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OC

호텔 스미스의 유령 - 먹적(마유즈미x아카시)

CoC 시나리오 <호텔 스미스의 유령>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Pc로 플레이 예정이 있으신 분들은 열람을 삼가세요.

 

CP:먹적 KPC아카시, PC마유즈미 

GM: 혜성 탐사자: 당사

더보기-여담을 미리 눌러놓은 다음 본편에 삽입된 숫자를 클릭하면 해당 각주로 이동합니다.

 

백스토리

 
(GM):바로출발해? 아님 먹적이 왜싸웟는지(ㅋㅋㅋㅋ)
함 생각해바??
 
dangsa:잠간만요
저 시날 개요좀 다시 읽고옴
둘다 성인에 직장인이라고 했죠
왜싸웠묘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다보면그럴수도잇지...
사귀면 엄청정적으로 잘사귈것같은데
 
dangsa:그러게요
 
(GM):한번싸우면 냉전할것같긴해요
완전...
전에 모카님이 풀어주신썰처럼
서로 피곤한 시기가 겹쳐져서... 좀 예민해져서
어쩌구저쩌구에휴니가그럼그렇지그만하자, 됐다, 됐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dangsa:흐아앙
 
(GM):이 오버스펙커플이 평범하게 싸운다는게
뭔가너무웃기고기야오...
 
dangsa:오버스펙커플...
웹툰작가 평균연봉 3억 이런거 보는기분
 
(GM):ㅋㅋㅋㅋㅋㅋㅋ끼발뭔지알것같아서웃겨
 
dangsa:나도 이재용이랑 평균내면 어? 억대 자산가야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둘의관계에서 멘탈이랄까... 너무 주변이랑 붕 뜨지 않도록 붙들어매주는건
마유유가 잡아끌어줘서라구욧
 
dangsa:그렇긴하지만..
 
(GM):나름 평균에 +쪽으로 기여하는분야가
하나는 있으니까
황금밸런스 커플이다
 
dangsa:먹:그냥그만해
 
(GM):(?)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dangsa:흠 그러면
왜 싸웠는지는 자세히 안정하고 가는건가요
정해두면 시날에서 써먹을 부분이 있을것같긴 하지마
 
(GM):자세히 정하면 관련해서 탁 내에서 얘기할 거리가 많아져서 좋을것같긴해요! 필수는아니지만
 
dangsa:그니까요
흐음
개비한테 결혼얘기가 나왔다
 
(GM):갑자기엄청나게 무거워진다...
 
dangsa:평소같았으면 하하 너희아버지가또~..이러고 넘어갔을텐데
피곤한일 많아서 신경 날카로워져서
음 개비가 사귀는거 알고있다는 설정이 좋을까요?
 
(GM):어렴풋이 감 잡은 정도일 것 같아요
 
dangsa:그럼
 
(GM):킹갓심이 들지만 아니겠지.. 아니... 내가어떻게키운(ㅂㄷㅂㄷ)
이런mood
 
dangsa:어떻게키우긴...
 
(GM):내나 또 엄청나게 엄숙한 식사자리에서 한마디 의미심장한 말 던지는걸로 압박줄것같아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dangsa:네 아버지가 사내놈 그만 만나고 손주 볼 준비 하래냐? 이래서
왜 말을 그렇게 하냐고 아카시가 또 머라하고
 
(GM):으아아악. 먹돌아
적사야
 
dangsa:근데 마윶도 입밖으로 뱉고나서 약간 아차했는데
아카시가 안맞춰주고 자기가 나빴다는듯이 말하니까 묘하게 더 화남
 
(GM):귀엽다...
생각보다 무거운걸로 싸웟군요
 
dangsa:아카시가 아버지가 이러시는게 한두번이 아니어야죠 하면서 스무스하게 넘겨주고 달래주는쪽으로 받아줬으면 좀 풀렸을텐데
본능적인 세뇌교육의 결과 아버지가 잘못하고 있어도 그래도...하며 이해는 가는 아들내미
가 그것을 대놓고 까는 애인이 맞는말인걸 알면서도 받아주지 못하는 그런 상황인거죠 아카시도 먼일있었는지 많이 피곤했을듯..근데 그 피곤도 결국 개비에게서 온거라면
 
(GM):ㅠㅠ긏쳐... 마윶한테 문제는 개비가아니라 오직아카시뿐일텐데
아카시가 자기개비말이 맞다고 생각하는듯한 뉘앙스로 말해서 열받았을듯
그래서 헤어지겟다고? / 그런말이 아니잖아요
ㄷㄷ...
 
dangsa:흐아아앙
아무튼
이정도면 어떨가요
싸운 주제가 좀 무겁긴 한데
얘네가 싸운게 정말 그 주제를 가지고 싸웠다기보단
그 주제를 가지고 소통하는사이에 일어진 갈등의 문제라고해야하나
 
(GM):이렇게평범한'갈등'을겪다니
 
dangsa:어차피 헤어지네 마네하는걸로 싸워봤자 좋을거 하나 없을거 아니까 그건 차치한다 치고
 
(GM):왤케감동적이냐...
그 마유즈미랑 그 아카시가
각각놔두면 절대이럴일없을것가튼 두놈이...
 
dangsa:그래서 내가 틀리고 네 아버지가 맞다는거야? /그런게 아니잖아요 말은 똑바로 하셔야죠 머....이런
 
(GM):(하나는 인간회피 하나는 치트로) 평범한연인갈등같은거 정말안겪어봣을거가튼 두놈이
 
dangsa:흐흐....킥킼
 
(GM):만나서 이렇게 지지고볶는다는게
줠라좋구나...
 
dangsa:깜짝이야
 
(GM):ㅋㅋㅋ슬슬가볼까싶어서 브금켯어요
 
dangsa:가바요
60주년을 맞이한 호텔스미스의 브금이...키즈모노가타리
 
(GM):나는 조은데
 
dangsa:아 근데 1960년에 개장한 호텔이 60주년 맞이했다는거보고 약간 인지부조화왔어요
40년전이 아니라고?..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데서 세월감 드러내지마!!!

본편

 

 
어서 오세요, 비즈니스 스미스 호텔에.
 
저희는 설립 60주년 기념 리뉴얼을 끝마쳤습니다.
 
1960년대 옛 느낌 그대로. 색다른, 혹은 추억을 더듬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을 선물해 드리겠습니다.
 
CoC 7th 팬메이드 시나리오
 
「 호텔 스미스의 유령 」
 
w. 냠맹
 
Kpc. 아카시 세이쥬로 / Pc. 마유즈미 치히로
 
 
오후 10시 30분.
 
당신은 캐리어를 끌고 비즈니스 스미스 호텔로 들어섭니다.
 
밝은 조명과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로비의 분위기를 밝혀주지만,
 
발밑에 지는 그림자처럼 마음은 우중충하기만 합니다.
 
6박 7일이라는 끔찍한 일정의 출장과 겹쳐, 오기 전에 아카시와 대판 싸웠기 때문이죠.
 
당분간 얼굴도 못 볼 텐데, 아카시는 바쁘다며 배웅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출장지까지 오는 긴 여행길 동안 메세지 하나, 전화 한 통 하지 않았어요.
 
한 번도 울린 적 없는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기를 어언 스물세 시간 째,
 
이쯤 되면 화해하고 싶은 마음도 쏙 들어가 버립니다.
 
이게 다 누구 탓인데? 열받은 속이 부글부글 끓는군요.
 
이렇게 된 이상 전쟁입니다.
 
이번에야말로 먼저 사과받기 전까지 절대 연락하지 않을 거예요.
 
아카시가 집에서 혼자 뭘 하든, 당신은 5성급 호텔에서 먹고, 마시고, 잘 자면서 즐겁게 지낼 테니까요. [각주:1]
 
바로 이 호텔 스미스에서 말이에요!
 
[지능] 판정. 성공 시 호텔 스미스에 대해 들은 것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마유즈미 치히로: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호텔은 얼마 전 리뉴얼을 거쳐, 60년 전 개관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고 합니다.
 
이런 걸 레트로풍이라고 하던가요?
 
낡았지만 정취 있는 인테리어로 내부를 꾸민 호텔은 확실히 시선을 사로잡는군요.
 
호텔 직원:마유즈미 치히로 씨, 체크인 되셨습니다.
어?
 
프론트의 직원은 바로 앞에 있는 당신을 발견하지 못하고 잠시 시선을 방황하는군요.
 
호텔 직원:(아니 어디 가셨지?)
 
마유즈미 치히로:(이런 일은 이미 익숙하다는 듯 담담한 얼굴로 손을 내밀어 열쇠를 받아가며) 감사합니다.
 
호텔 직원:(헉) 좋, 좋은 밤 되세요...
 
직원이 건넨 낡은 구리 열쇠에는 [504] 라고 적힌 텍이 붙어 있습니다.
 
마유즈미 치히로:(2020년대에 어울리지 않는 열쇠로 된 호텔키를 물끄러미 내려다본다.) 이것도 리뉴얼 했다고 일부러 오래된 물품을 구해온건지... 이정도로 컨셉을 지킬 필요가 있나?
 
당신은 5층까지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로 향합니다.
 
마침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는지 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안에는 아무도 없네요.
 
어라, 그런데…
 
지금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저 사람,
 
아카시 아닌가요?
 
아카시 세이쥬로:(손에 든 작은 템플렛을 향해 시선을 내리깔고 있다가, 도착음과 함께 고개를 들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탄다.)
 
마유즈미 치히로:(엘리베이터에 올라타는 아카시의 뒷모습을 보고 순간적으로 미스디레를 시전할지 고민하다, 그게 통할 상대도 아니고 애초에 자신이 뭐가 당당하지 못해서 숨으려 하는건가 싶어 보무도 당당히 엘리베이터에 그의 뒤를 따라 입성한다.)
 
아카시가 왜 여기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뒤를 따라 엘리베이터에 타려는 찰나입니다.
 
아카시는 따라오는 당신을 아랑곳 않고 닫힘 버튼을 누르고,
 
코 앞에서 엘리베이터의 문은 허망하게 닫혔습니다.
 
마유즈미 치히로:(...??? 방금 저거 아카시 맞았지? 나인지 몰랐다는 변명은 하지마라 애초에 너 그렇게 엘리베이터 앞에 누가 있는데 닫힘버튼 눌러버리는 캐릭터도 아니잖아 그보다 너라면 당연하게 내가 너를 발견하기 몇초전에 먼저 나를 발견해내야지 내가 출장온 호텔쯤이야 니가 알아내는건 누워서 떡먹기 아니냐 그렇게 내가 묵을 장소를 알아내어 프런트에서 열쇠받을 시간까지 계산해가며 엘리베이터에 먼저 타가지고 보란듯이 닫힘 버튼을 눌러버리고 속시원해하는 시나리오를 니가 짤리가 있을리가 너 누구야 아카시세이쥬로 맞냐고 어이)
(...그래서 쟤는 몇층에서 내리는데? 저렇게 생긴 놈이 지구상에 걔밖에 더 있겠냐고 아카시가 맞는건 분명한데... 근데 걔가 대체 왜 이 호텔에서 묵는거냐니까? 묵는다면 몇 박 며칠? 설마 나 따라서 6박 7일은 아니지?)
 
초 장문의 독백이 머릿속에서 몰아치는 동안,
 
엘리베이터는 무심하게 5층에서 반짝 멈췄다가, 아래로 내려옵니다.
 
마유즈미 치히로:(......5층에 오늘따라 빈 방이 많은거일수도 있지.)
 
지능 판정.
 
마유즈미 치히로: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러고 보니 오기 전에 직장 동료에게서 들었던 말이 생각나네요.
 
이 시기에 이 도시에서 축제가 벌어져서, 주변 호텔까지 전부 만석일 거라고 하지 않았나요?
 
임의로 층을 옮길 수도 없겠군요.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의 방, 504호로 들어가는 것뿐입니다.
 
마유즈미 치히로:(나야 회사측에서 한참전부터 일정 잡아줬으니 들어온거지만... 아카시는 어떻게 된거지? 미리 예약해놓지 않았다면 그냥 나 엿먹이려고 같은 호텔에 들어올 수도 없을텐데.)
(아카시라 그런가 엿먹이는 스케일도 크다고 해버리면 끝나는거지만 뭔가 좀 이상하긴 한 것 같기도 하고? ......지금 이거 생각해서 뭐하냐, 들어가서 이제부터 할 일이 산더미라고.)
(손에 들려있는 구리 열쇠를 주섬주섬 들어올려 방문에 꽂고, 빙글 돌려 손잡이를 밀어젖혀 들어간다.)
 
당신이 504호의 문을 여는 순간,
 
먼저 와서 짐을 풀고 있는 선객과 딱! 마주칩니다.
 
아카시 세이쥬로:(의아한 기색으로 문을 돌아본다.)
거기 누구죠?
 
마유즈미 치히로:......? 니가 왜 여기있어?
 
아카시 세이쥬로:......? 그야 제 객실이니까요.
어떻게 들어온 겁니까? (문고리에 꽂힌 키와 상대를 번갈아 쳐다본다.)
 
마유즈미 치히로:(이제는 문을 따고 들어오는 능력까지 갖춘건가 싶어 아카시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위아래로 훑어본다.)
 
아카시 세이쥬로:아, 호텔 프런트 측에서 실수라도 한 건가.
왜 사람을 그런 눈으로 봐요.
남의 객실에 마음대로 들어온 건 그쪽인데.
 
마유즈미 치히로:어떻게 들어왔긴, 열쇠로 들어왔지. 누구 맘대로 남의 객실이래?
그리고 말해두자면 실수라면 네쪽일거거든? 난 몇달 전부터 회사에서 일정 잡혀서 이 호텔에 이날부터 묵기로 예약되어있었으니까. 말도 없이 애인 뒤꽁무니 쫒아서 만실인 호텔에 급하게 방까지 잡아간 누구와는 다르다고.
 
아카시 세이쥬로:제가 체크인했으니 제 객실이죠. 쾌적하게 머물기 위해 이 층을 앞으로 이틀간 통째로 빌렸는데 남이 들어오다니,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가 없네요.
게다가 애인 뒤꽁무니를 쫒아 왔다는 건 누구 얘기예요? 중상모략입니다. 저는 그쪽을 알지도 못하는데.
 
마유즈미 치히로:아니 나도 체크인했다ㄴ... 뭐? 이건 또 무슨 소리야. 가기 전에 좀 싸웠다고 바로 모르는 사람인 척 하기야?
 
아카시 세이쥬로:모르는 사람인 척이라니... 실례지만 정말로 전혀 기억나는 바가 없습니다. 그쪽이 절 다른 사람과 착각한 것 같은데요.
이런 사람을 들여보내다니... 호텔 측에서 실수를 해도 단단히 한 것이 틀림없군. (피곤한 티를 내며 한숨을 쉰다.)
 
