시 세이쥬로:(웃는 얼굴을 유지한 채 테이블 의자에 앉은 채로 내쉬의 발을 체중을 실어서 밟는다.) 저는 아카시 세이쥬로라고 합니다. ...실례지만, 이런 허름한 칵테일 바에는 어떤 일로 오게 되셨나요? 여기서 몇 잔째 마시고 있는 제가 할 질문은 아니지만요. (살풋 찡그려 웃는다)
 
메리:저는 마녀라서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죽은 대마법사를 부활시키려고 이 곳에 왔답니다.
 
내쉬 골드 Jr.:엄청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앉았군, 여긴 뭐 마녀 마법사 이런 게 회사원이야? (발을 밟힌 고통에 인상을 찌푸렸다가 아카시한테 속삭였다.)
 
아카시 세이쥬로:(입술을 움직이지 않은 채 복화술로 소근거리며) 애초에 우리가 여기서 이런 개고생을 하고 있는 것부터가 말이 된다고 생각해? 더이상 비현실적인 일로 놀랄게 남았다는 것이 나로선 더 놀라운데.
 
메리:(속닥이는 두 사람을 모른 척 하다가 손벽을 짝) 혹시 두 분께서도 저와 함께 부활을 보러 가시지 않겠어요?
분명 생에 다시 없을 멋진 경험이 될 거예요.
 
내쉬 골드 Jr.:생에 마지막 경험이 되는 거겠지. (혼잣말처럼 중얼거림을 내뱉는다.)
 
아카시 세이쥬로:(눈만 흘끔 내쉬쪽으로 돌려 쳐다본다. 아니나 다를까 영 석연찮은 얼굴을 한 그의 표정과 어김없이 들려오는 불평어린 목소리를 확인하고 다시 그녀에게 곤란한 듯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음... 제안은 감사하지만 저희는 그런 의식 같은 것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는 편이랍니다.
 
메리:아쉽네요. 그러면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또 뵙도록 해요!
 
자리를 뜬 메리는 아까 소란이 일어났던 테이블 쪽으로 사라집니다.
 
내쉬 골드 Jr.:(반쯤 어이없고 반쯤 웃기다는 듯 아카시를 바라보다가) 뭐, "보시다시피 다들 얌전하게 각자 술을 마시고 있는 중이라서요" ?
이 바에서 '기어다니는 것'이라는 게 취객을 말하는 거겠냐?
 
아카시 세이쥬로:그럼 뭐라고 대답할까. 내 눈으로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어떤 것을 생각하고 나에게 말했을지를 알아서 추리해서 대답해주기라도 하게? 상대방은 주지도 않은 정보를 혼자서 다 파악했다고 설레발 치는 것도 꼴사나운 일 아니겠어.
 
내쉬 골드 Jr.:허 참, 이런 곳에서까지 가증을 떨 필요가 어디 있지? 아직 여기서 죽은 횟수가 부족한 건가?
 
아카시 세이쥬로:가증이 아니라 예의겠지. 혹시 알아, 네가 그게 부족해서 루프를 반복하게 된 것일지.
 
그 때 누군가 어깨를 톡톡 두드립니다. 돌아보면 아까의 마녀, 메리입니다. **
 
메리:다시 실례할게요. 아무리 찾아봐도 적당한 인재가 없어서...
기어다니는 것은 찾았어요. 그게 원래는 대마법사거든요. 그를 부활시키고 싶은데...
인간의 형태가 필요해서요.
 
메리가 손가락을 딱 튕기는 순간, 허공에서 나타난 포대자루가 내쉬를 덮칩니다.
 
큰일입니다. 안 그래도 정신상태 이상한 자식인데!
 
메리:이걸 좀 써야겠어요. 괜찮죠?
곤란하다면 당신이 대신 희생해서 그릇이 될 수도 있어요. 말리지는 않겠지만... 그냥 이 자를 넘기시면 제일 좋을 것 같네요.
 
예? 난데 없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할 건가요?
 
아카시 세이쥬로:(그림에 그린듯한 웃음을 얼굴에 걸고서 말한다.) 어쩔 수 없죠... 한 명이 희생해야 한다면. 당신이 저 남자를 먼저 고른것도 무의식적인 선택이었겠지만 그것도 다 쓰임새에 더 걸맞기 때문이 아니겠어요?
 
내쉬 골드 Jr.:야 이 개새끼야!!!
 
포대자루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고함을 지른 내쉬는 메리의 손짓 한 번에 다시 자루 속으로 처박힙니다.
 
아카시 세이쥬로:그럼 내가 희생하라는거야? 만약 내가 먼저 잡혔으면 너도 피차일반 같은 선택을 했을거라고 보는데. 안타깝지만 인생도 다 운의 연속이니까.
 
물론이죠. 그는 당해도 쌉니다. 사람 개고생 시키기나 하고, 그를 버려도 누구도 당신을 비난하지 못할 겁니다.
 
곧 내쉬의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그의 몸에 깃든 대마법사는 죽음의 주문을 활용해서 보이는 존재들을 전부 쓸어내립니다.
 
그 압도적인 위력에는 당할 힘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그 존재는, 당신을 가장 먼저 찾아와서 희생양 삼습니다.
 
……마지막으로 본 것은 내쉬 골드 주니어의 기분 나쁜 미소입니다.
 
Ending 3. 빨간 마녀의 밤
 
전원 로스트,
 
피를 나눈 사이여!
 
…다시 정신을 차려보면 내쉬와 칵테일 바에서 처음 만난 순간으로 돌아와있습니다. **
 
어라? 무언가 이상합니다. 옆에는 내쉬가 없고, 내부가 어쩐지 더 깔끔한 것 같습니다.
 