마유즈미 치히로:(...이게 무슨 B급 러브코미디 영화에나 나올법한 얘기냐. 싸운 다음날 남친이랑 모르는척 하는 뭐 그런 설정? 근데 아카시가 이딴짓을 한다는게 말이 안되는데.)
(아무튼 이렇게 쟤랑 이상한 설정가지고 실랑이 할 시간 없다고. 핸드폰에서 둘이서 같이 찍은 사진이라도 들이대면 더이상 이 컨셉도 못잡겠지... 설마 스토커니 뭐니하는 얘기 하기만 해봐 이런거 받아줄 여력같은거 없다고.)
 
아카시 세이쥬로:뭐 하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대를 평가하듯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뭐 그쪽이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군요.
정말로 프런트 측의 실수인 모양이니까 가서 얘기해 보죠.
 
마유즈미 치히로:(핸드폰 갤러리를 위로 쓱쓱 올리며 둘이 같이 찍은 사진을 찾아보지만, 아카시 단독으로 나온 사진이 몇장정도 발견되는것에 그친다. 사진찍는걸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렇게까지 같이 찍었던 사진이 없었나 어리둥절한다.)
 
아카시 세이쥬로:(일어서서 상대방 쪽으로 다가간다.) 나가자니까 뭘 하는 거지? 이상한 걸 들고 가만히 서서.
보아하니 말이 통할 것 같지도 않고...
 
아카시가 당신에게 손을 뻗습니다.
 
그런데, 쑤욱! 손이 당신의 팔을 통과합니다.
 
마유즈미 치히로:(놀란듯 눈을 크게 치켜뜨며 아카시의 손과 그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본다.) ...아카시 너 몸을 투명화 시킬 줄도 알았어?
 
아카시 세이쥬로:...... (눈을 크게 치켜뜨고, 놀란 얼굴로 가만히 서서 동공을 좁히고 있다.)
설마... 이 호텔에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당신, 유령인가요?
 
마유즈미 치히로:무슨 말이야 왜 내가 유령이야. 허 참 기가 막혀서... 아카시 네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는 걸 듣게 될줄은 몰랐네.
 
아카시 세이쥬로:...아, 그건가. 유령은 자기가 죽은 것도 모르고 이승을 떠도는 망자라는...
 
마유즈미 치히로:아니 나 안죽었다니까?! 죽었다면 네쪽이... ......아.
 
아카시 세이쥬로:? 뭐 그건 됐나. 아무튼 유령이 실제로 존재할 줄이야. (신기한 듯 상대의 이목구비를 찬찬히 살핀다.)
제 이름은 어떻게 아는 거죠?
아까 보니까 절 알고 있는 것 같았는데. 계속 지켜봐 오기라도 한 건가요?
 
마유즈미 치히로:왜 아냐니...(어이없어 미치겠다는 표정으로 눈만 도르륵 굴려 천장을 한번 바라본 뒤) 자꾸 뭔 말도 안되는 설정으로 나 괴롭히려고 이러는거야? 그래 아카시 어젠 내가 잘못했어 피곤해서 말이 이상하게 나왔나봐. 그래 말이 아다르고 어다른거 맞지 그러니까 이제 그만 화좀 풀고 모르는 척 좀 그만 해봐...
 
아카시 세이쥬로:알 수 없는 말을 하네. 제가 그쪽한테 화가 날 일이 뭐가 있어요.
아, 그러고 보니 그쪽 이름을 안 물어봤네요.
제가 당신을 뭐라고 부르면 될까요?
 
마유즈미 치히로:(그렇게 호소했는데도 돌아오는 대답에 말문 막힌 표정으로) ...누가 연기 못하면 아카시가 아니라고 부정하기라도 했대? 끝까지 이러기야 진짜? 대체 왜이러는건데. 설마 제3의 인격이 튀어나와서 기존의 기억을 다 잃어버렸다던가 그런거 아냐?
 
아카시 세이쥬로:대화가 맞물리질 않는군...(차분하게) 그쪽은 저를 알고 있는 모양인데, 아마 지금 눈 앞의 '저'는 당신이 아는 사람이 아닐 겁니다. 저는 그쪽 처음 보니까요. 알았다면 아마... 음,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전생이라던가 그런 거 아니었을까요?
봐요. (별안간 손을 덥석 잡는다.)
 
역시나, 이번에도 아카시의 손은 당신을 통과합니다.
 
마유즈미 치히로:...이게 뭐. 내 팔이 아니라 네 손이 투명해서 통과하고 있단 생각은 안해본거야?
 
아카시 세이쥬로:글쎄요. 다른 물건들은 멀쩡히 만질 수 있는걸요. (침대 옆 협탁의 탁상시계를 집어들었다가 내려놓는다.)
저는 산 사람이고, 당신은 죽은... 실례. 아무래도 저희는 다른 시간대를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마유즈미 치히로:(이렇게 되니 스스로도 의심쩍어져 자기도 침대의 탁상시계를 집어들어본다. 아까 핸드폰은 분명히 만졌었는데?)
 
이럴 수가!?
 
탁상시계는…
 
멀쩡히 집어들어집니다.
 
마유즈미 치히로:......
 
아카시 세이쥬로:......흠.
솔직히 제게는 폴터가이스트 현상처럼 보이지만, 그건 그쪽한테도 마찬가지일 테고.
 
마유즈미 치히로:누구 맘대로 죽은 사람으로 만들래. 아무리 존재감 없이 살아왔다지만 죽은놈 취급은 너무하잖아.
 
아카시 세이쥬로:정체를 알 수가 없네요.
좋습니다. 유령이라는 호칭은 거부하시는 것 같았으니, 다르게 불러드리겠습니다.
 
 
아카시 세이쥬로:뭐라고 불러드릴까요? 기왕이면 이름이 좋겠는데.
이름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그쪽은 제 이름을 알고 있는데, 저는 모르니까요.
 
마유즈미 치히로:...마유즈미. 마유즈미 치히로.
까먹은 설정은 그렇다 치고... 아니 이제 설정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런데 '이름이 있다면'이 뭐냐, 살다살다 이름도 없는 사람 취급 받은건 처음이라 좀 어질어질한데.
 
아카시 세이쥬로:그야 이름은 있겠지만, 마유즈미 씨가 망자라면 기억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마유즈미 치히로. 그게 당신의 이름이군요. (혼잣말로) 내일 누군가에게 조사를 의뢰해 볼까...
 
마유즈미 치히로:...망자면 본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전설도 있던가? 어쨌든 이 얘기는 됐고, 그래서 어쩌다가 방이 겹치게 된건지 프런트에 가서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
 
아카시 세이쥬로:물어볼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서로를 통과하는 걸로 봐서, 소용 없겠다고 판단했어요.
여긴 올해 개관한 호텔이면서, 벌써 유령 소동이 몇 번이나 벌어졌거든요.
관계자들은 전원, 전혀 영문을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더군요. 말해 봐야 소란이나 벌어질 겁니다.
 
마유즈미 치히로:그런가... 그건 그렇고, 너 이 호텔에 이틀동안 묵는건 어떻게 된 일이야? 게다가 이층을 통째로 빌리기까지 했다니. 너 평소에 그런 스타일 아니잖아. 그리고 무슨 볼일이 있다고 여길...
 
아카시 세이쥬로:처음에 들어오셨을 때 회사 일 때문이라고 하셨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층을 통째로 빌린 건 요즘 주변에서 조금, 사건 사고가 많아서.
그나저나 '평소 그런 스타일 아니다' 라니, 정말 저를 잘 알고 계신다는 투네요.
 
마유즈미 치히로:...내가 네 애인이었, 아니 애인이라고 말하면 안믿을거잖아. 이쯤되면 내가 망상증에 걸린건지 네가 기억상실증에 걸린건지 모르겠다.
 
아카시 세이쥬로:애인이었다고요?
......왜지? (놀랐다기보다는 재미있다는 듯한 어조로 말하며 마유즈미를 빤히 본다.)
 
마유즈미 치히로:왜, 너같은 도련님이 어쩌다 나같은 존재감 없는 놈을 만났는지 궁금해?
 
아카시 세이쥬로:아, 그런 의도로 한 말이 아니었어요. 단지 저는 호텔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 제 연인이라고 하니까 신기해서.
 
마유즈미 치히로:그래 그럴수도 있겠네. ...아. 존재감 없다고 하니까 생각났다.
너 아까 엘리베이터 탈 때 내 눈앞에서 닫힘버튼 누르는거 뭐였냐. 설마 내가 있는지 몰랐던거야? ...이러면 좀 심각하긴 하네.
 
아카시 세이쥬로:엘리베이터요? 전혀 몰랐어요. 마유즈미 씨를 본 건 이 방에서가 처음이에요.
저도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아까 들고 계시던 손바닥만한 물건은 뭔가요? 한 번도 본 적 없는 물건이었어요.
 
지능 판정.
 
마유즈미 치히로: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마유즈미 치히로:...설마 이 책 말하는거야? (가방안에 들어있는 라노베를 주섬주섬 꺼내든다.)
 
아카시 세이쥬로:아니요, 책이 아니라 얇은 판 같이 생긴 물건이었습니다.
이 책도... 특이하네요. 이런 느낌의 삽화도 본 적 없긴 마찬가지예요.
 
마유즈미 치히로:그러시겠지. 참고로 삽화가 들어있다고 해서 그림책은 아니니까. ...몰라도 상관 없는 얘기지만 괜히 다른데에서 아는척하다가 창피당하지 말라고.
(머쓱해하며 라노베를 다시 가방에 집어넣는다. 하긴 여기에 들어온 이후 라노베를 꺼내든 적이 없는데 지레 찔려서...)
 
이런 세상에, 보는 사람이 다 민망합니다.
 
지능 판정.
 
마유즈미 치히로: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까 들고 있던 거라면 혹시 스마트폰을 말하는 게 아닐까요?
 
그러고 보니, 아카시가 호텔에 대해 뭐라고 했죠?
 
올해 개관했다고 말했던 것 같아요, 분명히.
 
마유즈미 치히로:잠깐...... 이건 상상도 못했는데. 내가 이 대사를 치게 될 줄은 몰랐다.
오늘이 몇년 몇월 며칠이지?
 
아카시 세이쥬로:? 1961년 11월 1일입니다.
 
마유즈미 치히로:(순간 아찔해진 정신에 이마를 부여잡으며 혼자 중얼거린다.) ......내가 최근에 타임슬립물 라노베를 읽은 적이 있던가? 거기에서도 1장에 이런 내용이 들어있었던 것 같은데. 시간대가 이상하단걸 겨우 눈치챈 주인공이 방금전까지 대화를 나누던 상대방의 양 팔을 붙잡고 오늘이 며칠이죠? 아니 몇년이죠? 뭐 이런 구린 대사 내뱉고서 그 상대방에게 미친놈 취급을 받는 클리셰 같은거...
이제 알았다. 나는 비일상을 동경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1학년학생회장농구부부장빨간머리오드아이이중인격도련님에게 간택되는 정도의 비일상을 원하고 있었다는걸 말야...
 
아카시 세이쥬로:......?
무슨 말씀이신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광인 취급은 하지 않아요. 저도 제 손이 마유즈미 씨를 통과하는 걸 봤으니까요.
 
마유즈미 치히로:아니 그게아니라......
됐다. 더이상 이거까지 설명할 자신도 기력도 없어.
 
아카시 세이쥬로:그러니까 즉, 당신은 미래에서 왔다는 거 아닌가요? 라노베나 오드아이 같은 단어는 의미를 모르겠지만요.
 
마유즈미 치히로:...그래. 역시 머리회전이 빨라서 좋네.
 
아카시 세이쥬로:그리고 미래에서, 저를 닮은 사람과 연인이시고요.
 
마유즈미 치히로:닮았다고 하기엔 너무 본인 그 자체인데. 이름이나 행동거지나 말투나...
아니 아예 다른점이 없어.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 말곤?
 
아카시 세이쥬로:전생의 인연 같은 걸지도 모른단 얘기는 농담이었지만, 이제 보니 정말일지도 모르겠군요. 제가 그 전생 쪽일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았던 터라 놀랍지만요.
마유즈미 씨에게 오늘은 몇 년도 몇 월 며칠이죠?
 
마유즈미 치히로:2021년 11월 1일.
 
아카시 세이쥬로:딱 60년 후로군요. (신기해서 조금 웃는다.)
 
마유즈미 치히로:이 호텔, 개관 60주년 기념이라면서 인테리어도 싹 레트로풍으로 리모델링 했다고 들었는데 진짜 60년 전 인테리어일줄은 몰랐지...
 
아카시 세이쥬로:왜 정확히 60년 후의 미래의 연인과 만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고 보니, 연인이 있으시다면서 혼자 오셨네요. 일이라서 그런 건가요?
 
마유즈미 치히로:(상대방이야 본인 일이라고 생각 않겠지만, 마유즈미 본인한테는 그 애인인 아카시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하자니 영 묘한 기분이 든다.)
그래. 출장오느라 잡은 호텔이거든. 그리고 일정이 6박7일인데 아무리 그래도 보통 애인이랑 이렇게 길게 호텔로 놀러오진 않지 않나? ...그정도로 대단히 좋은 체력을 가지진 못한 몸이라.
 
아카시 세이쥬로:...아, 그렇군요. (미래의 나는 저 사람이랑 대체 뭘 하는 걸까...) [각주:2]
 
마유즈미 치히로:아무튼 그래서... 일단 출장때문에 여기에 7일간 머물기로 예약을 걸어놓긴 했지만 60년을 거슬러 올라와버렸으니 이제 뭘 어떻게 해야할지 감도 안잡히네.
 
아카시 세이쥬로:거슬러 올라왔다기엔 마유즈미 씨는 이 시간대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데요.
 
마유즈미 치히로:애초에 쓰는 화폐도 다를거 아냐. 그럼 나 지금 무일푼 빈털터리 신세인거야?... 나중에 호텔 체크아웃은 할 수 있으려나. 아니 그리고 체크아웃 한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거지?
 
아카시 세이쥬로:복도에 나가서 확인해 보시겠어요? 올해, 그러니까 1961년의 호텔 스미스 5층은 제가 전부 빌려서 아무도 없지만, 마유즈미 씨의 시간대에서는 누군가 같은 짓을 한 것이 아닌 이상 다른 사람들이 있을 테니까요.
 
마유즈미 치히로:...생각해보니 그러네. 애초에 내가 60년전으로 온게 아니라 네가 60년 후로 온 거일 수도 있잖아?
 
그럼, 함께 복도로 나가 확인해 볼까요?
 
마유즈미 치히로:하여간... 네가 너무 당연한 것처럼 말하니까 당연히 내쪽이 시간이동을 한 줄 알았지. (자리에서 일어나 자연스럽게 아카시의 손목을 붙잡고 현관문쪽으로 그를 데리고 나간다.)
 
아차, 그러고 보니 서로 만질 수가 없었죠.
 
당신의 손은 아카시의 손목을 통과해버리고 맙니다.
 
아카시 세이쥬로:(정말 재미있는 사람이야...)
 
마유즈미 치히로:......(현관문 앞까지 가고나서야 그를 붙잡은 줄로만 알았던 텅 빈 손을 내려다본다. 이내 고개를 아카시쪽으로 치켜들고 그에게 손짓을 한다.) 너도 따라나와. 둘이 같이 확인해야 나중에 의심을 안하지.
 
함께 복도로 나가자,
 
마침 한 객실 문을 열고 나오는 일가족이 보입니다.
 
밤 마실이라도 나가나 봐요.
 
마유즈미 치히로:어, 저기 다른사람이 보이는데.
그럼 이 5층에 다른 투숙객이 있단 소리는... 네가 시간여행을 한게 맞다는거야?
 
그때, 너댓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두 사람을 향해 뛰어옵니다.
 
어? 아카시의 품 속으로 뛰어드나 싶더니 …
 
그대로 아카시를 통과합니다.
 
여자1:얘, 아무리 아무도 없어도 그렇게 복도에서 뛰면 안된다고 했잖니!
 
아카시 세이쥬로:아무도 안 보이는데요?
 
마유즈미 치히로:...어?
 
두 사람의 목소리가 겹칩니다.
 
아이1:아니야 엄마, 여기 누구 하나 있어!
 
여자1:응? ...(마유즈미를 보고 깜짝 놀라더니 아이에게) 아이고, 그럼 더 뛰면 안 되지. 어서 가자.
 
마유즈미 치히로:(뭔가 알아낸듯한 표정으로, 그러나 긴가민가하며)...방금 어떤 어린애가 널 통과해 지나갔잖아. 그거 못봤어?
 
아카시 세이쥬로:네. 여긴 아무도 없고, 제가 이 층에 왔을 때 그대로입니다.
흐음... 아무래도 저희는 각자의 시간대에 그대로 있고, 어째서인지 서로를 볼 수 있을 뿐인 것 같군요. 그마저도 만지는 등의 간섭 행위는 할 수 없고요.
정말 기묘한 호텔이에요. (태연하게) 방으로 돌아갈까요?
 
마유즈미 치히로:...그래. (혼자 중얼거리며)굳이 말 안해도 알아서 다 정리해주는 이런 캐릭터가 라노베에 나오면 스피드왜건이냐고 욕먹지... [각주:3]
 
방으로 돌아온 아카시는 아무렇지도 않게 잘 준비를 합니다.
 
당신도 내일을 위해 자야 하는데,
 
과연 잘 수 있을까요……
 
마유즈미 치히로:근데 여기 침대 하나밖에 없지않아? ...어떻게 자려고?
 
아카시 세이쥬로:어차피 통과하니까, 겹쳐진 채로 자면 되지 않을까요.
 
마유즈미 치히로:......장난으로 한 말이지?
 
아카시 세이쥬로:불편하시다면 제가 방을 옮기죠. 어차피 이 층은 전부 비어 있으니까요. [각주:4]
 
마유즈미 치히로:아니 너한테야 방들이 비어있는것처럼 보이겠지만...(옆방의 모르는 사람이 누워있는 침대위에 누워, 자신도 모르는 채 그 모르는 이와 몸을 겹친 채 자는 아카시를 상상하고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 사람 꿈자리 사나워지겠는데. 뭔가와 몸이 겹쳐진 채 자는 경험도 쉽게 해볼 수 있는게 아니지... 아니 그런 뜻 말고. (아카시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지레 제 발 저린 채 말을 얼버무린다.)
 
아카시 세이쥬로:...(조금 차게 식은 눈길로 마유즈미를 보다가)
원래는 제가 방에서 나가야 하는 이유도 모르겠고, 어차피 제 몸에 손을 대지 못하신다는 것도 확인했으니 그냥 잠들 생각이었지만, 마유즈미 씨가 밤새 저 때문에 잠을 설치느라 소음이라도 낸다면 이쪽도 곤란하거든요.
저도 내일 일이 있는지라. 어서 결정해 주세요. (말끝에 작게 하품을 한다.)
 
마유즈미 치히로:아니 뭐... 너랑은 같은 침대에서 많이 자봤으니까 딱히 잠을 설칠 일도 없을 것 같은데. 몸까지 투명하면 자면서 방해될 일도 없으니 오히려 더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님... 여기 침대 넓은 편이니까 아무리 그래도 겹쳐진 채 자는건 좀 그럴 것 같으면 대충 반씩 나눠서 자던가
 
아카시 세이쥬로:...그건 '저'인게 아니겠지만요.
 
마유즈미 치히로:...아무튼. 행동하는거 보아하니 잠버릇도 똑같을 것 같은데 나한테는 그냥 같은 사람처럼 느껴지거든.
 
아카시 세이쥬로:제 잠버릇이 어떤데요?
 
마유즈미 치히로:...(그 장본인에게 잠버릇을 말해주는 것과는 또 조금 다른, 마치 쌍둥이의 다른 한쪽에게 사생활을 얘기해주는 느낌이 들어 미묘해진다.) 글쎄. 애초에 잠버릇이라고 할만한게 없어. 누우면 그냥 쥐죽은듯이 숨소리만 내고 그대로 자거든.
가끔 유난히 피곤한 날에는... 이불이나 옆에 있는 무언가를 껴안고 자는 버릇정도는 있긴 하지만. 침대에 베는것 말고 다른 쿠션이 없어서 혼자 잘때는 그냥 좀 웅크리고 마는 것 같더라고?
 
아카시 세이쥬로:잠버릇까지 같긴 하네요. 그래도 같은 사람으로 보는 건 연인이라는 그분께 실례 아닌가요?
우선 당신의 연인이란 건 아무리 저와 닮았다 해도 여성일 테고요.
 
마유즈미 치히로:.........
60년대 일본에는... 하긴 그럴만도 하지.
 
욕실은, 당연하지만 하나입니다.
 
피곤한 하루였지만 자기 전에 씻는 걸 빼놓을 순 없겠죠?
 
마유즈미 치히로:그래서 누가 먼저 씻을거야?
 
아카시 세이쥬로:어차피 서로에 의해 공간의 제약을 받지는 않을 테니 동시에 씻으면 시간이 단축되겠네요.
 
마유즈미 치히로:......네가 그정도로 효율을 극한으로 따지는 놈인줄은 몰랐는데. 뭐 나야 항상 하던거니 상관 없긴 하지만.
 
아카시 세이쥬로:(표정 변화 하나 없이) 농담이었습니다. 먼저 씻고 올게요.
 
마유즈미 치히로: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항상 하던거란건 꼭 그런거 말하는거 아니다. 농구하고 와서 부실에서 씻을때...(갈아입을 옷을 챙긴 채 먼저 욕실로 향하는 아카시의 뒷모습을 바라보며)야 듣고있냐?!
(이미 욕실로 사라진 아카시에게서 시선을 떼고 중얼거린다.) ...하긴 그것도 벌써 몇년전 일이긴 하네. 따져보면 항상 하던게... 그게 맞긴 할지도.
 
들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카시는 욕실 문 뒤로 사라졌습니다.
 
당신은 어렴풋이 들려오는 물소리를 배경으로 그제서야 한 숨 돌립니다.
 
마유즈미 치히로:그나저나 베개가 두개 필요한데. 침대위에 놓인게 하나밖에 없던가? (침대쪽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침대는 두 사람이 못 누울 정도는 아니지만, 역시 1인용입니다.
 
그야 일인실이니까요. 베개는 하나뿐이네요.
 
마유즈미 치히로:...프런트에서 하나 더 공수해올 수 없나? 내선전화가 어디있더라...
 
앗, 어느새 물소리가 끊겼습니다.
 
마유즈미 치히로:근데 이거 베개가 호텔용이라 그런가 되게 큰 편인데 두개가 다 들어갈 수 있을까. (끼익 하며 욕실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수증기가 문밖으로 삐져나오는걸 발견하고)...앗 아카시 벌써 나왔어?
 
아카시 세이쥬로:(수면가운 차림으로 욕실에서 나온다.) 욕실 다 썼습니다.
아직 안 사라지셨네요. 씻고 나와 보면 사라져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마유즈미 치히로:됐고, 베개 프런트에 말해서 하나 더 가져올까 하는데 어떤 것 같아? 너무 좁아지려나?
정 안되면 베개 양 끝을 베던가 아니면... 네 말대로 겹쳐서 자는 방법도 있으니까 나 샤워하고 올 동안 네가 알아서 정해. (잠옷용 실내복을 챙겨들고 욕실로 향한다.)
 
아카시 세이쥬로:상관없어요. 베개는 제가 얘기해서 받아 놓을 테니 씻고 오세요.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아카시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정말 사라진 걸까요?
 
관찰 판정.
 
마유즈미 치히로: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자기가 말한 대로 씻고 나오는 새에 사라졌나 봐요.
 
대체 뭐였을까요.
 
급격히 몰려드는 피로감에 침대 위에 앉으면,
 
뭔가 서늘한 느낌이 듭니다.
 
앉은 자리를 보자, 사람의 발끝 같은 것이…… 당신의 다리 위로 튀어나와 있습니다.
 
San C(0/1)
 
마유즈미 치히로: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카시입니다. 침대 위에서 자고 있는 것을 못 보고, 그만 그 위에 앉아버렸군요.
 
잠든 얼굴은 얄미울 정도로 평온합니다.
 
마유즈미 치히로:(어이없음에 중얼거리며) ...집에 아카시 한대 있으면 에어컨이 따로 필요없겠는데. 아주 서늘하고 좋아?
 
오늘 밤, 잠들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엉망진창인 밤을 보내고 아침이 밝았습니다.
 
당신은 알람 소리를 듣고 눈을 뜹니다.
 
동시에 무언가 허전함을 느낍니다.
 
돌아보니, 옆에서 자고 있던 아카시의 유령(?)이 보이지 않습니다.
 
방 안을 둘러봐도 짐이나 가방 같은 그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간밤에 꿈이라도 꿨던 걸까요?
 
마유즈미 치히로:뭐지... 이틀간 빌린댔으면서 하루만에 가버리면 어떡해. 아무리 아카시라지만 이렇게 쓸데없이 돈낭비 해도 되는거냐고... (막 일어나 잘 돌아가지 않는 머리때문인지, 지금상황에서 아무래도 좋을 말들을 중얼거린다.)
 
출근을 위해 씻고 옷을 갈아입은 후, 조식 뷔페를 먹으러 내려갑니다.
 
그런데 어째 조금 소란스럽네요.
 
EVENT. 유령 목격담
 
남자1:정말 봤다니까!
 
어떤 사람이 호텔 직원을 붙잡고 뭔가 큰 소리로 항의하고 있습니다.
 
남자1:정말 봤다고! 유령이 아무렇지도 않게 내 방에 들어와서, 옆에 누웠다고!
새벽 중이라 불도 다 꺼 놓고 있었는데, 옆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서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그래서, 어? 불을 켰더니 그 녀석, 비명을 지르면서 뛰쳐나갔다고! 그, 그 와중에 내 몸을 통과해서 말이야!
왜 유령 같은 게 호텔에 있는 건데!!
 
호텔 직원은 당황하며 상대를 달래고 있으나, 이 대치가 쉽게 진정될 것처럼 보이진 않네요.
 
그들을 보며 쑥덕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듣기 판정.
 
마유즈미 치히로: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1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남자2:진짜 시끄럽다, 그치?
 
여자2:아, 나 그러고보니 들은 적 있어. 호텔에서 유령 나온다는 이야기.
 
여자2:그런데 그게 단순한 유령이 아니라, 어떤 사람의 환생을 보게 되는 거래.
 
남자2:환생이라니?
 
마유즈미 치히로:(...환생? 죽은 자가 살아 돌아오는 것 말인가?)
 
여자2:60년 전에도 이런 일 있었다고 했잖아. 그때 자기가 연인의 환생이라고 밝힌 유령을 만났다더라. 그 사람이 쓴 글이 신문에 투고된 적 있대.
엄청 옛날이야기라서 나도 어쩌다가 본 건데, 맞다. <환생은 정말로 존재하는가?>라는 제목이었어. 인터넷에 치면 나오려나?"
 
자료조사 판정.
 
마유즈미 치히로: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검색 결과 어떤 블로그에서 글을 발견합니다.
 
<공포, 괴담, 미스테리> 카테고리에 있는 오래된 게시글이군요.
 
아무거나
 
글을 읽은 후 지능 판정.
 
마유즈미 치히로:
지능 [각주:5]
기준치: 70/35/14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역시 내가 만난 유령은 아카시의 전생인 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글에서도 유령은 사라졌다고 하니 앞으로 다시 만날 일은 없겠죠.
 
……과연 없을까요?
 
찝찝한 마음을 접고 식어버린 아침을 먹습니다.
 
이제 일하러 가야 할 시간이니까요.
 
당신은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갑니다.
 
택시를 기다리는데 불현듯, 알 수 없는 시선을 느낍니다.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기분이 느껴지지만, 그 기분은 금방 사라집니다.
 
당신은 잠깐 만났던 유령을 떠올리며 출근합니다.
 
그야말로 하룻밤의 꿈 같은 일이었군요.
 
…하지만 이게 웬일!
 
퇴근하고 호텔로 돌아온 당신은 다시 아카시와 마주칩니다.
 
상대방도 굉장히 어이없다는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군요.
 
아카시 세이쥬로:...또 보네요.
 
마유즈미 치히로:...그러네.
내 기준으로는 아침에 일어났더니 네가 없었는데 너는 그 반대였어?
 
아카시 세이쥬로:반대라고 할까, 마찬가지라고 할까. 일어나 보니 보이지 않아서 영영 사라진 줄 알았어요.
곤란하게 됐군요. 여기서의 일이 길어져서 앞으로 일주일은 더 호텔에 머무르도록 일정이 변경되었는데.
그동안 내내 유령과 같은 방을 쓰게 생겼네요.
 
마유즈미 치히로:내기준에선 너도 유령이거든. 아무튼... 그럼 너는 오늘 하루종일 뭐하고 온거야? 뭐 어제 주변에 사건사고가 많아서 이 층을 통째로 빌렸다고 하는 얘기는 들었지만.
 
아카시 세이쥬로:일했습니다. 마유즈미 씨는 언제까지 여기 머문다고 하셨죠?
6박이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이것도 참 신기한 우연이네요.
 
마유즈미 치히로:그러게. 마치 누가 짠것마냥...
그나저나 너는 지금 직업이 뭐야? 60년대의 아카시가 하는 일이라니 좀 궁금해지는데. 뭐 대충 짐작은 가겠다마는..
 