어리둥절해져서 주위를 둘러보자, 바텐더 대신 바의 주인이라는 여성이 서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루프에도 조금씩 오차가 있는 걸까요?
 
자세히 보면 바의 주인이 꽤 젊어보입니다. 대충… 10년 정도?
 
바 주인:시간여행자인가?
누가 온다는 연락은 없었는데... 엉뚱한 시간선에 떨어진 것 같구나. 지금은 20XX년 X월 X일이야.
 
이럴 수가, 정확히 10년 전입니다.
 
바 주인:그런 사람들이 가끔 들리곤 하지. 자, 한 잔 마시고 가도록 해.
아, 나도 참... 시간 여행자는 술을 마시면 시간여행이 잘 안된다고 했지.
그렇다면 무알콜 칵테일은 어떠니? 데킬라 선라이즈에서 데킬라를 빼도 꽤 맛있는 칵테일이 된단다.
 
아카시 세이쥬로:...주신다면 감사히 마시겠습니다.
 
바의 주인은 당신에게 「선라이즈」를 건넵니다.**
 
한 모금 마시면 갑자기 정신이 흐릿해지면서… ….
 
눈 앞에는 [키스 오브 선라이즈의 메뉴판]과 … 아니, 아니죠. 눈 앞에는 내쉬의 모습이 보입니다.
 
내쉬 골드 Jr.:...왜 이렇게 넋이 나가 있어?
 
아카시 세이쥬로:내쉬. ...내가 10년 후로 온 건지 네가 10년 전으로 온 건지.
 
내쉬 골드 Jr.:이건 또 뭔 헛소리야. 뇌를 빼 놓고 루프했나?
 
아카시 세이쥬로:그 말투를 보아하니 아무래도 전자인 것 같군.
 
내쉬 골드 Jr.:그러고 보니 전 회차에서 잘도 나를 팔아먹었겠다.
 
아카시 세이쥬로:팔아먹다니. 네가 메리 씨에게 선택된 것 뿐이잖아. 원망할 상대를 잘못 찾은 것 같은데.
 
내쉬 골드 Jr.:메리 씨? 그 마녀? 어이가 없어서. (혀를 차며 메뉴판을 펼쳤다.) 이번에 시도해볼 거나 골라. 빌어먹을, 이게 소용이 있는 짓인지도 모르겠네.
 
아카시 세이쥬로:그래... 결국엔 또다시 루프에서 벗어나지 못했군. 뭘 마시면 좋을 것 같아?
평소에는 입에 대지도 않았던 종류의 칵테일들을 하나씩 맛 보게 될 줄이야. 취향의 저변이 넓어지겠는걸.
 
아이디어 롤.
 
아카시 세이쥬로: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러고 보니, 바의 주인이 뭐라고 했었죠?
 
시간여행자는 술을 마시면 시간여행이 잘 안된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 후 데킬라 선라이즈에서 데킬라를 뺀 선라이즈를 받고, 원래 시간선으로 돌아왔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혹시 돌아갈 열쇠는, 무알콜 칵테일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칩니다.
 
아카시 세이쥬로:내쉬 잠깐... 너 혹시 내가 이곳에 오기 이전에 무알콜 칵테일은 주문해본 적이 있었나?
 
내쉬 골드 Jr.:무알콜 칵테일? 했을 리가 있겠냐.
...오히려 묻고 싶다. 대체 왜 답이 무알콜 칵테일이라는 발상이 나온 거지?
 
아카시 세이쥬로:네가 믿을 지 말지는 자유지만, 저번 루프에서 돌아올 때 지금으로부터 10년전으로 돌아갔었어. 그때 바 주인이 그러더군. 시간여행자는 술을 마시면 시간여행이 잘 안된다고.
그리고 그가 건네준 그냥 선라이즈를 마셨더니... 바로 이 시간대에 원래대로 돌아오게 되었어서 말이야.
 
내쉬 골드 Jr.:미심쩍긴 하지만 지금 네가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으니...
잠깐, 저번에 내 손에 죽었다고 앙심 품고 헛소리 하는 거 아닌가?
 
아카시 세이쥬로:(한숨을 내쉬며) 그런 헛짓거리를 왜 하겠어. 정 미심쩍으면 나 혼자 마실테니까.
 
내쉬 골드 Jr.:말이 그렇다는 거잖아. ...그보다 무알콜이라니...(어딘가 허망한 기분이 든다.)
 
바텐더에게 선라이즈를 주문해봅시다.
 
그는 의아한 표정을 짓다가 그건 무알콜 칵테일인데 괜찮냐고 물어봅니다.
 
당연히 괜찮죠!
 
곧 서빙되는 선라이즈는, 처음에 주문했던 데킬라 선라즈와 별로 다를 게 없습니다.
 
하지만 알콜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집에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칵테일을 마시자, 정신이 또렷해지면서 집중력이 올라갑니다.
 
이제서야 제대로 시간여행이 되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
 
눈을 뜨면 한가로운 저녁, TV에서는 철 지난 공포영화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제대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립니다.
 
받아보면 내쉬의 전화입니다. 키스 오브 선라이즈로 들어가기 직전으로 돌아왔다고 말하네요.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인지 어떤 존재를 만난 것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개고생했다는 신체의 경험만은 제대로 박혀있습니다.
 
폭신한 소파에 푹 쓰러집니다.
 
아, 이제서야 평화로운 주말이 될 수 있겠네요.
 
Ending 0. 위하여!
 
전원 생환,
 
하지만 숙취는 남습니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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