아카시 세이쥬로:사업이요. 아, 모레 하루는 자리를 비울 거예요. 다른 도시에 볼일이 있어서.
 
마유즈미 치히로:그래?... 그럼 가문을 물려받고 있지는 않은건가?
 
아카시 세이쥬로:...피곤한 것 같네요. 고작 하룻밤 같이 지낸 당신에게 무슨 동거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다니.
 
마유즈미 치히로:...미안. 내 입장에서야 편하지 너한테는 내가 어제 처음본게 다인 상대인걸 자꾸 잊어버리네.
 
아카시 세이쥬로:뭐, 당신이 제 시대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을 테니 말해 드려도 상관없지만요. 하지만 지금은 쉬고 싶습니다.
 
테이블 옆 1인용 카우치에 폭 앉는 그의 얼굴은,
 
당신만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는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마유즈미 치히로:(드물게 피로한 모습을 보이는 아카시를 잠시동안 바라보다가) 그래. 보니까 아버지 관련해서 무슨 일 있었던 것 같은데 오늘은 그냥 푹 쉬어.
 
아카시 세이쥬로:(가만히 마유즈미를 노려본다.)
아버지와 관련해서 뭔가 이야기한 적은 없는 걸로 아는데.
(시선을 거두었다.) ...아니, 됐어요. 모르는 사람이 저를 아는 것처럼 구는 것은 좋아하지 않지만, 마유즈미 씨가 그러는 것은 왠지 그렇게 거부감이 들진 않네요.
흐음, 역시 유령이라서 그런 걸까...
 
마유즈미 치히로:유령 아니라니까...
...어쨌든 날 모르는 너한테 할만한 말은 아니었는데. (마른 세수를 하며) 그냥... 여기 오기 전날에 너랑 똑같이 생긴 애인이랑 좀 다투고 제대로 화해도 없이 계속 지내고 있는 거라서 자꾸 널보면 걔라고 생각하고 대하게 된다. 이해 좀 해줘.
(아까 식당에서 들은 환생이니 뭐니 하는 말은 내일에나 해야겠군... 괜히 피곤해 보이는 애 건드려서 좋을게 없으니까.)
(화제 돌리는 티를 팍팍내며) 그래서 밥은 먹었어?
 
아카시 세이쥬로:식사는 했죠. 그런데 그, 애인과 다투었다는 이야기 말이에요.
 
마유즈미 치히로:어? 어. (또 무슨 말을 하려고...)
 
아카시 세이쥬로:사실 그렇게 흥미가 있는 건 아니었는데 마유즈미 씨가 말을 돌리니까 어쩐지 궁금해졌어요.
그럼 마유즈미 씨는 원래 늘 그렇게 만사에 흥미 없다는 표정을 하고 사시는 게 아니라, 애인과 다툰 후의 저기압이어서 그랬던 건가요?
 
마유즈미 치히로:......둘 다일걸.
 
아카시 세이쥬로:(재밌다는 듯 작게 소리내어 웃는다.)
그래서, 애인과는 왜 다투었죠? 아니, 질문을 바꿀게요. 화해는 왜 아직 안 하셨어요?
 
마유즈미 치히로:............
 
아카시 세이쥬로:아, 비난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보아하니 화해하고 싶어하시는 것 같은데 안 하고 있다니 의아해서요.
 
마유즈미 치히로:(자신의 환생과 사귀는 사람이 남자니 자신의 환생은 여자일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60년대 보수도련님에게 이걸 대체 어떻게 설명을 드려야 하는거냐...)
(이거 얘한테 잘못 설명했다가 아카시 아버지랑 똑같은 반응 보이는거 아냐? 이러면 나 진짜 상처다 아무리 전생이라고는 하지만 본인에게 헤어짐을 종용당하는거나 마찬가지잖아...)
 
아카시 세이쥬로:대답하기 싫으시면 안 해도 돼요.
 
마유즈미 치히로:아니 그게 아니라......
 
아카시 세이쥬로:(일어서서 창가로 다가간다.) 물론 화해란 건 혼자서 하는 건 아니죠. 하지만 그녀가 그렇게나 저와 닮았다면, 마유즈미 씨와 교제한다는 건 마유즈미 씨를 굉장히 좋아해서가 틀림없을 거예요.
그러니까, 마유즈미 씨가 화해의 제스처를 건넨다면, 분명 거절하지 않을 겁니다.
 
마유즈미 치히로:그래... 그렇겠지.
......참고로 이제껏 네가 놀라 기절할까봐 굳이 말 안했었는데, 그녀가 아니라 그야. 내 애인이란 놈은.
 
아카시 세이쥬로:...아. 죄송해요. 실례가 많았네요.
 
마유즈미 치히로:...60년대 일본에도 성적 마이너리티라는 개념정도는 퍼지기 시작한 시기 아니었나? 들어본 적은 있었을텐데.
물론 뭐... 지금 시대에도 보편적으로 남자의 짝은 여자라는 인식이 강하긴 하니까. 네가 그렇게 생각하는것도 무리는 아니야.
(난 지금 그 남자애인인 장본인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냐... 생전 다른 친구나 부모님에게도 해본 적 없는 커밍아웃을.)
 
아카시 세이쥬로:실은 아무리 닮았다고 해도 어째서 그렇게 바로 애인을 겹쳐 본 걸까 궁금했는데, 이제야 알겠어요. 완전히 제 실수입니다.
 
마유즈미 치히로:(과거의 아카시에게 자신들의 만남이 부정당하지 않은것에 뭔가 벅차오르는 기분이 되어 침대에 앉은 채 괜히 양말 속 발가락을 꼼질거린다.)
 
아카시 세이쥬로:방금 한 얘기가 어쩐지 갑자기 조금 낯이 뜨거워지네요.
미래에서 온 당신의 애인인 '저'와, 지금의 저 사이에 있다고 생각했던 다른 점이 없어져서일까요?
물론, 당신의 애인과 제가 다른 존재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마유즈미 치히로:지금까지는 성별이 다르니 걔가 나랑 뭘 했던간에 너하곤 아무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거야?
뭐...사실 그게 맞는 말이긴 하지만. 오히려 사실을 알고나니 이제서야 의식하기 시작했다는게 더 신기한데.
 
아카시 세이쥬로:제가 마유즈미 씨를 의식하기 시작한 게 기쁜가요?
 
마유즈미 치히로:기쁘...다기보단 뭐라고 해야할까. 내입장에서는 너한테 내가 막 어제 만난 약간 이상한 사람으로만 인식되는게 뭔가 인지부조화가 왔다고 해야하나?
나한테는 너나 걔나 똑같은 아카시 세이쥬로로 보일 뿐이거든. 나를 모른다는 것만 빼고는
 
아카시 세이쥬로:의식했다는 건 농담이니 그렇게 심각한 얼굴로 대답하지 않아도 돼요.
후후, 미래의 '저'의 것을 빼앗을 마음은 없으니까요.
 
마유즈미 치히로:...그래. 어제오늘따라 농담이 많네.
 
아카시 세이쥬로:...그러고 보니 지금은 이 주변에서 축제를 하고 있는데, 마유즈미 씨의 시간대에서도 그런가요?
 
그때, 창문 너머로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카시가 커튼을 걷어올립니다.
 
창 밖을 내다보자 축제가 한창 진행 중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거리를 따라 행진하며 노래를 부르고, 불꽃놀이를 보며 웃고 있습니다.
 
아카시 세이쥬로:(마유즈미를 돌아보며) 당신의 눈에는 무엇이 보이나요?
 
마유즈미 치히로:(별 생각 없이 가볍게 대답한다.) 불꽃놀이? 그러고보니 이 시기에 이 도시에서 축제가 열린다고는 들었는데.
 
아카시 세이쥬로:60년 후에도 축제가 이어지고 있나 보네요.
 
마유즈미 치히로:아... 너한테도 보이는구나.
 
아카시 세이쥬로:제가 보는 축제는 올해 처음으로 열린 거예요. 앞으로 매년 이어 갈 거라고 시장이 호언장담을 했었는데, 잘 된 일이죠.
그 덕에 저희가 같은 풍경을 보고 있는 거잖아요?
 
마유즈미 치히로:되게 잘 아네. 굳이 호텔을 잡은걸 보면 여기 지역 주민인건 아닐테고...
 
아카시 세이쥬로:60년의 시간을 넘어 같은 풍경을 본다니, 신기한 기분입니다.
당신과 만난 것도 신기한 일이죠... 이 호텔에는 대체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걸까요.
 
마유즈미 치히로:그러게. 보니까 우리 말고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일을 겪는 것 같던데.
...피곤하겠다. 오늘은 좀 일찍 잘래?
 
아카시 세이쥬로:그래요.
안녕히 주무세요, 마유즈미 씨.
 
아카시는 일찍 잠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조금이라도 뒤척이거나 소리를 내면, 금방 눈을 뜨거나 몸을 뒤척이는군요.
 
이런, 깨울 생각은 없었으나 잠귀가 밝은 모양입니다.
 
결국, 당신은 옴싹달싹 못한 채 가만히 누워 눈만 깜빡이게 됩니다.
 
마유즈미 치히로:(...오늘도 "아카시"한테 연락이 안왔네.)
(호텔에서 계속 똑같은 외형 똑같은 성격 똑같은 말투를 가진 사람과 대화하고 있다보니 현실감각이 약간 비틀어졌지만... 아직 우리는 싸우고 계속 연락도 안하고 있는 상태인거지.)
(...내일 일어나면 전화라도 해봐야겠다. 아침이 되면 아마 또 여기 아카시가 사라져있을거니까...)
 
이렇게 또 하루가 깊어 갑니다.
 
……
 
호텔 스미스에서의 두 번째 아침이 밝았습니다.
 
이번에도 눈을 뜨니 아카시가 보이지 않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고 로비로 내려온 당신은, 호텔 직원들이 조금씩 수군거리는 것을 발견합니다.
 
<듣기> 판정을 통해 이야기를 엿듣을 수 있습니다.
 
마유즈미 치히로: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호텔 직원:벌써 내일이지? 1101호 손님, 결국 안 오려나?
벌써 60년이나 지나기도 했고... 매니저님도 아마 안 올 거라고 하시던데.
 
신입 호텔 직원:뭔데요? 무슨 얘기예요?
 
호텔 직원:그게, 60년 전에 이 호텔에 투숙한 어떤 손님이 똑같은 방을 60년 후에 빌리겠다고 했었대.
사실 말이 안 되는 일이었는데... 거금을 내고 반드시 빌려야 한다고 소란을 피워서 방을 내줬다고 하더라고.
그게 한 일주일 전부터였을 거야. 내일은 마지막 날이고. 그런데 얼굴 한번 안 비춰서... 마지막까지 올지 안 올지를 이야기하고 있었어.
 
신입 호텔 직원:아, 그 이야기 저도 들었어요. 투숙 기간 동안 절대 방에 들어오지 말라는 말도 했다더라고 하는 그 얘기 맞죠?
 
이야기를 들은 후 당신은 출근길을 서두릅니다.
 
민첩 판정.
 
마유즈미 치히로: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맞은편에서 검고 지저분한 후드의 남자가 다가옵니다. 당신을 못 본 것 같네요.
 
당신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남자와 잠깐 부딪히나, 무언가 사과의 말을 건네기도 전에 그 사람은 사라집니다.
 
어쩐지 하늘이 우중충한 기분이 듭니다.
 
-
 
해가 저물어 갑니다.
 
당신은 호텔로 되돌아가기 위해 축제가 한창인 거리를 걸어 다닙니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거리를 가로등이 비추고,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오늘도 아카시는 방에 있을까요?
 
그때 누군가의 부름이 의식을 건드립니다.
 
노인:거기 가는 자네. 이상한 일에 휘말렸구먼?
 
마유즈미 치히로:(노인이 자신을 한번에 알아차렸다는 사실에 약간 당황하며) ...예?
 
노인:이리 와 보게. 점을 봐주겠네.
 
한눈에 보기에도 꽤 지긋하게 나이를 먹은 노인입니다.
 
거친 손이나 얼굴에 핀 검버섯 등을 보아하니 꽤 고생한 듯하군요.
 
지저분한 옷을 걸치고 있기도 하고 말이에요.
 
노인:호텔에서 무언가 이상한 일을 겪지 않았나? 한 번 말해 보게나.
어쩌면, 내가 해결법을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으니.
 
마유즈미 치히로:(자신이 호텔에서, 어쩌면 스미스 호텔에서 묵고있다는 사실마저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는 듯한 노인의 말투에 어쩐지 소름이 돋는다.) 전 그런 점같은 거에 관심 없어서. 다른 볼일이 없다면 가보겠습니다.
 
노인:아 글쎄 와 보래도.
 
정신력 판정합니다.
 
마유즈미 치히로: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순간, 번뜩이는 노인의 눈동자와 눈이 마주치며 무언가 소름 끼치는 기분을 느낍니다.
 
어쩐지 무시하면 안 될 것만 같습니다. 무언가 큰일이 날 것만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마유즈미 치히로:(어딘가 이상하게 빛나고 있는 노인의 눈동자를 바라본 순간 뭔가에 홀린듯 발걸음을 옮겨 그를 따라가게 된다.)
 
노인:(돌을 몇 개 던지고, 무언가를 중얼거리다 말한다.)
지금 여기에 있으면 안 될 존재가 자네의 가까이에 있어. 이대로면 자네에게 좋지 않을 게야...
보석을 찾아야 해. 그 호텔의 잠긴 방에 보석이 있을 거야. 그것이 호텔의 기운을 해치고 있어. 보석을 회수하고 그 방의 기운을 정화해! 그렇지 않으면 자네는...
 
거기까지 말한 후 노인은 무언가를 보고 당황한 얼굴을 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납니다.
 
던져놓은 돌도 지팡이도 챙기지 않고 그대로 줄행랑을 치는군요.
 
노인:다시 한번 말하지만, 꼭 보석을 회수하게나!
 
곧이어 수염이 덥수룩하게 난 두 명의 남자가, 당신을 지나쳐 노인의 뒤를 쫓아 어두운 골목 안으로 사라집니다.
 
마유즈미 치히로:(보석이니 정화니... 여기서 아카시를 처음 만났을 때도 무슨 설정놀이 하는가 싶었었는데 저 노인네는 더 심하네. 이 호텔에 무슨 마라도 씌였나?)
 
황망하게 그 자리에 선 당신의 발끝에 무언가가 채입니다. 아주 낡은 노트입니다.
 
■■라■■■ 보석 봉인 주문
 
미리 피를 먹여둔 마법진 위에 보석을 올려두면, 주문이 발동되어 보석의 기운을 봉인할 수 있다.
 
낡은 것에 비해 글씨는 새것으로 보입니다.
 
-
 
방으로 되돌아오자, 아카시가 흥미롭다는 얼굴을 하고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
 
아카시 세이쥬로:오늘은 어제보다 늦게 왔네요.
 
마유즈미 치히로:어... 오는 길에 무슨 이상한 노인네에게 붙잡히는 바람에 잠깐.
 
당신은 아카시에게 노인과 있었던 일을 이야기합니다.
 
심리학 판정합니다.
 
마유즈미 치히로:
심리학
기준치: 20/10/4
굴림: 33
판정결과: 실패
 
아카시는 기묘한 이야기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혹시 그걸 믿으라는 거냐… 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요….
 
아카시 세이쥬로:......뭐, 그래도 전생이니 환생이니 하는 이야기까지 있는 것을 보면 아예 무시해도 될 것 같지는 않으니,
그 보석이라는 것을 찾아보도록 할까요.
 
마유즈미 치히로:...평소 너같았으면 그러게 라노베좀 그만 보라는 식으로 날 쳐다봤을텐데 그 말에 동조해줄 줄은 몰랐네. 하긴 지금 상황이 상황이니까 그런거겠지만.
 
아카시 세이쥬로:라노베?
 
마유즈미 치히로:아무것도 아냐. 아, 그러고보니 잠긴 방에 보석 하니까 오늘 아침에 그런 소리를 들었는데.
무슨 60년 전의 손님이 60년 후에 일주일동안 같은 방을 예약하겠다며 우겨댔으면서 결국 그 60년 후인 오늘까지 계속 나타나고 않고있다나?
아침에 들었을땐 그런가보지... 하고 넘겼는데 그 60년 전 손님이 방 빌리는 기간동안 들어오지 말라고 했었다고도 했대. 지금 생각하보니 잠긴 방이라는게 이걸 말하는건가 싶기도 하고... 아님 이 호텔에 잠긴 다른 방이 또 있다던가.
 
아카시 세이쥬로:보석은 그 방에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군요. 혹시 잠긴 방이 몇 호실인지도 들었나요?
 
마유즈미 치히로:뭐였더라... 1이랑 0으로만 되어있는 호수인건 확실한데.
(잠시 생각하다가) 아 맞다. 1101호실이었어. 들으면서 대화내용보다도 1101이란 숫자에 집중해서 2진법으로 13이라고만 머릿속에서 생각했던 기억이 나거든.
 
아카시 세이쥬로:(특이한 사람... 이라고 생각하며 빤히 바라본다.)
 
마유즈미 치히로:(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아카시의 시선에 잘못한 것도 없는데 괜히) ...뭐. 내가 또 이상한 말이라도 했냐?
 
아카시 세이쥬로:아뇨. (시선을 돌렸다.) 그럼 이야기가 나온 김에, 지금 1101호실로 가 보죠.
 
마유즈미 치히로:...근데 그런 제정신 아닌 것 같은 노인의 말만 듣고 함부로 다른 투숙객의 방에 쳐들어가도 괜찮은거야? 진짜로 그냥 실성한 노인네의 헛소리에 불과했던 거라면 어쩌려고 그래.
 
아카시 세이쥬로:그럼 그냥 방을 착각했다고 하면 되지 않아요? 처음 마유즈미 씨가 이 방에 들어왔을 때처럼 황당하기 짝이 없다는 표정으로 큰 소리라도 치면서요.
 
마유즈미 치히로:(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이 원하는걸 위해서 이렇게까지 얼굴에 철면피를 깔 수 있는거냐? 하긴 첫 만남부터 그모양이었으니 진작에 알아봤었지만.
하여간... 딱 보니까 내가 뭐라 하던간에 이미 그 방에 가봐야 직성에 풀릴 것 같으니 말려봤자겠네. 그래 한번 가보자고. (여기의 아카시에게마저 휘말려버렸다니 귀찮아 죽겠다는 듯 손사래를 휘휘 젓는다. 그러나 자세히보면 그런 그의 얼굴에 약간의 기대감과 즐거움이 섞여있다는건 아카시말고는 그 본인도 모를것이다.)
 
두 사람은 함께 방을 나와, 올라가는 버튼을 누르고 기다립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안에는 사람들이 몇 명 타고 있네요.
 
아카시 세이쥬로:(아랑곳하지 않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한다.)
 
아카시의 몸이 다른 사람들과 유령처럼 겹쳐집니다.
 
정말 익숙해지지 못할 광경이네요.
 
마유즈미 치히로:(...이 사람들 지금 나한테만 보이는거지? 내 앞에서 다른 사람과 몸을 겹치는 아카시...아니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스스로 답도 없는 오타쿠같은 생각을 했다는 충격에 이성 판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유즈미 치히로: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한 뻔뻔함 하는 건 아카시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랑하면 닮는다 뭐 그런 건가요?
 
마유즈미 치히로:(뭐 난 원래부터 이랬어)
 
아무튼 엘리베이터는 11층에 도착합니다.
 
[ 1101호 ]
 
문밖에서 보기에는 별다를 것 없이 평범해 보입니다.
 
문은 역시나 잠겨 있습니다.
 
마유즈미 치히로:그래서... 이제 어떻게 하려고? 직원들이 말했던거 들어보면 안에 사람 없는 것 같은데. 아까 네가 말한건 애초에 방안에 누군가가 있을걸 상정한 상황이었잖아.
 
<열쇠공> 판정을 통해 열 수 있습니다. 실패할 경우 호텔 프런트로 가서 열쇠를 손에 얻어야겠지요. [각주:6]
 
마유즈미 치히로:
열쇠공
기준치: 20/10/4
굴림: 24
판정결과: 실패
 
왠지 주머니에 들어있던 클립을 펴서 열쇠구멍에 쑤셔넣어 보았지만, 역시나 실패했습니다.
 
아카시 세이쥬로:
열쇠공
기준치: 80/40/16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카시는 당신의 손에서 클립을 가져가더니, 그걸로 문고리를 열어 봅니다.
 
몇십 초가 흐르고, 역시 이건 못하는 거 아냐? 싶어질 때쯤……
 
문고리가 철컥 소리를 내며 돌아가네요.
 
마유즈미 치히로:...왜 되는거야? 이런 걸 해본 적이 있을리도 없잖아.
 
아카시 세이쥬로:해본 적 없어도 보통 시도하면 다 되더라고요.
자, 그럼 들어가요.
 
마유즈미 치히로:(그래넌원래그런놈이었어... 하는 얼굴을 하면서 아카시의 뒤를 따라 들어간다. 그나저나 이거 무단침입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뒤늦게 들긴 했지만, 뭐 아카시가 알아서 해주겠지.)
 
1101호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음산한 분위기가 풍깁니다.
 
분명 방을 비운 지는 일주일 정도 지났다고 하지 않았나요?
 
먼지는 쌓여 있지 않지만,
 
잔뜩 내려앉은 공기는 적어도 몇십 년 간 사람이 드나들지 않은 것만 같습니다.
 
아카시 세이쥬로:...아무도 없습니다. 마치 오랫동안 비어 있던 방 같은 분위기예요. 이상하군요, 여긴 신축 호텔인데.
 
아카시도 같은 감상을 말합니다. 아무래도 두 사람은 같은 공간을 보고 있는 것 같군요.
 
마유즈미 치히로:내 기준으로는 올해로 60주년을 맞이한 호텔이지만. 하긴, 그렇다 하더라도 일주일 전쯤에는 직원들이 잘 청소해놨을 방인건 마찬가지일텐데.
 
방 내부를 둘러보자, [벽], [바닥], [침대], [테이블] 정도가 눈에 띄네요.
 
조사를 시작합니다.
 
마유즈미 치히로:아무래도 보석이 있을만한 곳은 테이블이 아닐까? 어디 침대위에 던져놓기도 좀 그런 물건이잖아. (서랍이 양옆으로 달려있는 테이블에 다가가면서 말한다.)
 
서랍………
 
이 달려 있다고 생각했던 그것은, 평범한 원형 테이블입니다.
 
흰 테이블 보로 덮여 있네요.
 
아카시 세이쥬로:(다가가서 테이블 보를 걷는다.)
 
테이블 보를 걷자, 테이블 위에 알 수 없는 마법진이 그려져 있습니다.
 
뭘까요, 이게?
 
보고 있으면 어쩐지 기분이 찝찝해지는 붉은색입니다.
 
마유즈미 치히로:...이거 설마 피로 그린건 아니겠지? 식탁보 뒤좀 잠깐 봐봐. 빨간색 묻어나와있나 좀 보게.
 
아카시 세이쥬로:(식탁보를 펼쳐들고 뒤집어본다.)
 
뒤에는 아무 것도 묻어 있지 않습니다.
 
마유즈미 치히로:(약간 안도한 얼굴로) 피는 아닌가보네. ...피 다 굳은 다음에 덮어놓은게 아닐까 하는 소리는 하지마라.
 
아카시 세이쥬로:피가 말라붙고 나서 테이블 보를 씌웠나 봐요.
...앗.
 
마유즈미 치히로:......다른데나 둘러보자.
애초에 이런 테이블은 어디서 난거야? 우리 방에도 저런 원형탁자가 있던가?
 
어쩐지 뒷목이 서늘해집니다.
 
애써 시선을 돌리면, 바닥에 떨어져있는 잡동사니들이 눈에 띕니다.
 
천구 모형, 쥐 같이 생긴 조그만 동물 박제,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들 사이에
 
[책]이 한 권 떨어져 있습니다.
 
마유즈미 치히로:이건 또 뭐야. (탁자보고 놀란 가슴에 발에 걸리적거리는 물건들을 괜히 툭툭 찬다.)
 
아카시 세이쥬로:호텔 인테리어로 사용될 법한 소품들은 아니네요. 누군가 두고 간 소지품일까요?
소지품인 편이 더 이상하긴 하지만요.
 
마유즈미 치히로:그건 그래. 누가 이런걸 가지고 다녀. (말하는 도중 발에 닿은 바닥에 널브러진 잡동사니 가운데서 뭔가 묵직한게 느껴져 아래를 내려다본다.) ...책?
 
주워들어 보자 그것은 조잡하게 만들어진 일지입니다.
 
대충 훑어보면, 엉망진창의 악필로 보석에 관한 이야기가 쓰여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그것을 어떻게 습득했고,
 
지키기 위해 무엇을 했고,
 
무엇을 희생했는지에 대한 구구절절한 내용입니다.
 
가장 마지막으로 무언가 적혀 있는 페이지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무거나
 
시간의 창고니 염원이니 알 수 없는 이야기 투성이입니다.
 
마유즈미 치히로:...이 일기를 쓴 사람은 그래서 왜 보석을 숨기려고 하는거지? 뭐 어디에서 훔친 물건이라 한동안 팔지 못할게 뻔하니 그동안 안전하게 보관해놓았다던가?
나중에 60년간 행방이 묘연해진걸로 알려져있는 보석을 팔아서 한몫 단단히 잡으려는 그런 시나리오냐고. 하긴 그 노인네가 말했던걸로 봐선 이 보석이란게 단순히 장신구로서만 기능하는건 아닌 것 같지만.
 
아카시 세이쥬로:일지의 마지막 페이지에 따르면, 저희가 이렇게 서로를 인지하는 것도 말씀하신 보석 때문이라는 거네요.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마유즈미 치히로:그럼 지금 이놈의 보석때문에 60년간 스미스 호텔에 현재와 미래가 교차되어서 유령소동이 일어나고 있었단 말이야? 호텔주인만 불쌍하지...
 
아카시 세이쥬로:마유즈미 씨가 만나셨다는 노인의 말이 맞다면 호텔 주인만 피해를 보는 게 아니에요.
그게 사람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하지 않았어요? (마유즈미를 말끄러미 올려다본다.)
 
마유즈미 치히로:...호텔주인만 불쌍하다는게 진짜 그사람만 불쌍하다는게 아니잖아. 하필 이런 보석이 숨겨진 곳이 여기 호텔이란게... 아냐 됐다.
 
아카시 세이쥬로:무슨 안 좋은 영향인지는 몰라도, 애초에 시간이 꼬인 기현상에 휘말린 것이 아무 위험도 없다는 게 너무 형편 좋은 이야기니까요. 뭐, 제가 남들을 걱정하는 건 아니지만... 마유즈미 씨도 저랑 만나서 꽤 피해를 보지 않으셨어요? 최소한 이틀간 잠을 제대로 못 주무셨을 거잖아요.
그것뿐이라면 다행이지만... 남들이 아니라 저희를 위해서라도, 이 현상은 해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마유즈미 치히로:(고개를 휘휘 내저으며) 알았다 알았어. 네 앞에선 뭔 말을 못하겠다.
 
아카시 세이쥬로:...마유즈미 씨가 걱정된다는 얘기였어요. (한 마디 덧붙이곤, 침대를 살펴보러 몸을 돌린다.)
 
아무렇게나 구겨진 이불과 베개가 보입니다.
 
이불 사이에서 무언가 반짝입니다.
 
마유즈미 치히로:(침대앞에 서있는 아카시를 뒤에서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쟤도 정말 아카시 세이쥬로긴 한가보네. 괜히 꽁해질 때 보이는 반응이 똑같아.
 
아카시 세이쥬로:(휙 뒤돌아) 뭐라고 하셨어요?
 
마유즈미 치히로:...아니 아무것도. (부자연스럽게 침대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그래서 뭔가 좀 발견했어?
 
아카시 세이쥬로:네. 보석함이 있었습니다.
(한 손으로 보석함을 건넨다.)
 
마유즈미 치히로:(보기보다 묵직한 보석함을 건네받으며) 그럼 이 안에 보석이 있는거야? ...이거 열어봐도 되는거 맞지?
 
아카시 세이쥬로:무서우시다면 제가 열까요?
 
마유즈미 치히로:...딱히 저주가 걸려있다는 말은 없었으니까 괜찮을 것 같은데. (딸칵, 하는 소리와 함께 왼손에 올려놓은 보석함을 조심스럽게 열어본다.)
 
안에는, 동전만한 크기에 푸른 빛의 보석이 들어 있습니다.
 
이게 다이아몬드나 사파이어였다면 가격은 어마어마했겠지요.
 
다만, 그 빛깔은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닙니다.
 
어쩐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울렁이는 색채를 띄고 있네요.
 
기괴한 보석을 마주한 충격에 이성 체크. (1/1d3)
 
마유즈미 치히로: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카시 세이쥬로: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마유즈미 치히로:(손가락으로 집어든 보석을 바라보며 멍하니 묻는다.) 아카시, 이 보석 무슨 종류인지 알겠어?
 
아카시 세이쥬로:전혀 모르겠습니다. ...이런 기분 나쁜 빛의 보석은 들어본 적도 본 적도 없어요.
 
그 말대로,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기분이 나빠집니다.
 
마유즈미 치히로:(하염없이 보석을 바라보다 퍼뜩 정신을 차린다.) 잠깐. 그래서 이제 이걸 어떻게 하면 되는거지? 회수라고 하면 그냥 이걸 가지고 밖으로 나오면 되는건가?
 
아이디어 판정.
 
마유즈미 치히로: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 노인네는 방을 정화하라고 했는데... 무슨 마법소녀도 아니고 그런걸 어떻게 하냐고.
 
그러고 보니, 노인이 흘린 노트에 무언가 중요한 것이 적혀 있지 않았나요?
 
마유즈미 치히로:...아까 그 탁자. 빨간색 글씨가 진짜 피였던거야?
 
아카시 세이쥬로:(무슨 얘기냐는 듯 마유즈미를 올려다본다.)
 
마유즈미 치히로:그때 그 노인네가 떨군 노트에 그런게 적혀있었거든. 피를 먹여둔 마법진에 보석을 올려놓으면 정화된다나 뭐라나...
 
아카시 세이쥬로: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네요.
그렇지만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면 마유즈미 씨와 만났을 때부터 계속 일어났으니... 이제 와서 못 믿을 것도 없지만요.
 
마유즈미 치히로:그건 그래.
아. 노트하니까 또 생각난건데, 여기 방에서 발견한 일지에 써있었잖아. 미래의 내가 보석을 회수하면 모든건 원래대로 돌아갈거라고.
그 미래의 나란 놈은 뭐하길래 아직까지도 안나타나고 있는거야? 우리가 안왔으면 이 보석도 정화인지 뭔지도 못될뻔했잖아.
 
아카시 세이쥬로:그러게요. 뭐, 일지 내용으로 보면 지금도 누군가에게 한창 쫒기고 있을지도요.
어쩌면 죽었을지도?
 
마유즈미 치히로:차라리 죽었다고 믿고 싶어지는데. 60년 동안이나 쫒긴다니 너무 기구한 인생이잖아.
 
아카시 세이쥬로:(보석을 가만히 보다가) 이 세상의 알려지지 않은 이면에 손을 댄 인간의 운명이란 그런 거겠죠.
 
마유즈미 치히로:되게 잘 안다는 듯이 말하네. (그렇게 말하면서도 60년대의 아카시가 하는 일이란 과연 무엇일지를 생각해보면 말에 뼈가 느껴지는 듯 하다.)
 
아카시 세이쥬로:(마유즈미를 돌아보며) 새삼 이런 초자연적인 현상들이 신기하네요. 정말로 세상에는 제가 모르는 것들이 존재했다니... 호기심이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다시 엮이고 싶지는 않습니다.
...마유즈미 씨와의 만남은 분명 이색적이고 즐거웠지만요. 이제는 각자의 일로 돌아갈 시간인 것 같네요.
 
마유즈미 치히로:나도 그렇게 생각해. 근데 61년에 사는 네가 그렇게 말하니 좀 웃기기도 한데.
그때는 아직 인류가 달에 가보지도 못했을 시기잖아. 세상에 모르는것 투성이인건 당연한거 아냐? 하여간 이래서 세계에서 제일인 도련님은 안된다니까...
어떻게 생각해보면 좀 신기하네... 내가 사는 시대에는 지극히 상식적일 지식도 네가 모를 수 있다는게. 그 아카시님조차 시대의 흐름과 변화앞에서는 장사없다라 이거지.
...말이 길어졌네. 그럼 아무튼 해보자고. ...정화. (너무나도 판타지적인 단어선정에 약간 소름이 돋는걸 애써 무시하고 테이블을 향해 걸어간다.)
 
보석을 마법진 위에 올려 놓자,
 
하수구로 물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방안에 거대한 회오리가 돌기 시작합니다.
 
바닥에 깔린 잡동사니가 솟구치고…
 
팍!
 
바스라지는 소리를 내며 무언가 당신의 얼굴에 달라붙습니다.
 
60년 전, '내일의 신문'입니다.
 
<…△△역 열차 테러 사건…>
 
△△시에서 출발한 열차에서 △월 △일 사제 폭탄 테러 사건이 일어났다. 범인은 현장에서 사살되었고 같은 칸에 있던 아카시 △△△△(27) 씨가 사망, 그의 부친을 포함한 세 명의 승객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경찰의 발표에 따르면……
 
거기까지 읽었을 때,
 
문이 벌컥 열리며 누군가 뛰어 들어옵니다.
 
아침에 부딪혔던 검은 옷의 사람…
 
아니, 후드 아래로 드러난 얼굴은 아까 점을 봐준 그 노인입니다!
 
노인:거기서 비키게!!
 
동시에 노인을 추격하던 두 장정이 창문을 깨고 들어옵니다.
 
마유즈미 치히로:뭐, 뭐야!? (갑자기 들어온 노인과 추격자들의 모습에 뒤로 물러서며 본능적으로 아카시의 손목을 끌어당기려 하지만, 투명해 붙잡히지 않는 그의 팔을 통과한 손이 허공을 더듬는다.)
 
여긴 11층인데?!
 
라는 의문을 표할 길도 없이, 쳐들어온 자들은
 
"보석을 내놔!" 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그들의 우악스러운 손이 당신에게로 뻗어진 순간,
 
총성이 울립니다.
 
미처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두 장정의 몸이 기울어지더니, 쓰러집니다.
 
노인:아아, 정말 잘했어. 이걸로 다 해결되었어...
 
노인이 중얼거리며 다가옵니다. 움푹 꺼진 두 눈동자가 탐욕으로 번들거립니다.
 
마유즈미 치히로:(몸에 바람구멍이 난 장정들을 충격적이란 눈으로 바라보다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노인을 바라보며 흠칫 뒷걸음친다.) 해결되었다니 뭐가...! 지금 당신때문에 일이 더 생긴거 안보여!?
 
노인:나는 보석만 손에 넣으면 돼. 그걸 방해한다면 열이든 스물이든 죽어 나가든 말든!
아아, 드디어... 60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총구는 이번에는 당신을 향합니다.
 
아카시 세이쥬로:...저 자가 마유즈미 씨에게 보석을 찾으라고 말한 노인인 동시에 일지의 주인인 모양이군요.
'정화' 방법이 적힌 노트도 노인이 흘린 거라고 하셨죠. ...아무래도 저희는, 보석을 되찾기 위해 이용당한 것 같습니다.
 
마유즈미 치히로:(그렇게 태평하게 저 늙은이가 누군지 목적이 뭔지 논하고 있을 때야? 지금 내 머리 터지기 일보 직전이라니까??)
 
보석은, 봉인 주문을 외웠음에도 더 강한 빛으로 빛나고 있습니다.
 
노인:보석을 내놔!
(테이블로 달려가, 보석을 움켜쥐었다)
 
그때, 보석이 기묘한 빛깔로 변하면서……
 
자신을 쥐고 있는 노인의 손을 집어삼키기 시작합니다.
 
아니, 녹인다고 해야 할까요?
 
노인:으아아아악!!!
 
노인도 그것을 눈치챘는지 비명을 지르지만,
 
보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손끝부터 팔, 어깨, 가슴을 차례차례 먹어 치웁니다.
 
바둥거리는 발끝까지 전부 삼킨 후,
 
반짝, 최후의 빛을 뿜으며 가루가 되어 사라지네요.
 
마치 오래 기다린 자신의 주인과 하나가 됨을 바라는 것처럼….
 
그와 동시에 공간의 일렁임도, 방 전체를 휘감던 음산한 기운도 사라집니다.
 
기괴한 현상을 마주친 충격에 이성 체크. (1/1d3)
 
마유즈미 치히로: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카시 세이쥬로: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아카시 세이쥬로:
rolling 1d3
 
(
3
 
)
 
 
=
3
 
아카시 세이쥬로:...마유즈미 씨.
 
마유즈미 치히로:...뭐야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전개인데 사실 우리가 알라딘이었던거야?
 
옆에 있던 아카시를 바라보면, 조금씩 흐려지고 있습니다.
 
마유즈미 치히로:...아카시.
 
아카시 세이쥬로:마유즈미 씨가 흐려지고 있어요.
 
마유즈미 치히로:나한테는 네가 그렇게 보여.
 
당신은 이별을 직감합니다.
 
혹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막고 싶은 죽음이 있나요?
 
그가 과거에 이미 죽은 사람이라고 해도,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의미를 전하고 싶나요?
 
마유즈미 치히로:(흐릿해져가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아카시. 혹시 내일 열차타고 어디 갈 일 있어?
 
아카시 세이쥬로:네. 왜 지금 그걸...?
 
마유즈미 치히로:...그 열차 타지마.
무슨 법칙에 따라 결국 결과는 같아질 수 있겠지만... 아무튼 그 열차에 타면 네가 사고에 휘말려서 죽게 된다는건 확실하거든.
 
아카시 세이쥬로:......
 
아카시는 대답을 하려는 건지, 무언가 다른 말을 하려는 건지 입을 열지만…
 
그 목소리는 당신에게 닿지 않습니다.
 
어느새 아카시는, 완전히 흐려져 사라집니다.
 
마유즈미 치히로:(그 말까지 내뱉은 후 만약 여기있는 아카시가 죽지않고 살아있게 된다면 미래의, 아니 현재의 "아카시"가 과연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사망하지 않게 됨으로써 타임 패러독스가 일어나 "아카시"가 제때에 환생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겠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는 그 결과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 아카시를 죽게 내버려둘 수 없어.)
 
그래요, 그것이 당신의 선택이라면.
 
……
 
엉망이 된 방에 홀로 멍하니 서 있으면,
 
소란을 듣고 올라온 호텔 직원이 방을 보고 고함을 지릅니다.
 
호텔 직원:이게 다 무슨 일이야?!
 
마유즈미 치히로:(자신이 있는줄도 모르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직원을 무시하며) ...그러고보니 아침에 아카시한테 전화, 하려고 했는데.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주머니속에서 꺼내들어 통화앱에 들어간다. 그의 전화번호를 하나하나 직접 눌러 전화를 건다.)
 
신호음만 울리기를 한참,
 
곧 끊기기 직전 전화를 받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카시 세이쥬로:아카시입니다.
(받고 나서야 화면을 확인한 듯 잠시 침묵하다) ...마유즈미 씨?
 
마유즈미 치히로:(지옥같이 반복되는 신호음이 끊기는 소리와 동시에 그의 목소리가 들리자 핸드폰을 터질듯이 붙잡고 있던 오른손에 힘이 풀려간다.) ...아카시.
 
아카시 세이쥬로:먼저 전화하시다니 드문 일이군요.
 
마유즈미 치히로:(자신을 당연하게도 누구인지 알아봐주는 그의 목소리에 안심하면서도 자신때문에 아카시의 뭔가가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덜컥 든다.) 1993년 12월 20일생 테이코 중학교 라쿠잔 고등학교 농구부 주장출신 아카시 세이쥬로 맞지??
 
아카시 세이쥬로:... (무기질적인 어조로 한 마디 하다가, 자신의 이름을 부른 후 한동안 말이 없던 수화기 너머에 문득 무슨 일 있나 싶어졌다.)
......뭔가요? 갑자기 전화해서 이상한 말이나 하시고. 그야 저는 아카시 세이쥬로인 게 당연하잖아요.
 
마유즈미 치히로:(마지막 그 말을 들으니, 자신이 아는 "아카시"가 맞다는 확신이 들어 몸에 힘이 탁 풀려 무릎을 꿇고 주저앉는다.) ...아니 그냥, 네가... 맞는지 확인하고 싶었어.
...그런 의미로 말고. 무슨 뜻인지 알지? 지금 정신없어 횡설수설하고 있으니까 니가 알아서 좀 알아들어줘.
 
아카시 세이쥬로:(일이 많이 힘든가...)
다른 하실 말씀 없으면 끊겠습니다. 지금은 바빠서요.
 
마유즈미 치히로:......며칠전에 그거 말야. 내가 좀 말이 심했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너보다 나이도 많고 그런데 피곤한 일 좀 있었단 핑계로 애처럼 욱해가지고.
 
아카시 세이쥬로:......
 
마유즈미 치히로:물론 내가 너보다 열살은 많아도 지금이랑 그렇게 다를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고.
여기 와서 일하는데 그게 자꾸 마음에 걸려서 계속 연락하고 싶었어. 그놈의 자존심이 뭔지...
 
아카시 세이쥬로:...괜찮으신가요? 혹시 열이 있으신 거면 지금 바로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마유즈미 치히로:아니, 아니... 몸이 아프진 않아. 그냥 이 호텔에 그런 소문도 돌잖아. 너도 내가 갈 곳이라니까 찾아봐서 알텐데 아마.
과거의 유령이 나온다는 뭐 그런거. 여기서 네 유령을 봤거든? 아 이렇게 말하니까 더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들리네. 근데 진짜야.
 
아카시 세이쥬로:농담이었는데 그렇게 나오시니 정말로 걱정되잖아요.
마유즈미 씨가 유령 같은 걸 믿을 줄은 몰랐는데... (꿈이라도 꿨나 보다, 생각하면서 픽 웃었다.)
 
마유즈미 치히로:무슨 숙박하는 내내 한 층을 통째로 빌렸다고 하질 않나, 원하는걸 이루기 위해선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얼굴에 철면피를 씌우질 않나, 누가봐도 아카시 세이쥬로 그 자체였다니까.
그런 걔가... 나보고 왜 너랑 화해하지 않았냐고 하니까 아차 싶더라.
 
아카시 세이쥬로:흐음. 저를 그렇게 생각하고 계셨군요. 한 층을 통째로 빌리는 기행을 저지른다던가 철면피라던가...
 
마유즈미 치히로:니가 나랑 처음 만났을 때를 생각해봐라. 그정도면 양반이지 아주.
......진짜 별 얘기 다하네. 결론은 그냥 네가 보고싶었다고.
 
아카시 세이쥬로:...저도 보고 싶어요.
전화해 주셔서 기쁩니다. 하지만 바쁘다는 얘긴 정말이라서, 곧 끊어야 할 것 같아요. 마유즈미 씨도 어서 주무세요.
 
마유즈미 치히로:...그래. 나도 더 말해봤자 나만 미친놈 되는 것 같으니까 그냥 여기까지만 할게.
 
한결 가벼워진 목소리와 함께 작은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마유즈미 치히로:너도 일 빨리 끝내고 가서 자. 피곤하겠다.
...며칠 있어야 얼굴 보겠네. 이렇게 목소리는 들을 수 있는데도...
아, 너무 오래 붙잡았네. 이제 끊을게.
 
아카시 세이쥬로:곧 볼 텐데요, 뭐.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마유즈미 치히로:응. 잘 자.
(귀에서 떼어낸 전화기 화면에 떠있는 통화시간 숫자를 잠시동안 바라보다, 끊기 버튼을 누른다.)
 
…다음 날 아침, 당신은 조금 퀭한 눈으로 조식을 먹으러 내려옵니다.
 
한바탕 소란이 휩쓴 호텔의 식당은 어쩐지 어제보다 북적이네요.
 
EVENT. 신기한 이야기
 
옆 테이블에서 목소리가 들립니다.
 
남자2:나 어제 재밌는 거 봤다?
 
여자2:뭔데 또?
 
남자2:60년 전에 이 근처에서 △△ 열차 폭탄 테러 사건이 있었어. 사람들이 몇십 명이나 죽고 난리가 났대.
그런데 출발하기 직전에 환불이 안 되는데도 열차표를 취소한 사람이 있다 하더라고.
그래서 인터뷰를 했더니, 자기한테 열차를 타지 말라고 말한 사람이 있었대!
 
여자2:우연히 그럴 수도 있지. 그게 뭐가 신기해?
 
남자2:들어봐. 그로부터 2년 뒤에...
똑같은 열차역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나 봐. 그래서 그런 말이 돌았대. 운명은 실존하는 거 아니냐고.
어때, 신기하지?
 
여자2:그게 뭐가 신기해~ 다 지어낸 이야기지.
 
마유즈미 치히로:...... (입맛도 없이 아침식사를 씹어 넘기다가 옆테이블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대로 멈칫한다.)
 
당신이 벌어준 2년의 시간 동안 아카시는 행복했을까요?
 
다시 태어난 아카시는 지금, 당신의 곁에서 행복할까요?
 
당신은 빵을 씹으며 어제의 일을 떠올립니다.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던 전생의 아카시는 마치 운명처럼 돌고 돌아 당신의 곁으로 와 줬습니다.
 
비록 조금 다투긴 했지만,
 
이 또한 함께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잠깐의 에피소드겠지요.
 
그런 생각을 하며 만지작거리던 핸드폰이 울립니다.
 
화면에는 아카시의 이름이 쓰여 있습니다.
 
아카시 세이쥬로:마유즈미 씨, 지금 나오실 수 있을까요?
 
마유즈미 치히로:어, 아카시? 나오다니 무슨 말이야. 호텔 밖으로? (그렇게 말하면서도 전화를 받은자세 그대로 테이블에서 일어난다. 앞에 놓인 식기는 나오는 길에 반납하는 곳에 올려놓고 빠른 걸음으로 호텔 밖으로 향한다.)
 
호텔 밖에 서서, 단번에 당신과 눈이 마주치고 미소짓는 것은,
 
당신의 연인이 틀림없습니다.
 
아카시 세이쥬로:보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
 
당신을 놀라게 만든 호텔 스미스의 유령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다시 만나기 위한 잠깐의 이별이었고,
 
지금 당신의 곁에는 여전히 놀람을 선사하는 그가 있습니다.
 
그와 함께하는 시간, 관계 감정…
 
이왕 함께하기로 한 거, 적어도 이것들을 공유하는 동안만큼은 행복해집시다.
 
함께 살아갈 몇십 년의 시간을 위해서.
 
앞으로의 삶을 위해서.
 
그리고, 당신을 위해서.
 
마유즈미 치히로:행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행복하게는 할 수 있으니까. 안 그래?
 
ENDING. 호텔 스미스의 유령
 
클리어 보상 : 이성 1d5
 
죽음을 막은 경우 KPC는 인과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선에서 조금 더 생을 이어갑니다.
 
그것은 모두 당신이 준 삶입니다.

후기

 
dangsa:브금틀어줘.
 
GM깅이 (GM):이거아님 모노가타리가 젤 무난한듯요
 
dangsa:모노가타리용
그거머더라
둘이 객실에서 만나고 띠용하는브금
귀여웟는데
 
GM깅이 (GM):이..이건가?
 
dangsa:어....이거였나?
아닌것같은데
아 이거인듯
 
GM깅이 (GM):쪼아!
 
dangsa:근데 계속 틀거면 모노가타리가 낫긴할듯...
그냥 귀여워서 틀어달라구요ㅎ
 
(GM):바꾸고싶으심 언제든말해줘요
 
dangsa:내~
 
(GM):그래서하고싶으신얘기라는건멀까욧
 
dangsa:아니근데이거
 
(GM):후기?암튼..
 
dangsa:며칠만에 다시온거지
 
(GM):ㅋㅋㅋㅋㅋㅋㅋ
 
dangsa:우와 딱 2주만이에요
아근데 이거
마지막에 아카시한테 기차타지말라고 말 안하면 어떻게되나요
 
(GM):별거없어요 그냥 마지막대화이벤트 발생안함
그리고 아카시는 2년먼저주것겟지...
 
dangsa:머야..
그럼 이거 분기점은 어디에서 발생하는건가요
분기점이 없나
 
(GM):아이거 엔딩이 이거하나뿐이에옄ㅋㅋㅋㅋㅋ
 
dangsa:오..이런건 또 처음인듯
 
(GM):그런가?전에도잇엇던거같은데... 아닌가
글케 드문형태는 아닌듯해요 전 갠적으로 분기잇는걸 선호하지만
이건 걍 재밋어서 엔딩분기없어도 좋앗어요
 
dangsa:설정 자체가 되게 특이한것같아요
60주년 기념 인테리어 어쩌고가 그걸위한 포석인진 몰랐지..
아 근데 이거 다시보니까 왜이렇게 웃기묘
아카시가 집에서 혼자 뭘 하든, 당신은 5성급 호텔에서 먹고, 마시고, 잘 자면서 즐겁게 지낼 테니까요. <<
너 일하러가는거잔아 임마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기다..
직장인의삶이란
 
dangsa:지금 누구앞에서 자랑하냐..싶은것도 있고
 
(GM):마자요 마자
 
dangsa:일때문에 6박7일 출장나가는거에 정신나갔나 싶기도 하고
 
(GM):아카시한테는 더한곳도 껌값일텐데
아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보다널널한가보ㅏ요 일이
 
dangsa:난 지금 5성급호텔에 놀러가는거임 >정신승리<
 
(GM):진짜먹돌이같다...
(?
약간 원래 새로운곳 휙 가보는거 조아하기도하고
일하던사람들이랑 막 부대끼는것보다
 
dangsa:글게요..
 
(GM):혼자 출장가는게 낫지파일지도
몰라요
 
dangsa:헐..그렇게 생각해보니
막 1박2일 이런거 아니면 차라리 한번 움직여서 오랫동안 나가있는게 낫지 뭐..이런?
 
(GM):그치그치
 
dangsa:아근데 극초반에 호텔스미스에 들은거에 대한 지능판정은 그건가요
유령소동 어쩓구
 
(GM):넹~! 유령소동이랑... 주변에서 축제한다는거나... 암튼 여러가지 나중에도 얻을 수 잇는 정보들입니다
 
dangsa:마유즈미 방 잡은거 굳이 504호실인거 아무상관 없는데 걍 웃겨
1101은 왜 냅두셨묘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01은 숫자가예뻐서맘에들엇쓰
원랜 몇호더라...육백몇호엿던것같아
헐.이걸로 호텔키링굿즈만들고싶어요
 
dangsa:결과적으로 공머먹돌이 네타에 혁혁한 공을 세운
 
(GM):누가 먹적 호텔굿즈키링 디자인해줫음좋겟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dangsa:저 아카시가 떨떠름한 반응이길래
 
(GM):504 게이트웨이어쩌구...
 
dangsa:순간적으로 저시대에 이진법이 없었나?이지랄했엇잔아요
하긴 60년대 일본이면 이진법을 쓸 일이 없기야 했겠다...
그래도 아카시는 알고 있었을거야
 
(GM):이진법이그시대에업엇다고???
이게먼솔인가햇네 근데그건누구한테라도 그먼십당할얘기잔아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
 
dangsa:하지만..아카시라면 받아줄줄 알앗던거지
 
(GM):그먼십할것같이생겨서 그먼십당하는마유유...쬠기엽구나
 
dangsa:하지만 그 아카시가 아니었기때문에 fail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세계아카시는 마유유가 그뭔십이과드립쳐도 그러려니하겟지요
원래 사람간의커뮤니케이션이나 분위기파악에 약한 사람이니까 그러려니...
ㅏ하..귀엽다
찐따공좋다
 
dangsa:그러니까 마유즈미한테 익숙해지기 전의 아카시라면 그렇게 반응해줬을거란거지..
약간그거아냐?
아카시 세이쥬로의 소실
너 왜 나한테 sos단 만들자고 안해
너 왜 내가 하는 반응에 안재밌어하고 먹금해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귀엽다ㅠㅠㅠㅠㅠㅠㅠ어떡하묘 이 쿈유즈미치히로를
 
dangsa:분명 같은 사람인데...너 왜그러는데 마치공항도둑처럼
님 자꾸 어디가시묘
 
(GM):머야! 저 여기 잘 잇다구요
 
dangsa:대답안헤??
 
(GM):이병! 김!혜!성!
 
dangsa:으이그
 
(GM):ㅜㅜ
 
dangsa:아근데 아카시 엘베에서 마윶 안태우고 그냥 올라간거
진짜 그냥 못봤던거예요?
 
(GM):넹 방에 들어가서 처음본거!
 
dangsa:이건 좀 귀하군요
 
(GM):호텔의신비한뭐시기효고ㅏ로..
마유유코앞에서
엘베문닫는아ks
 
dangsa:
마유즈미를 못본게
그냥 타인이라서가 아니라 호텔문제였던거예요?
 
(GM):타인이어서
 
가 맞는듯여
 
dangsa:머야
위에 신비한 어쩌고는 먼데ㅛㅇ
 
(GM):그때까지는 인식을 못하고잇던거지
아 딱히 존재감 문제는 아닌듯??
이전까지는 인식이안되다가 방문을 딱 열어제끼는순간 간섭이 시작된모양입니다
 
dangsa:ㅇㅎ
어쩐지
아무리 마유즈미를 모르는 아카시여도 눈치못채는건 좀
 
(GM):그래서 그때부터 아카시도 마유유를 인식가능~~!
 
dangsa:아카시의 능력마저 부정당해버렷
 
(GM):테이코떄도
아카시쿤은 쿨코의존재를
바로눈치챗엇나여
 
dangsa:어땠...더라
아오미네한테 여기서 뭐하냐고 했을때
미네가 둘이서 연습하고 있었다고 하니까 둘? 이랬던 아카시는 기억나는데
 
(GM):헐그랫엇구나
 
dangsa:글면서 옆으로 고개돌리는 움짤 나오는거잔아요
 
(GM):아 그 짱귀여운말랑카시움짤ㅋㅋㅋㅋㅋ
옆의 미도리마럭템이 시강
 
dangsa:이렇게 생각하니 마유즈미 눈치 못채는 아카시도 가능한가......
내내
 
(GM):가능할듯여
모르는사이엿다면..
 
dangsa:원작에서 아카시가 마유즈미를 알아채고 그런건
쿠로코같이 비슷한 존재를 한번 겪었기 때문에 그런거라면
정말 쿠로코는 구형이 아니라 프로토타입인거구나...
 
(GM):마유즈미가 이 글을 싫어합니다
ㅋㅋㅋㅋㅋㅋ
 
dangsa:하긴 원작자인데 그거 기술 낼름 받아먹은 놈들이 쿨코보고 구형이라 하면서 신형 만들었다고 하는게 더 웃기긴햇음
저 그때 진짜 쫄렸어요
신문보고 아카시 기차타지 말라고 한다음에
진짜 실시간으로 그생각이 들었거든요 헐이거..과거와 현재의 아카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분기점이었던건가??
근데 그걸 눈치(사실아님)챘을 때는 이미 말해버린 뒤엿음
 
(GM):헐 그랫으면 진짜흥미진진햇겟다
돌아와보니 아카시가 없어...
타임패러독스네요
 
dangsa:혜성님은 근양 제가 한거에 대충 맞춰주신거엿겟지만
진짜 울뻔햇어요 아카시가 전화받고
흑흙
그리고 막 저는 아카시세이쥬로인게 당연하잔아요...이러고
나는원작의대사를차용하는2차에약하다―!!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울지마!!!
 
dangsa:거짓말안치고...아카시가 그대사치고나서 눈물찔끔
내가아카시를죽이지안앗구나..
당신의 사소한 선택.당신 애인의 현재를 죽일 수 잇습니다
 
(GM):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유즘이 완전식겁햇겟군아
 
dangsa:근데 생각해보면
만약 타임패러독스때문에 지금의 아카시가 안태어났다던가 태어났는데 시간대가 엇갈려 어쩌고했으면
핸드폰 번호도 전화가 아예 안걸리지 않았을까하는
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다시 확인해주시고 연락해주시길 바랍니다 이거뜨면........
 
(GM):와... 좋다아아아
(?)
저 타임패러독스소재 ㄹㅇ좋아해서 이런거떡밥물면환장해요
 
dangsa:그럼 마유즈미는 평생... 그날 아침에 전화를 했어야하는데 하는 생각과 함께 살아가게 되는거죠
 
(GM):꺄아악~~~~
 
dangsa:아니 애초에 고작 그런걸로 싸우질 말았어야하는데
출장가더라도 그 호텔에 가지 말았어야 하는데...
if는 끝이 없고
 
(GM):ㅠㅠ
마자 마지막에 호텔앞으러떡하니찾아가는게
ㄹㅇ아카시아니면할수없을것같아서ㅋㅋㅋ 재밋엇어요... 먹적짱이다
 
dangsa:하..진짜요
자기할일도 존나바쁠텐데
이무슨 캔디여주를위해 스케줄 올스탑하는 드라마남주같은
 
(GM):와서 마유즈미 회사로데려다주고 그냥돌아갓음조켓다ㅏㅏㅏㅏ
오직그거하나만을위해...
마유유를위해
금같은시간을쓰고도 아까운줄모르는
아카시쨩
 
dangsa:하..생각해보니
마유즈미 출장 끝난날도 아니고
 
(GM):이런부분이일남자아를자극해..나는일남아니지만
 
dangsa:아직 일정있어서 같이 집가지도 못하는데
ㄹㅇ 마윶얼굴보자고 온거잔아요......
이.....
 
(GM):그닉간요ㅠㅠㅠ 미친놈
귀접얘기해도됩니까
 
dangsa:
 
(GM):먹적귀접햇음좋겟다
 
dangsa:완전
 
(GM):ㅎㅎ무지성
 
dangsa:어떻게한느데요
일단 마유즈미의 꿈이라는것만은 알겠음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야 방금까지만 해도 만질수없엇잔아... 생각하면서
아카시의손길을타다가...
기승위로자기를타는아카시를보다가...
문득 핫.. 해보면 아침짹짹
 
dangsa:근데 그거 귀접이아니라 걍 몽정아닌지
 
(GM):실제로 간밤에 갑자기 손대져서 아카시가해줫음좋겟다... 그치만안해줫겟져 응
 
dangsa: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손대질일..없음
손대져도해줄일..없음
하지만 그렇기때문에 더욱 간절한걸
 
(GM):너무해요아카시님...
존나맡겨놓은사람처럼
 
dangsa:마유즈미 꿈속에서 닿을수 있는게 이렇게 좋은것이었단걸 처음 알듯한
 
(GM):이런에피소드 잇엇으면좋겟다
마유유가 하도 기겁하니까 장난기 든 아카시
어차피 통과하니까~ 라고생각해서 먼저 누워잇는 마유유위로앉는데
앉아짐...
헤헤
럭키스케베당
 
dangsa:처음에 어떻게 잘지(물리적) 고민하는 밤에
어차피 겹쳐지니 한 침대에서 잘까요? 하고 침대에 널브러진 마윶 위에 장난삼아 앉았는데
갑자기...푹신한게 아닌 약간 딱딱한 사람의 온기가
 
(GM):개저웃음나옴
 
dangsa:진짜 딱 거기위에 앉아져서 마유즈미 상황파악하고 순식간에 시뻘개지는데
아카시는 ...실례. 이러기만 할 생각하면
 
(GM):야!!이쇡기야
책임을져라
실례는무슨실례이쿠소야로가~~~~~!!!!!!
 
dangsa:아근데 샤워할때
마유즈미랑 아카시...같이 많이 해봤단식으로 흘러갔는데
 
(GM):황홀하다증맬...
그랫나 ㅎ
 
dangsa:농구부때 말고 진짜 그걸위해 같이 했을거 생각하니
샤워하러 들어갔다가 오히려 더러워진거 닦고나오기
 
(GM):아카시 자기가더무리한주제에 생글생글웃으면서 나올거생각하니 너무화나요...
XX가화가나요
 
dangsa:진짜..어이없네
아카시도 사람이니까 할때는 그런표정지을텐데
다하고나와서는 싹..아무렇지 않은 얼굴하고
정확히는 표정만
아니근데
첫날밤(어감이......하지만사실인)이었을땐 아직 아카시는 자기의 환생이 여자라고 생각했을거 아녜요
 
(GM):글쵸??
 
dangsa:근데 그위에..앉았을때 마윶 반응이 그런거 보고 여러모로 대단하다 생각했을지도
아카시라면 좋은거구나<뭐이런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dangsa:성별이 어떻든 나이기만 하면 되는건가?
 
(GM):어떡해...어떡해너무귀엽다
마윶 당황할때
첨엔 나름 자랑하는 무표정으로 아카시 가만히 쳐다봣는데
아카시의 시선으로 자기 귀 빨개져잇는거 자각한 순간에 급 얼굴에도 확 열올랏을듯여
ㅠㅠㅋㅋㅋㅋ
 
dangsa:하아.............이놈아
근데 이러면 아카시라도 좀 궁금할것같지않나요
이사람은 날 상대로도... 설까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dangsa:와근데
 
(GM):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지만 내심 불쾌해하는아카시...
 
dangsa:이때 아카시는 남자끼리 어떻게 하는지도 모를거 아녜요
 
(GM):약간 생리적인혐오? 뭐그런것보단
자기랑 다른존재를 구분도못하나<<
이런늑김일듯해여
 
dangsa:갸웃?이 아니라... 서도 뭘 해줄 수 있는게 아닌데.. 하는
 
(GM):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
 
dangsa:하지만..넌아카시세이쥬로가맛잔아
그것도 궁금하다
3일차에 일이 해결되지 않고 일주일 꽉 채우게 되면
일주일간 같이 동거하는먹적..어느정도로 가까워질지
 
(GM):아카시가 방옮길것같아여(ㅋㅋㅋㅋㅋㅋ
며칠잇다가 정중하게
이제 자기 호기심도 어느정도 해결햇겟다...
 
dangsa:야임마악
 
(GM):편하게 주무시라고하면서
자긴 한층통째로빌렷으니 어느방에가도된담서
뽈뽈 짐싸들듯
 
dangsa:나쁜넘아....
지금 마유쥐미 니닮은 애인이랑 싸워서 외로운데 그래야해?닮은 니가 옆에서 힘좀주라고
이런얘기 들으면 진짜 불쾌해할듯
 
(GM):ㅋㅋㅋㅋㅋㅋ
처음으로 그런... 그런취급받아본아카시쿤
남의기분맞춰주는..
 
dangsa:사람은 누군가의 대용품이 되기 위해 존재하는게 아닙니다 이지랄
그걸 그렇게잘아는넘이....결승전에서는
 
(GM):확쥐어박아버리고시퍼
그시절에도 실컷 사람을 소모품으로 쓰고잇을거아녜요
야이.쇡기야 니일루와바
 
dangsa:그니가요
이건머.. 콜오브시칠리아 생선가게아저씨 시점도 아니고
존나 지는 아무관련 없는척 깨끗한 척
 
(GM):ㅂㄷㅂㄷ
업보갚아
 
dangsa:그업보... 당한 본인들에게 돌려주지는 않음
마유쥐미가 다 먹을예정
 
(GM):좋겟다
 
dangsa:그래서 60년대 아카시가 하는일이란 멀까요
 
(GM):사실명확하게정해놓진않앗어요 그냥어렴풋이
불법적인일이엇으면좋겟다...
어딘가 뒤가구린일이엇음좋겟다
총맞을수잇는일
 
dangsa:
저깜짝놀란생각함
사실 60년대 아카시도 옆에 마유즈미 끼고있엇던거라면
물론..그러기에는 너무 보수도련님의모습을 하고잇다지만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첩이야????
그시대마유유는 무슨일할까요 교토에서꽤유서깊은포목점아들래미... 이런거생각나
아카시랑은 별접점없음
 
dangsa:그러게요..너무 회사원의 이미지가 강해서 그거말고는
근데 그래서 아카시는 무슨일이 있었길래
한 층을 통째로 빌린건가요
이거 원문에도 이런 내용 잇는지
 
(GM):아녀?? 걍ㅋㅋㅋ 도망칠구멍을만들기위해...
원래는 그 방에서 둘 다 옴짝달싹도 못해여
 
dangsa:어차피 3일차에 끝나는 내용인데 굳이
 
(GM):막 던져놓으면 나중에 설정 주워서 쓸 때도 잇거든요
 
dangsa:ㅇㅎ..
와근데
61년 아카시세이쥬로
인류가 달에 갈수있는지도 모르는..그런 기초상식조차 모르는 아카시라니
 
(GM):아카시라면 그것도 그럴줄알앗다는듯이
말할것같긴하지만..
 
dangsa:그렇지만 닐 암스트롱을 모를거아녜요
시대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정보량의 차이라는게...
 
(GM):그렇지... 그런것도 ㄹㅇ그먼씹이라고생각하겢시
 
dangsa:먹:야이건진짜내잘못아니다
 
(GM):미래를스포당한아카시
근데딱히미래에 별관심없어할것같아요
나같음누가미래에서왓다 하면 눈깔돌아가서 붙잡을텐데..
 
dangsa:로또번호좀
 
(GM):일단주식시장어케되는지부터)ㅋㅋ
 
dangsa:에휴...그래돈많다이거지
 
(GM):열받네...
 
dangsa:아근데
아카시 사고났다면 개비까지 죽는거였잖아요
아 정확히는 중상
근데 아카시가 표 취소할때 같이 취소한거겠죠
 
(GM):흠...그부분은자유롭게
생각하시면될듯해요
 
dangsa:딱히 생각 안하셨군..
 
(GM):저는 그게 조앗거든요 원래 사고에서는 사망자가 아카시뿐이고
그 외에 중상두어명? 이정도규모인사고인데
나중에 과거를바꾸고... 식당에서의 대화를들어보면
 
dangsa:
그러네
 
(GM):사상자가 수십으로 바뀌엇죠?
그걸저는..나름 좋아하는 포인트로 넣엇으욬ㅋㅋ
 
dangsa:아 원문에는 그런게 없었나요?
 
(GM):넹 원래 신문기사와 사건내용은 개변을추천한대요
캐한테맞게... 그리고 탐사자의 허용범위에 맞추어서
 
dangsa:그럼 원래 죽지 않았어야 할 사람들이 죽어서
어쩌면 타임패러독스가 일어났을지도 모르는 일이었지만
마유즈미의 인생 또는 세상에 영향을 미치기엔 너무 소소한 사람들만 죽어서...그렇게 된거라던가
 
(GM):애초에 한명으로 끝났을게 그렇게 확 규모 커진것만해도 좋은 일은 아니고
분명 타임패러독스도 일어났을텐데
당장 아카시와 자기가 행복하니까 별 문제의식없는... 그런 마유즈미가 좋앗다네여
 
dangsa:ㅠㅠ....
하지만 나라도 그랬을듯
당장의 내가 모르는 수십명의 과거의 인생보다 내눈앞의 아카시의 지금이 더 중요한
 
(GM):안 죽어도 됐을 몇십이 더 죽고 그 후폭풍이 어케될지모르는데도 두사람은 태풍에잇는것마냥 안전햇으니까
그걸로좋아~ 다른건알바아냐~ 하는 역겨운폐쇄마인드가 역으로아름다워요
이런씨피좋아해서어카냐
 
dangsa:사람이란 그런거죠..
이럴때만은 정말로 평범한 남자 1이 되어버리는 마유즈미
저 지금 마지막장면 보고있는데
자기애인 보러 찾아온 아카시랑 마지막대사치는 마유즈미
인장이랑...정말 잘어울리는군아
 
dangsa:마유즈미얼굴 그동안 킹받는다고만 생각했는데..하긴 이런면이 킹받는거야

여담

  •  
    dangsa:아근데 저부분 너무웃겨요ㅠㅠㅠㅠㅠㅠㅠ5성급호텔에서 먹고마시고...
    아카시:그래서어쩌라고
    번데기앞에서 주름잡기
     
    (GM):zzzzzzzㅋㅋㅋㅋㅋㅋ 아카시는 플렉스할때
    호텔대관쯤할텐데...
    [본문으로]

 

  •  
    dangsa:와진짜
    따머거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기요
    여기서 사담
     
    dangsa:하.........이틀동안싸운(허나본인은모르는)애인이랑같은호텔에서묵게될마유쥐미.......
     
    (GM):그 시절이면... 연인이라고하면당연히
    여자라고생각햇을텐데
     
    dangsa:와.....그러네요
    끼야악
    아무리 아카시라도 닫힌세계안에선 시야가 넓어질수없어
     
    (GM):진짜 개 미묘하겠다
     
    dangsa:그생각을못했네....
     
    (GM):남부러울것없는ㅆㅅㅌㅊ도련님인내가 다음생에선 여자?!라니...
    그시절도련님의 사고로는 미묘해질수밖에없는것이에요
     
    dangsa:아진짜요ㅠㅠㅠㅠ
    그리고 체력 어쩌고 한거 듣고나서 그정도로 비실해보이진 않은데...이런 생각 하고있을거 상상하면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dangsa:아무리 그래도 섹스얘기인거 눈치 깠을텐데 체력얘기까지 나오는거 보면 대체 누가 그렇게 밝히(?)는건지 약간 미묘해질것같아요
     
    (GM):근데 완전 칼같이 상관없다고 생각할듯요
     
    dangsa:그리고 자기는 왜 이런 얘기를 듣고있는가...하기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마졐ㅋㅋㅋㅋㅋ
    한번 죽었다가 완전히 다른 존재로 태어난 '나'의 성생활의편린같은거... 별고알고싶지않았다... 이럴것같
    대충지금 머릿속으로 계산 끝냈을듯요 60년이라는 세월과
    눈으로 보이는 마유즈미의 연령대를 비교해서
     
    dangsa:하..그아카시님을미묘한생각에빠트릴수잇는 거대한세계의비틀어진시간선
     
    (GM):아 언제쯤 죽었겠구나
     
    dangsa:할아버지 나이대잔아요
     
    (GM):할아버지인 채로 젊은 남자를 사귀고 있을 리 없으니깐...
    감을 잡고
     
    dangsa:차라리 죽었다가 다른 존재로 태어난게 낫겠다 싶겠네요...
    진짜 할아버지면 어떠케
     
    (GM):여기서이상성욕을
     
    dangsa:아니머래요
     
    (GM):ㅈㅅ 아니왜내가ㅈㅅ함
    암튼
     
    dangsa:그걸 이상성욕이라고 생각하는것자체가 ㅈㅅ하지
     
    (GM):자기가 죽은이후의일은 궁금해하지 않는 아카시군...
     
    dangsa:노망난것보단 차라리 죽고난 후의 일인게 더 나은게 아닐지
    [본문으로]
  •  
    (GM):저기요
    죠죠드립ㅈㄹ웃겨하....ㅠㅠㅠㅠㅠ
    지금이러면욕먹는다고 꼽주신거에???ㅜㅜㅜ
     
    dangsa:아니 제가 그냥 느꼇서요...
    나한테는 아이가 보이는데 너한테는 안보이는걸 보면 우리가 서로 있는 시간대가 다른것같다 머 이런 얘기 주절주절..장전하고있다가
    혼자 다 깨우치니까 아그래..머쓱해져서
     
    (GM):아놔기다려도안올라오길래 모르는건가...햇어
     
    dangsa:아니저기요
    모를리가 업자나 쵸또혜성쨩
     
    (GM):하놔 나도이건탐사자한테맡기고싶엇다고요
    레드썬하고 주절주절 써줘
    보고싶어
     
    dangsa:아녜요 이게 더 캐릭터성에 맞는것같애
     
    (GM):ㅋㅋㅋㅋ위에죠죠드립 열라웃기긴헤...
     
    dangsa:두뇌회전 빨라서 도움따위 필요없는 아카시세이쥬로...
    [본문으로]
  •  
    dangsa:호텔침대에서 몸을 겹치는 먹적
     
    (GM):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본문으로]
  •  
    (GM):Tlqkf
    개똑똑하네
     
    dangsa:스즈미야하루히 보고 정신이 번쩍든
    [본문으로]
  •  
    dangsa:아니
    이거 열쇠공 판정이 1인데요;
    그냥 호텔로 보낸다고 말헤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으로올려서해보자...
     
    dangsa:문따는 재주있는 마유쥐미
     
    (GM):참고로아카시군은 치트라서 80이에요
     
    dangsa:우와
    그정도면 그냥 눈으로 바라보면서 열어.하면 자물쇠가 넵ㅠ하고 열리는거 아닌지
     
    (GM):꼴린다...(?
     
    dangsa:?
    박아.
    넵ㅠ
     
    (GM):#먹적
     
    dangsa:응ㅠ 가 먹적 아닐가요
    아니아무튼..
    [본문으로]